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은퇴 후 50년을 위한 준비
은퇴 후 50년을 위한 준비
  • 존리 메리츠자산운용대표
  • 승인 2021.04.2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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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가 말하는 ‘부자 되기’ 비법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1980년 미국은 401(K)이라는 기업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회사가 매월 일정액의 퇴직금을 적립해주면 직원 개인이 그것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퇴직연금제도다. 401(K)는 근로자들의 장기적 주식투자를 획기적으로 촉진하여 많은 중산층을 양산했고 국가 역시 국민 노후 지원에 대한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한국도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으로 전환하여 근로자 노후대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운용에 있어서는 미국의 401(K)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401(K) 제도로 퇴직연금이라는 양질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투입되어 많은 새로운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미국의 401(K)는 장기적인 노후자금이기 때문에 주식에 많이 투자되는 반면 한국의 퇴직연금은 주식투자 비중이 지극히 낮고 대부분 은행예금이나 채권에 들어가 있다. 한국의 퇴직연금은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과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으로 나뉜다.


“연금저축펀드로 전환이 바람직”

확정기여형은 정해진 금액을 회사가 연금으로 지급하고 그 운용을 근로자 개인이 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확정급여형은 퇴직 시 받을 연금 급여액을 미리 정해놓고 적립금은 회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여 직원들의 퇴직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 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이 제도의 운용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교육의 부재로 근로자들 대부분은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도가 심각하게 낮아서 자신의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조차 잘 모른다.


또한 대개의 기업들도 DB형만을 채택하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변동성에 대해 갖는 두려움 때문에 열심히 일하지 않는 채권이나 은행예금에 퇴직연금이 머물러 있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의 퇴직연금에서 주식이 갖는 비중은 안타깝게도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에 따른 부의 창출 속도보다 연봉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지 않다면 한국의 퇴직연금은 장기 주식투자 중심의 확정기여형 위주로 전환되고 연금자산 내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 이는 근로자 개인의 노후준비 면에서나 기업, 국가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또한 자식 세대와 국가의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퇴직연금과 별개로 한국에는 노후준비에 아주 좋은 제도가 있다.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개인연금저축’ 제도가 그것이다.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 1년에 400만 원 한도까지 납입하는 개인은)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또한 1800만 원까지의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미국의 401K 제도가 제공하는 혜택보다 훨씬 더 크다.


한국의 개인연금저축 제도는 55세까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노후준비에 매우 적합하고 세제 혜택 면에서도 월등히 유리하므로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이러한 개인연금저축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보험회사를 통해 가입하는 연금저축보험과 자산운용사 등을 통해 가입하는 연금저축펀드가 그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연금저축펀드에 가입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개인연금저축 가입자 대부분이 연금저축보험을 선택하고 있다. 장기적인 노후대책의 수단으로는 연금저축펀드로 전환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한다”

노후빈곤은 이미 현실로 닥쳐온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며 개개인 모두의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제대로 된 노후준비는 소비와 저축, 투자철학, 습관, 관행을 극적으로 바꿔야 가능하다. 우리는 노후빈곤이 아닌 경제적 자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희망적인 사실은 이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다.


돈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원금보장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퇴직 시점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사람은 당연히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한다. 20년 혹은 30년 후에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원금보장은 다시 말해 돈이 일하지 않게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만약 나의 노후자금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된다면 20~30년 후에는 엄청나게 불어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자본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원금손실을 두려워해서 노후자금을 은행에만 머물러 있게 한다면 20~30년 후 원금에는 아무 손실이 없겠지만 그 돈을 전혀 일하지 않게 한 것이다. 이는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다.

이러한 원금보장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금융문맹을 깨는 최우선 과제다.  <다음 호에 계속>

========================== 프로필 ======================
▲1958년생
여의도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중퇴
뉴욕대학교 회계학과 학사

▲주요 경력
KPMG 회계사
미국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1991년)
도이치투신운용 매니징디렉터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2006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2014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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