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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한 ‘김길후 작가’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한 ‘김길후 작가’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05.0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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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필선의 속도에서 나오는 강렬함”
2021년도 한국미술평론가 작가상을 수상한 김길후 작가

 

서양화가 김길후 작가가 한국미술평론가협회로부터 작가상을 받았다. 거침없는 필선과 어두운 색채 속에서도 따뜻함과 자유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김 작가의 작품은 한국 미술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주목할 만큼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줬다. 리치에서는 미술계가 주목하는 김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봤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제11회 작가상에 김길후를 선정했다.
최형순 위원장은 김 작가의 작품에 대해 “김길후의 강력함은 거침없는 필선의 속도에서 우선 나오고 작가의 필선을 가로막을 표현의 필법이 그를 망설이게 하거나 막아서지는 못한다”며 “붓이 머금고 있는 물감 묽기는 스스로도 흘러내릴 듯 자유롭고 작가의 붓 길도 거침없게 해 주고 있다”고 평했다.


중국과 한국 오가며 작품 활동

김 작가는 계명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 2010년 북경아트사이드갤러리 초대전으로 북경과 인연을 맺어 북경 송좡(宋庄)에 작업실을 두었다.
지난 2014년에는 북경 화이트박스아트센터에서 왕충천 기획으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세계적인 미술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대구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작업 터전을 옮겨갔던 그는 당시 한국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340여 개의 갤러리가 운집해 있는 798예술구는 세계 미술계에서 떠오르는 신천지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서 화이트박스는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을 후원하는 등 798예술구를 대표하는 갤러리다.


당시 개인전 기획은 왕춘천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교수가 맡았다. 예술계에서 ‘초거물’급 인사인 왕춘천이 무명에 가까웠던 김 작가의 개인전 기획을 맡은 것은 획기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왕춘천은 “김 작가는 모더니즘의 형태를 추종하지 않고 한국적 문화와 자신의 경험, 그리고 지각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형태를 창조했다”며 “특히 그의 작품은 현대적이지만 어떤 것으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검은색을 주로 사용하지만 입체감이 살아 있고 작품 속 인물은 단순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면서 “그는 인간의 내면 세계를 작품으로 표현할 줄 아는 작가로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어 이번 전시 제목을 심인(마음의 흔적)이라 명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지난 2016년에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기념비적 인상, 김길후展’이란 제목의 초대전에서는 이름 없는 인물들의 기념비적 삶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회화 작품 50여 점이 전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작가의 당시 작품에서는 동양적 사유세계의 대표적 색채인 검은색을 주조로 ‘어머니 품 속 같은 어둠’을 표현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부정의 어둠이 아닌 ‘따뜻한’ 어둠에 깔린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냈다.
작품은 우울한 어둠을 벗어 던지고 내적인 아름다움을 건져 올린 블랙 페인팅이 주를 이룬다. 대상의 테두리 선과 어두운 면 위에 인물들을 휘감는 굵고 풍부한 블랙 화필이 특징이다.


즉흥적인 표현은 감성적 에너지가 더해짐으로써 회화의 깊이와 울림을 만들어 낸다. 형상은 연속적으로 속도감 있게 변주된다. 단순하면서도 직감적으로 만들어 내는 그의 작품은 자유와 무의식을 표현하는 ‘추상표현주의’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포항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다른 색상을 겹쳐 만들어낸 검은색 화면과 붓과 못, 조각칼로 화면에 깊이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거대한 획이 지나간 자리에 쌓이고 있는 다양한 시간의 층위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김 작가는 가장 본질적인 이미지를 추출하기 위해 형태를 단순화시킴으로써 감정 상태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체된 한국미술계에 신선한 활력

이 후 김 작가는 2018년 북경송장문헌미술관(Archive 미술관)에 초대됐고 2020년 창원조각비엔날레에서 해체주의적 조각을 선보였다. 2010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과 북경 스튜디오를 오가면서 평면과 조형작품, 영상작업과 퍼포먼스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미술평론가협회는 2009년 침체된 한국미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 대중적인 인지도나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가들 대신 뛰어난 예술성과 창작력을 가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수상하고 있다.


2009년 제1회 정현(조각), 제2회 석철주(한국화), 제3회 민병헌(사진), 제4회 이배(서양화, 설치), 제5회 왕렬(동양화), 제6회 이길래(조각), 제7회 문봉선(동양화), 제8회 김정명(조각), 제9회 권여현(서양화)을 선정했다. 지난해 제 10회에는 수상자를 내지 않았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원들의 추천을 받은 작가들을 ‘작가상 선정위원회’에서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정위원회는 위원장 최형순(제주도립김창렬미술관 관장), 협회장 김진엽(수원시립미술관 관장), 김병수 편집주간이 참여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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