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美 증시 상장’ 이끈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美 증시 상장’ 이끈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03.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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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경쟁이 두렵지 않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

 

 

미국 경제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2019년 ‘가장 창의적인 기업인 100인’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선정했다. 당시 패스트 컴퍼니는 “쿠팡이 한국인의 삶을 바꿔 놨다. 제품 검색·구매·배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고객을 위해 자체 기술로 혁신해왔다”고 평가했다.
리치는 2010년 8월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한 쿠팡의 몸값을 500억 달러(55조원)로 올려놓은 김범석 의장의 경영에 대해 집중분석했다.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범석 의장은 1994년 현대건설 해외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후 그곳에 정착했다. 명문사립학교인 디어필드아카데미와 하버드대 정치학과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MBA)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2002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본사에서 2년 동안 근무하다가 2009년 잡지회사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설립, 매각한 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MBA)에 입학했다.


“아마존에는 없고 쿠팡에만 있다”

이후 소셜커머스의 사업성을 확인하고 2010년 한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창업했다. 당시 자본금은 30억원이었다.

당시 하버드대부터 친분이 있었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 윤선주 이사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동문인 고재우 부사장 등과 함께해 주목 받았다. 2014년에는 익일 배송을 내세운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당시 김 의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아마존에는 없고 쿠팡에만 있는 것이 ‘쿠팡맨’으로 쿠팡은 2010년 8월 출범 당시 직원은 100명 정도였지만 콜센터 인원은 50명에 달했다”며 “초기에는 단기적인 수익을 빨리 올릴 고민을 해야지 왜 콜센터에 인원을 투입하느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는 고객과의 접점, 고객과의 대화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자 중 한 명이 신발을 구매했는데 구매 후 해외로 오래 나갈 일이 생겨서 못 받겠다는 말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직원이 직접 공항에 나가 신발을 전달했다”면서 “그때 받은 고객과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고 이는 아마 최초의 쿠팡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쿠팡맨 서비스는 2014년 3월부터 시작했다.


김 의장은 “모두 무모한 도전이라 했지만 우리는 고객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쿠팡은 이커머스의 서비스를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겠다”면서 “사용자가 직접 상품을 받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쿠팡의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이를 ‘한국형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경쟁이 두렵지 않다. 쿠팡이 추구하는 목적지, 목표는 이렇다. 언젠가 고객에게 이런 말을 듣고 싶다. ‘쿠팡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쿠팡은 급성장했다. 지난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매년 40~60%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무려 90%에 달했다. 쿠팡의 롤모델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1994년 창업 이후 8년간 적자를 기록하다가 2002년 첫 흑자를 냈다.


쿠팡 역시 적자 기업이다.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그러나 김 의장은 ‘계획한 적자’라며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누적 적자는 41억1800만 달러(4조5500억원)에 달한다.


김 의장의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프트뱅크가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2015년 6월 쿠팡에 10억 달러(1조1000억원), 2017년 20억 달러(2조2000억원) 등 총 30억 달러(3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지분율은 현재 38%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 포브스는 “아마존이 미국에서 이견 없는 승자라면 한국에서는 소프트뱅크 후원을 받은 쿠팡이 승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쿠팡 몸값 55조…세계가 주목

국내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 쿠팡은 지난 2월1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클래스 A 보통주 상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알렸다.


애초 미국 나스닥 상장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공시를 통해 NYSE 상장을 확인했다. 뉴욕증시 종목 코드는 ‘CPNG’로 정해졌다.

공시를 보면 쿠팡의 지난해 총 매출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원), 순손실은 4억7490만 달러(약 5200억원)다. 순손실은 전년도 6억9880만 달러에서 크게 줄었다.


외신들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 가치도 따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이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기업 가치를 500억 달러(약 55조원)라고 봤다. 앞서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이 기업공개(IPO)가 올해 2분기 내로 진행되고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약 32조6700억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별개로 쿠팡은 직원들에게 1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나눠주기로 했다.


쿠팡 측은 지난 2월 15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에 진행되는 일회성 주식 부여 프로그램을 통해 (1인당) 약 2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고 알렸다.


대상자는 올해 3월 5일 기준 쿠팡과 자회사에 재직 중인 쿠팡 배송직원(쿠팡친구), 물류센터 상시직 직원, 레벨 1~3 직원들로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한다. 다만 이들 중 그동안 주식을 받은 적이 있는 직원은 제외된다.


쿠팡이 직원들에게 나눠 주는 주식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 주식을 받아도 귀속 기간 근속해야 클래스A 보통 주식 수령과 거래를 할 수 있다. 부여 일로부터 1년을 재직하면 절반, 2년 이상 재직하면 나머지를 받을 수 있다. 2년 뒤부터는 쿠팡 내 내부자거래정책에 따라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쿠팡이 낸 상장 서류를 보면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A 보통주는 모두 클래스B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은 클래스B 주식에 대해 1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얻는다. 아울러 쿠팡은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 할 예정이다. 현재 쿠팡 직원 수는 약 5만명으로 예측 된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직원 수가 두 배가 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면 중국의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비 미국 기업 상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김범석 단독대표 체제에서 2019년 4월 고명주·정보람 대표를 영입하며 3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후 지난해 10월 강한승 대표를 영입해 4인 체제를 만들다가 최근 강한승·박대준 2인 체제로 변경됐다.


강한승 대표는 회사 운영을 총괄하고 박대준 대표는 신사업 분야를 담당한다. 고명주 대표는 개인 사유로 사임했다. 김 대표는 대표에서 물러나고 쿠팡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전략을 총괄 지휘하기로 했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해 급여로 88만 달러(10억원),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포함하면 1434만 달러(160억원)를 받았다. 이욱호 기자

============================= 프로필 =======================
프로필
▲ 1978년생
-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 석사
-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 주요 경력
- 커런트 대표(1998~2001년)
-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2002~2004년)
- 빈티지미디어 대표(2004~2009년)
- 쿠팡 대표이사(2010년 5월)
- 쿠팡 이사회 의장(2021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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