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3 07:55 (금)
리디북스 소설 1위 「탄금-금을 삼키다」의 주인공 장다혜 작가
리디북스 소설 1위 「탄금-금을 삼키다」의 주인공 장다혜 작가
  • 김은정 발행인
  • 승인 2021.04.03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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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재미있는 글쓰기는 소설”
탄금이 작가 장다혜

 

흡입력 있는 서사, 거듭되는 충격 반전, 범상치 않은 인물들의 다채로운 방언, 품격 있는 고어와 아름다운 우리말. 출시 한 달도 안 돼 전자책 대여·판매 업체 리디북스 소설 분야 1위에 오른 「탄금-금을 삼키다」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빼곡하다.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장다혜 작가는 소설을 이처럼 섬세하게 그려냈다. 리치에서는 장 작가의 작품세계로 들어가 봤다.
 
 

장다혜 작가는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다. 생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산 그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했고 호텔리어로도 일했다.
장 작가는 20대에 이소은의 「사랑해요」, 이수영의 「‘눈물이 나요」, 박혜경의 「A Lover’s Concerto」, 애쉬 등 여러 가수들의 노랫말을 쓰는 작사가로 활동했다. 30대에는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최고의 휴식 프로방스」 등의 에세이집을 발간한 에세이스트로, 40대에 접어들어 5년 동안 쓴 「탄금」을 출간하며 소설가가 됐다.


“「탄금」은 원래 영화로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인물마다 전사(前事)를 부여하고 감정 묘사에 집중하다보니 겁 없이 소설이라는 형태로 발전됐다. 놀이처럼 내킬 때만 글을 쓰다 보니 5년이 훌쩍 흘렀다.”


“원래는 시나리오로 집필”

장 작가는 가장 재미있는 글쓰기로 소설을 꼽았다. 나이가 듦에 따라 글의 호흡도 길어졌다는 그는 「탄금」은 처음부터 완벽한 얼개를 짜놓은 것이 아닌 인물과 사건의 윤곽 정도만으로 시작됐다고.
그렇게 조선시대 배경의 장편소설인 「탄금」이 탄생했다. 200자 원고지 1400매, 408페이지의 분량이다. 독자들은 미술품을 취급하는 조선 제일 상인 심열국의 외동아들이 8살에 실종됐다가 청년으로 귀환하면서 벌어지는 활극을 ‘조선 미스테리 서스펜스’라는 흥미로운 장르 안에 담아낸 것에 매료됐다.


소설을 쓰면서 난관은 없었을까.
“3년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인물들이 스스로 사건을 발전시키고 그들 사이에 갈등이 형성, 고조된 부분이 적지 않다. 나는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다기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상황을 중재하고 정리했다. 지난 5년은 인물들을 성장시키고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다듬기에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장 작가는 비중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이야기 속의 모든 인물들에게 ‘이 사람도 사실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라는 변호와 변명거리를 만들어주다 보니 분량이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많은 분량에도 단번에 읽었다는 후기가 줄을 이었다. 독자들은 장 작가가 오랜 시간 애정을 가지고 공을 들여 다듬어서인지 소설 속에는 단역 인물들까지도 나름의 삶과 사연이 있다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인물이 단순히 사건의 연결을 위해 등장하고 버려지지 않으며 그들은 사건의 발단과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헤쳐 나가는 것에 감동을 느꼈다.


장 작가는 왜 조선시대 후기를 배경으로 했을까.
“과도기의 불안정성이 마음에 들었다. 헌종과 철종의 재위시절은 조선왕조에서 조명되는 시기는 아니지만 여러 문물이 들어오고 상권이 커지고 신분이 흐지부지 되는 혼란기였다. 정권을 둘러싼 외척의 세력다툼, 그에 따른 문란과 국정 혼란, 천주교 신자 학살, 이양선 출연 등으로 민심은 동요하고 민생고가 심각했다.”


그는 완벽한 픽션인 만큼 정확한 년도를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1800년대 중반을 염두하고 글을 썼다. 당시는 돈으로 못하는 것이 없고 돈을 위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 그 어수선함이 ‘조선 미스테리 서스펜스’ 라는 장르와 안성맞춤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탄금」은 21세기 대한민국에도 분명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장 작가가 구체적으로 떠올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탄금」은 꽉 맞물려 돌아가는 돈과 권력의 톱니바퀴에 무력하게 휘말리고 속절없이 휘둘리는 군상들을 조명했다. 그런 면에서 돈의 진창에서 선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우리와 「탄금」의 인물들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 작가는 남녀 간의 인연마저도 돈 앞에서 필요로 맺어지고 돈 때문에 가혹하게 끊어지며 2021년 현재에도 여전히 세상은 부자에겐 태평성대요 빈자에겐 난세라고 진단했다. ‘쩐의 노예’는 도처에 있으며 아직도 사람답게 사는 게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전 읽으며 고어 수집”
 
「탄금」의 매력은 해학적인 방언, 신박한 한글 어휘와 입체적 고어들이 적재적소에 구사되어 글의 참맛을 살린다는데 있다. 사실 빠르고 쉽게 읽히는 것이 중요해지는 요즘 소설에서는 무척이나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의복의 생김이나 가옥의 형태 등 일상적 시대상이 계속 노출되는 영상과 달리 소설은 각 장마다 그것들을 일일이 묘사할 수 없기에 약간은 생소할 수 있는 이런 어휘들로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장 작가는 글맛을 통해 소설 한 장 한 장이 마치 오래전 흑백 필름처럼 옛스럽게 보이길 바랐다고 한다. 24절기를 빌어 목차를 쓰고 이야기를 발전시킨 것도 그 때문이라고.


「탄금」에는 생소한 단어들이 참 많다. 얄망궂다(괴상하고 까다로워 얄미운 데가 있다), 되알지다(몹시 올차고 야무지다), 오연하다(태도가 거만하거나 담담하다), 얌통머리 없다(염치없다), 해끄름하다(희고 깨끗하다), 걸오하다(거칠고 사납다), 행짜부리다(심술을 부려 남을 해롭게 하다) 등이 대표적이다.
장 작가는 이처럼 생소한 단어들을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고전읽기를 즐기지만 이야기 자체보다 생소한 단어를 발견, 채집하는 것을 더 큰 재미로 여길 때도 많다. 오랫동안 김주영의 「객주」, 최명희의 「혼불」, 박경리의 「토지」, 송기숙의 「녹두장군」등의 장편소설과 김동리, 김유정, 이효석, 김동인의 단편소설 등에서 흥미로운 단어들을 수없이 발견하고 수집했다.”


고전 소설식의 유쾌함, 이야기꾼의 만담식 소설을 특히 좋아하며 좋아하는 작가로 「조동관 약전」으로부터 팬이 된 성석제 작가와 천명관 작가를 꼽는 장 작가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기 보다는 독자들에게 「탄금」의 인물들이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작품으로 조선 시대 판소리 명창 이날치를 쓰고 있는 그는 “자료가 많지 않아 탄생과 고향 정보만 가지고 소설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소리꾼이 되기 전 줄꾼이던 이날치는 젊은 날 사당패에서 줄을 타는데 소리에 목말라 있는 인물로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은정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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