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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나선 ‘재계’
ESG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나선 ‘재계’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04.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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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재계에서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양성 평등 직장문화 조성, 투명경영 등이 골자다. 기업 생존의 필수 요소이자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리치에서는 기업들의 ESG 경영을 들여다봤다.

 

기업경영의 화두로 ‘ESG’가 떠오르면서 삼성 계열사들도 이와 관련된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먼저 삼성엔지니어링은 ESG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벤처투자펀드에 약 300억원을 출자하며 수소·탄소중립 기술 확보와 사업화에 나선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300억원 규모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51호)에 출자한다고 밝혔다. 이 투자조합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사업 확대를 위해 유망 벤처회사를 발굴, 투자할 예정이다.


블루수소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

회사 측은 “친환경 미래에너지인 수소와 탄소중립 등의 신사업 육성을 위해 이번 투자조합을 결성하게 됐다”면서 “이번 출자 규모는 5~6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이며 연내 두 건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탄소 중립’은 기후변화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꼽힌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기도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대량생산이 어려워 화석연료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가 함께 생성되게 되는데 이를 대기 중으로 그대로 방출하는 경우가 많아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가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투자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는 블루수소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미 이산화탄소 포집(Capture), 저장(Storage), 주입(Injection) 플랜트 분야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와 탄소 활용, 플라스틱 재활용 등 유망 기술을 보유한 벤처회사에 투자, 협업해 기술을 선점하고 상용화·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하수처리와 소각로 운영사업을 중심으로 한 그린인프라 사업, 공단 에너지 최적화 컨설팅 사업, 혁신솔루션의 사업화 등 ‘그린 기술(Green Tech)’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열린 주주총회에서 홍원호 전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환경과 사회가치 제고 등 비재무적 부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삼성SDS도 ESG경영에 적극 나선다. 지난 3월 17일면서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글로벌 IT서비스 리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역시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해 전담 조직인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을 신설한다”며 “안정적 수익 확보, 사회 구성원의 행복 추구, 환경적 책임의 실현을 최우선으로 하여 사회와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구광모 LG 회장은 ESG 경영 강화로 지속성장 가능한 ‘뉴 LG’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활발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 구 회장은 지난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유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협회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지속가능리더 100’에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 100은 전 세계 주요 리더 3000명을 대상으로 혁신성, 경제성과, 확산성 등 10개 기준, 43개 지표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다. 구 회장이 주도해 나가는 LG그룹의 ESG경영이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말 다양한 ESG경영 활동을 통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의 60여 개 산업군 중 하나인 ‘가전 및 여가용품’ 분야에서 7년 연속 글로벌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상위 10%의 DJSI World에 포함된 기업들 중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일군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환경부문에서 ESG 경영을 활발하게 하는 계열사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2월 8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ESG 채권 규모 중 역대 최대다.


LG화학은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그린부문(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설비 투자, 양극재 증설 투자, 친환경 바이오 소재 관련 연구개발 등)과 ▲사회부문(소아마비 백신 관련 증설 투자, 산업 재해 예방 시설 개선, 중소협력사 금융지원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88억원 규모의 ESG 투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ESG 경영에 대응하기 위해 지배구조 관련 정책 강화에 나선다. 이사회 역할을 강화한 지배구조 헌장을 정관에 명문화하고 사외이사에 대한 권한을 강화해 기업투명성 제고를 통한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에코트리아 CR’을 연내 출시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친환경 소재 판매 비중을 주력 제품의 50%로 늘릴 계획이다.


화학업계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은 물리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구분된다. 페트병을 분쇄해 재사용하는 물리적 재활용과 달리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분해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려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품질 저하 없이 반복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 물리적 재활용 기술로 제조된 소재는 수거, 세척 등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존 소재의 색상 등을 유지하기 어렵다.


SK케미칼이 이번에 출시하는 에코트리아 CR은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분해한 원료를 50% 사용하면서도 코폴리에스터 고유의 투명성과 외관, 내화학성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코폴리에스터는 강도가 세고 투명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다. 높은 기능성과 투명성이 필요한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된다.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에 대한 설비 보강 등 사업화 준비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올 3분기 내 상용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솔루션을 적용한 제품 판매 비중을 2025년까지 총 코폴리에스터 판매량의 50%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에서 ESG 정책과 활동을 심의·의결하기로 하는 등 ESG 경영체계를 가속화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경,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맡김으로써 ESG 대응 및 관리 역량과 함께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월 18일 주주총회 소집 공시에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현대차 등 3사는 각각 지난 2015년 이후 내부거래 투명성 확보, 주주권익 보호, 대규모 투자 검토 등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소통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4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제품 개발 투자와 신규 친환경차 개발 및 판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ESG 경영을 꾸준히 실행해 왔다. 특히 ‘그린사이클’ 캠페인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업계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3년 ‘이니스프리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전국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장에서 2200톤의 화장품 공병을 수거했다. 누적 참여인원은 1400만명에 달한다. 수거한 화장품 공병은 리사이클링하거나 창의적 예술 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탄생됐다.


창의적 재활용 방법 ‘눈길’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제작에 성공한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했다. 첫 벤치는 2020년 8월 천리포수목원에 설치했으며 12월에는 삼표그룹 등과 협업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 8개를 서울시 종로구청에 전달했다. 향후 3년간 다양한 장소에 기증해 설치할 예정이다.


그린사이클 활동은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제품, 매장 인테리어 등 생활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2020년 종합선물세트 ‘도담 9호’의 내부 지지대는 공병 재활용 원료(PP) 약 1.3톤을 투입해 제작했다. 플라스틱 공병을 펠릿으로 제작해 제품 지지대의 원료로 사용한 국내 첫 사례다.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 유닛장 이희복 전무는 “앞으로도 자원의 창의적인 재활용 방법을 모색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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