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0:27 (화)
자산가들,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있는 자산가들
자산가들,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있는 자산가들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1.03.0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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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빌딩·외국 부동산으로 눈 돌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자산가들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이 시행되기 전 자산 일부를 정리해 현금을 보유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기존의 주택과 주식에서 벗어나 중소형 빌딩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도 광명 등에 주택과 상가 등 15채를 보유한 A씨는 지난해 말 자산 일부를 정리하고 새로운 투자처로 중소형 빌딩 매물 정보를 얻고 있다.
A씨는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는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하는데 정부정책과 세계 경제 흐름 등을 살피면서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꼬마빌딩을 찾고 있는데 세금 부담이나 주택보다 대출 규제가 덜해 벌써 인기가 많고 주변 상권만 나쁘지 않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꼬마빌딩 인기는 여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밸류맵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업무 상업시설 거래는 3458건으로 전년 2905건보다 19.0% 늘었다. 총 거래금액은 27조2941억원으로 2019년 21조1355억원보다 29.1% 증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중소형 빌딩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10억~50억원 규모의 이른바 ‘꼬마빌딩’ 거래는 2019년 1391건에서 2020년 1677건으로 20.6%나 늘었다. 100억원 미만의 빌딩은 같은 기간 469건에서 636건으로 35.6% 증가했다.


꼬마빌딩을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은 70~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보유세 부담은 덜해 당분간 빌딩시장으로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을 팔아 보유한 현금을 증시에 쏟아 부은 자산가들도 있다. 코스피 3000선 돌파에 이들이 힘도 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 번에 10억원 이상 삼성증권 주식계좌에 입금한 고액 자산가는 508명에 달한다. 이는 2019년(189명)과 비교해 약 166%가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97명(19%)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한 돈을 증권사 통장에 넣었다고 답했다.


1인당 평균 투자 예상 금액은 약 23억원이었다.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고객은 17명이나 됐다. 200억원 이상은 2명 있었다. 증권사로 자금을 이체한 자산가 65%는 주식, 13%는 채권에 투자했다. 국내 주식 투자는 224명(44%), 해외 주식은 108명(21%)으로 조사됐다. 안전자산인 채권과 간접투자인 펀드는 각각 7%, 6%에 그쳤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이 강화되자 외국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자산가들도 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전년보다 88% 증가한 52억 달러(약 5조8000억원)로 분석됐다.


이는 부동산 조사 업체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RCA)의 자료를 인용해 조사한 결과다. WSJ는 현지 부동산 중개인들 사이에서 한국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시장에 한국이 큰손으로 부상

한국에서는 부자를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을 의미한다. KB 경영연구소의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2019년 말 기준 35만4000명으로 2018년 32만3000명에서 3만1000명 늘었다.


35만4000명의 한국 부자가 전 국민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0.69%로 2018년 0.63%에서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부자 수 증가율은 2018년보다 9.6% 늘면서 2017년 증가율 14.4%에 이어 조사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국의 부자 수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부자의 금융자산 규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9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154조원으로 2018년보다 6.8% 증가, 전년도 증가율 -1.4%에서 상승 전환됐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를 금융자산 10억~100억원 미만의 자산가, 100억~300억원 미만의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로 나눠보면 한국 부자의 90% 이상은 자산가에 해당한다. 고자산가는 6.9%인 2만4000명, 초고자산가는 1.8%인 6400명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초고자산가는 한국 인구의 0.012%에 해당한다. 자산가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가 가진 전체 금융자산 규모는 2019년 말 기준 각각 823조원, 429조원, 90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가계 금융자산의 21.9%, 11.4%, 2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을 추정해보면 한국 부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60억8000만원, 자산가는 25억4000만원, 고자산가는 176억4000만원, 초고자산가는 1398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의 초고자산가는 인구의 0.01%에 불과하지만 한국 가계 금융자산의 24%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1398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자들은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한국의 부자들은 일반인보다 공격 지향적 투자성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수익률만큼 손실률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 투자형’과 ‘공격 투자형’의 비율은 일반인은 8.7%이지만 부자는 22.3%나 됐다. 특히 위험을 적극적으로 감수하는 공격투자형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에서 6.0%, 30억원 미만에서 0.3%로 자산이 많을수록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증식하려는 요구가 있었다.


부자들은 전반적으로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지식수준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부자들의 56.8%는 자신의 지식수준을 투자할 수 있는 대부분 금융상품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투자 지식수준에 대한 자신감은 금융자산 규모별 유사했다. 자신의 투자 지식수준이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는 60.0%, 30억원 미만은 55.5%로 금융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절반 이상의 부자가 자신의 투자 지식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반면 금융상품 투자 지식수준은 투자성향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일수록 본인의 지식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적극 지향형 투자성향의 부자는 ‘투자의사 결정을 스스로 내려 본 경험이 없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단 한 건도 없으며 84.3%가 본인의 투자 지식이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말했다.


중립형의 64.5%, 안정지향형의 38.5%가 본인의 투자 지식이 높은 수준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적극 지향형의 투자 지식수준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은 셈이다.


