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3 07:55 (금)
경제성장률 기대 높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경제성장률 기대 높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04.02 2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화정책 기조 바꿀 때 아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으나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3월 24일 출입기자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을 통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제가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려워 기준금리 인상은 서두를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리치에서는 이 총재를 통해 향후 금리 향방을 엿봤다.

 

“향후 경기 회복세의 정도는 코로나19 전개양상과 백신보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이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 미·중 무역 갈등 등이 경기 흐름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 2월 제시한 3.0%를 넘어서고 물가상승률도 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미국발 대규모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면서 주요국에서 확장적 거시정책이 이어지는 것을 꼽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3% 웃돌 것”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올해 한국의 3%대 성장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성장률을 3.1%로 제시한 바 있으며 한국은행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까닭이다.


“유가 상승 폭이 커지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인 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수준인 2%을 하회할 것이다.”
그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고 선을 그었다. 2분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의 경우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이 총재는 물가와 성장률 전망을 높여 잡은 것이 시장에 긴축 신호로 받아들여져 금리 인상을 부추기며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 수준인 2%보다는 낮고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으나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과 관련해 시장과 늘 원활히 소통하면서 충격이나 혼선이 야기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성장과 물가 여건이 개선되면 그간 시행해온 이례적인 완화 조치들을 어떻게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갈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 일문일답이다.
Q.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상황을 고려할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A.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높아짐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흐름을 보면 2분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전체로는 지난 전망치인 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1%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Q.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제한적인 상태에서 한국은행 차원에서 어떤 대안을 모색할 수 있나.

A. 향후 코로나 감염상황이 빠르게 진정되어 그간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물가 전망에 기초하여 보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향후 물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다.


Q.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고 현재 일각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3%대 중반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최근 주요국에서 확장적인 거시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백신보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특히 대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고 백신접종도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조정됐다.
국내경제도 이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국내외 여건변화를 보면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Q. 백신 보급에도 경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긍정적·비관적 시나리오에서의 전망도 궁금하다.

A. 앞으로 경기 회복세의 정도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전개 양상과 백신보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글로벌 반도체경기와 미·중 무역 갈등 등이 경기흐름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장률 전망 상향조정 가능성과 금융불균형 심화 우려, 장단기 금리차 확대, 경제심리지수 회복 등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긴축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나, 또 사전에 충분한 시그널을 줄 수 있나.

A. 최근 금융·경제 여건을 보면 가계부채 누증과 자산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확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가 종전 전망치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항상 원활히 소통하면서 충격이나 혼선이 야기되지 않도록 유의할 방침이다.


Q. 최근 코로나로 경제 구조가 변화될 것이라는 말씀을 했는데 팬데믹 이후 경제구조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A. 코로나19에 대응한 경제 주체의 행태 변화가 지속될 경우 경제구조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구조 변화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지만 생산(국제교역질서 재편), 소비(비대면·디지털화)와 분배(소득불평등)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생산측면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GVC)의 취약성이 드러남에 따라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내 생산을 늘리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차원에서 도입된 재택근무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생산 활동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부문에서는 비대면·디지털방식의 소비와 유통구조의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플랫폼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면서비스 소비는 이전보다 비중이 줄어들면서 오프라인 기업의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배측면에서는 부문간·계층간 불평등 개선이 단기간 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취약부문의 상흔효과가 팬데믹 이후에도 소득 불평등의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디지털기술 변화에 대한 개인의 적응과 교육 기회의 격차도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혁신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변화된 경제구조의 궁극적인 모습은 현재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Q. 만일 국고채 매입으로만 시장금리 상승에 대응할 경우 어느 정도 규모까지 한국은행이 매입할 수 있는지, 또 내부적으로 추산한 규모가 있는지.

A. 한국은행이 시장금리 급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할 경우 현행 공개시장운영 체계 하에서는 기준금리를 0.5%에서 유지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을 통해 공급된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
따라서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는 통화안정증권 발행이나 RP매각 및 통화안정계정 예치를 통해 얼마 만큼 원활하게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한국은행에서 실시하는 시장안정화 차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그 규모를 사전에 정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금리 상승의 요인이나 속도와 폭 등을 보아가며 결정하게 된다. 이 같은 목적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유동성 흡수 측면에서는 당분간 별다른 애로 없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통상 장단기 금리 차는 펀더멘털 상황을 반영해 움직인다고 볼 때 최근의 금리 스프레드 확대가 적정한 수준으로 볼 수 있나.

A. 통상 경기회복기에는 펀더멘털 상황을 선반영하여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글로벌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3월 들어서는 국내 장단기 금리 차 확대가 경기회복 기대 외에 미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요인, 국고채 수급여건 등에도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측면이 있다. 스프레드 수준의 적정성은 계량모형을 통해 이론적으로 살펴볼 수는 있겠으나 모형과 전제치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적정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Q. 최근 채권시장 투자심리 제고를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 축소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통화안정증권 발행량 조정은 앞으로도 고려 가능한 수단이 된 건지 궁금하다.

A. 한국은행은 시장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제고하고 금리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3월중 예정된 2년물 및 1년물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축소 조정한 바 있다. 비록 3월중 발행 물량을 한시적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통화안정증권은 가장 중요한 유동성 조절 수단이라는 점에서 활용도를 크게 줄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향후 발행 규모는 기존과 같이 유동성 조절 필요 규모(초과지준 흡수 필요규모)에 따라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중단기 금리 변동성 확대 또는 채권시장 내 수급불균형 심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성이 커지는 경우 단기적으로 발행 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Q. 국고채 단순매입을 소개할 때 한국형 QE보다 한국형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가.

A.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안정화 차원의 조치다. 유동성 공급을 늘리거나 시장금리를 특정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해 실시되는 양적완화 또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는 목적과 운영방식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경우 특히 중앙은행이 자산으로 보유하는 국채의 만기를 단기에서 장기로 조정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한국은행과 같이 국고채 매입 시 공급되는 유동성을 부채인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하는 경우와 다르다.
때문에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지칭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조치는 ‘시장안정화를 위한 국고채 단순매입(outright purchase for the market stabilization)’이 보다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Q. 올해 CBDC 파일럿 시스템이 가동되는데 CBDC 연구 진행 상황과 파일럿 시스템 가동 이후 세부 운용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A. 지난해 11월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올 하반기에는 가상환경에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 할 예정이다. 이번 테스트는 자금이체나 대금결제와 같은 기능과 함께 발행, 유통, 환수 등의 각 단계별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 할 계획이다.
CBDC 연구는 당장의 도입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 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연구는 미래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이후에도 올해 테스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후속 기술 개발 및 테스트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Q. 임기가 꼭 1년이 남았다. 남은 임기 동안 집중 할 최우선 과제는.

A. 올해 한국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향후 성장과 물가 여건이 개선될 경우 그간 시행해 온 이례적인 완화 조치들을 어떻게 질서 있게 정상화 해 나갈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다.  김은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