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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운의 향기에 매료되는 ‘도메인 핀테’
긴 여운의 향기에 매료되는 ‘도메인 핀테’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1.02.27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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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된 와인의 진한 풍미 ‘인상적’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와인투어를 1년 넘게 갈 수가 없어 안타깝고 옛날이 그리워진다. 프랑스 와인투어를 수없이 다녀왔어도 쥐라, 사부아의 와인투어는 처음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프랑스 부르고뉴, 보르도 와인산지 투어를 끝내고 함께 온 일행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고 필자는 쥐라, 사부아로 가기 위해 보르도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갔다.

 

알프스의 산자락에 걸쳐 있는 프랑스 동부의 쥐라(Jura), 사부아(Savoie)는 산세가 너무 아름다워 여름휴가를 온 기분이었다. 이곳은 뱅존(vin jaune; Savagnin) 포도만을 사용해 보통 화이트와인으로 양조하며 스페인의 셰리 와인처럼 오크통의 5/6만 채우고 숙성시킨다.


와인의 표면 위로 하얀 효모 막이 생겨 와인을 보호하며 최소 숙성기간인 6년 3개월을 지나면서 독특한 향이 생겨나고 노란색을 지닌 와인이 되고 호두, 아몬드, 말린 밤 같은 풍미가 있는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한 와인산지 중에 아르보아(Arbois) 지역을 방문했다.


프랑스 부르고뉴와 스위스 제네바 사이에 있는 지역으로 서늘한 기후는 프랑스 부르고뉴, 스위스 와인과 유사하지만 향과 맛에서 달랐다.


유기농 와인의 선구자

쥐라의 아르보아(Arbois) 와인 산지는 언덕과 산의 경사면이므로 태양의 따뜻함을 완벽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극심한 햇빛으로부터 보호한다. 작열하는 태양에 의해 여름철은 뜨겁고 겨울철은 기온이 뚝 떨어져 포도나무가 힘들어 한다.


겨울 서리가 ​​포도밭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포도나무는 서리가 내리는 땅에서 비교적 높은 곳에서 견디는 훈련을 한다. 이곳 지역은 석회암이 많으며 이회암, 자갈, 충적토, 모레, 찰흙으로 레드와인 토양이다.


중세도시 같은 아르보아 시내를 둘러보고 오전 10시 30분에 도메인 핀테(Domaine de la Pinte)에 오픈과 동시에 방문했다. 1953년 로거 마틴(Roger MARTIN)은 14헥타르 포도밭에서 Savagnin 포도 품종을 심고 뱅존(Vin Jaune)을 시작해 성공했으며 아들 피에르 마틴(Pierre MARTIN)은 대를 이어 포도 농사와 와인 양조를 하면서 해발 400m의 떼루아가 좋은 포도밭 34헥타르로 확대했다.


Savagnin 포도 품종 17헥타르, Chardonnay 포도 품종 6헥타르, Poulsard포도 품종 7헥타르, Trousseau, Pinot Noir포도 품종 4헥타르에 심었다. 2009년부터 바이오 다이내믹스 와인 양조로 전환하면서 이 지역의 유기농 와인의 선구자가 됐다. 


바이오 다이내믹스 와인은 1924년 독일의 유기농 와인의 선구자인 로돌프 스테이너(Rudolf STEINER)가 처음 시작한 양조 방법으로 1999년에 모든 포도밭을 유기농 재배로 완전히 전환해 와인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속 가능한 자연환경 속에서 포도 재배, 양조를 통해 미래를 준비했는데 포도밭 토양에 미생물, 미량 원소 미네랄, 미생물 동물군 등을 구성하는 각 요소 간의 상호 조화를 위해 얕은 쟁기를 사용했고 퇴비사용, 준비된 소뿔똥, 소뿔 실리카, 토착 효모 등을 균형 있게 사용했다. 와인 양조도 화학 첨가물은 완전히 배제하고 오크통도 가능하면 절제하는 방식을 고집했다.


여름 바캉스 시즌이라 도메인 핀테의 아름답고 멋진 도메인은 방문하지 못했지만 시내의 전용 와인숍에서 와인을 시음했다.


와인 시음장에는 쥐라기 시대에 바다가 융기되어 석회암 속에 조개들이 들어있는 화석 속에 와인 병들이 진열되어 있어 와인에 대해 신뢰와 믿음이 갔다. 아침부터 쥐라의 화이트 와인부터 레드 와인, 뱅존까지 8개의 유기농 와인을 시음하니 취기가 돌았다.


이국적인 맛과 향

그 중에 Savagnin Ouille 2015 화이트 와인이 인상 깊었다. 국내에서는 Savagnin 포도품종 와인을 마실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마음이 끌렸다. 바이오 다이내믹스 방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한 것으로 황금색의 컬러에 신선한 향신료와 잘 익은 이국적인 복합된 망고, 매운맛, 흰꽃향, 말린 과일 향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매끄럽고 산뜻한 입맛에 이어 긴장감이 넘치고 매우 톡 쏘는듯하고 날카롭고 꽉 조여 주는 힘이 넘치며 긴 여운의 향기에 매료됐다.
음식과 와인 페어링은 갑각류, 생굴, 랍스터, 생선회, 생선 초밥, 생선구이, 태국 요리 등에 잘 어울리고, 식전주로 추천한다. 더 맛있게 마시려면 약 3~4년 정도 숙성하면 기대 이상의 와인의 향과 풍미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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