또 자산이 50억원 이상 부자들은 50억원 미만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운 금융상품이 많았다. 이는 투자 가능한 자산의 규모와 여력 차이에 따른 것이다. 50억원 이상 부자는 ELS나 DLS가 포함된 펀드와 채권에 대해서는 50억원 미만 부자보다 투자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운 경우가 적었다.


그러나 주식과 예·적금, 연금, 변액, 변액유니버셜 등의 투자·저축성 보험, 리츠·ETF, 일임형·신탁 상품에 대해서는 투자를 늘리려는 계획을 세운 경우가 많았다. 50억원 미만 부자는 주식에 23.3%, 예·적금에 15.4%가 투자 계획을 잡고 있었고 50억원 이상은 주식에 26.0%, 예적금에 20.8% 계획을 잡고 있었다. 부자들이 꼽은 장기적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유망한 금융투자처로는 주식을 선택했다.


자산가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45.8%인 16만2000명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이어 경기(7만7000명), 부산(2만5000명), 대구(1만6000명), 인천(1만명) 순이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70.4%, 인천시를 제외한 5대 광역시에 16.7%와 경기도를 제외한 기타지방에 12.9%가 각각 살고 있다. 한국 부자의 수도권 비중은 전년도 69.6%보다 0.8%포인트 증가하면서 70%를 넘어섰다.


서울에서는 서초구·강남구·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집중도가 높았다. 이는 서울에 사는 부자의 46.7%가 이 지역에 사는 셈이다. 그 외 서울 강북지역에 32.7%,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강남지역에 20.7%가 거주하고 있다.


서울 부자는 2018년 14만5400명에서 2019년 16만2400명으로 1만7000명이 증가했다. 경기는 7000명, 인천은 7000명이 증가해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2만4700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 부자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56.6%와 금융자산 38.6%로 구성돼 있다. 이외 회원권이나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최근 5년간 지속해서 상승했다. 이는 주택가격, 특히 고가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일반 가구의 총자산은 부동산자산 72.1%와 금융자산 17.2%로 구성돼 있는데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두 배 이상으로 높다. 일반 가구는 자산 대부분이 시가 수억 원 내외의 주택 한 채와 금융자산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부동산자산 비중이 높게 형성된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자산 비중은 총자산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부동산자산 비중이 높았다. 총자산 규모별로 부동산자산 비중 분포를 비교한 결과 우선 부동산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가구는 총자산 30억원 미만 부자에서 28.6%, 총자산 30억~50억원 미만 부자에서 85.3%,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에서 74.0%로 나타났다.


부동산자산 비중이 66.7% 이상인 가구로 한정하면 총자산 30억~50억원 미만 부자에서 31.3%,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에서 39.3%로 조사됐다.
아파트보다 상가·오피스빌딩에 주목

자산가 중 80%는 거주 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상가(44.3%), 일반 아파트(41.5%), 토지·임야(39.0%) 순으로 조사됐다. 금융자산 30억 미만은 일반 아파트(37.4%)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상가(36.6%)와 토지·임야(34.9%)가 2위다.


그러나 금융자산 30억 이상은 일반 아파트(52.3%)와 토지·임야(50%)보다 상가(64.8%)를 많이 보유했다. 또 오피스빌딩은 30억원 이상에서 13.6%로 30억원 미만의 3.4%보다 높았다. 이는 자산이 많을수록 상가나 오피스빌딩과 같이 임대료를 통한 현금흐름과 동시에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주 외 부동산 투자 요구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거주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자 중 47.5%는 전세·월세를 모두 보유하고 있었고 전세 보유는 32.2%, 월세 보유는 20.3%였다. 전·월세 보유 현황은 금융자산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자산 30억원 미만은 전세가 39.7%, 월세가 18.5%, 둘 다 보유가 41.8%로 전세만 보유한 경우가 월세만 보유한 경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반면 30억원 이상 부자는 전세 12.5%, 월세 25.0%, 둘 다 보유가 62.5%로 월세 보유가 2배 이상 높았다. 보유 자산이 많을수록 시세차익 중심 투자에서 점점 상가, 오피스빌딩 등 임대료를 통한 지속적 현금흐름 발생이 가능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이나 상가·건물에 전·월세 임대보증금으로 받은 금액은 평균 7억원이었다. 자산 30억원 미만의 부자가 전·월세 임대보증금으로 받은 금액의 평균은 5억8000만원, 3억 이상~5억원 미만은 20.9%로 가장 많았다. 30억원 이상의 자산가가 받는 임대보증금 평균은 10억1000만원이었고 10억원 이상은 31.8%로 가장 많았다.


또 총자산 30억원 미만과 30억~50억원 미만 부자들은 저축 여력보다 금융투자자산의 배율이 비슷했지만 저축 여력 대비 부동산투자자산의 배율은 총자산 30억~50억원 미만 부자에서 20가량 더 높았다. 총자산 50억원 이상 부자는 30억~50억원 미만 부자보다 저축 여력 대비 금융투자자산과 부동산 투자자산의 배율이 고르게 상승했다.


KB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부자가 부를 늘리는 동력 가운데 하나는 자산별 투자 자산분배 전략”이라며 “특히 부자들은 어느 정도 자산을 축적하면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자산에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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