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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강국의 면모 보여주는 ‘조선사 빅3’
조선 최강국의 면모 보여주는 ‘조선사 빅3’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05.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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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조선’의 부활…비결은 ‘친환경’

 

오랜 기간 침체에 시달리던 한국 조선업이 부활하면서 글로벌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올 들어 줄줄이 수주에 성공하며 ‘조선 최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리치에서는 코로나19에도 ‘K 조선’이 급부상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국내 조선업계가 연일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조선사는 올 1분기 전 세계 발주량 1024만CGT(표준화물선 환산 t수, 323척) 중 532만CGT(126척)를 수주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157%,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무려 92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중 55만CGT를 가져가는데 그쳤지만 1년 만에 수주량이 10배 급증했다.
조선업계가 호황을 누렸던 2006년부터 2008년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 물량이다. 지난해 1분기 14%에 머물렀던 글로벌 수주 점유율도 올 1분기 52%로 껑충 뛰었다.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차지한 셈이다.


긍정적 요인은 ‘환경규제 강화’

이처럼 조선업의 화려한 부활 이유로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상물동량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선박 교체 등을 꼽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이 줄고 운임이 급락했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산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해상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덩달아 운임이 오르면서 글로벌 발주 환경이 확연히 되살아났다.
또한 국내 조선사들의 앞선 친환경 기술도 수주경쟁 우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조선 3사가 수주한 대형 선박들 가운데 LNG 연료추진선 비중이 높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일반 선박보다 규모가 큰 데다 기술적 난이도도 높아 10~20% 이상 건조비용이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이란 것이다.
이 같은 경쟁 우위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2270억원 규모의 선박 3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8만6000입방미터(㎥)급 초대형 LPG운반선 2척과 4만㎥급 중형 LPG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LPG선 2척은 길이 230m, 너비 32.25m, 높이 23.75m 규모다. LPG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탑재해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없이도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3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 선박은 구 파나마(Old Panama)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적재 용량을 동종 선박 가운데 최초로 2000㎥ 늘린 8만6000㎥로 건조된다.
최근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신 파나마(New Panama) 운하의 정체를 피하기 위해 구 파나마 운하 통항을 선호하는 선주들이 늘고 있어 설계 최적화를 통한 적재 용량 증대가 선박의 운송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형 LPG선 1척은 길이 180m, 너비 28.7m, 높이 18.7m 규모로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에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적재 효율을 높인 선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 3월 1조1000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미주, 유럽, 아시아지역 선주 세 곳과 30만t급 VLCC 10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총액은 우리 돈 1조959억원 상당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 체결한 건조의향서(LOI)의 본계약이다.
선박은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3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ME-GI 엔진)과 고망간강을 사용한 연료탱크가 적용된 VLCC다. 대우조선해양 독자 스마트십 솔루션인 ‘DS4’를 탑재해 선박의 효율적인 운항과 신규 적용되는 천연가스 추진 시스템의 안전 운전을 적극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인 에너지효율지수 3단계(EEDI Phase 3,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도 만족하는 친환경 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수주로 LNG 추진선에 대한 기술력이 선주들에게 완벽하게 검증됐다”면서 “친환경 유조선 분야에서도 계속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에서 1만5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총 2조8000억원으로 단일 계약으로는 세계 조선업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3월까지 42척, 51억 달러를 수주해 벌써 올해 목표(78억 달러)의 65%가량을 채웠다. 수주 잔고도 258억 달러(약 28조원)로 늘면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달성했다.


차세대 친환경 기술도 보유

또한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LNG 냉열 발전시스템을 연계한 차세대 재기화 시스템인 ‘S-REGAS(CGR, Cold Power Generation & Re-gasification)’ 실증에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S-REGAS(CGR)’는 LNG-FSRU(부유식 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의 핵심 기술인 LNG 재기화 시스템에 ‘탄소 제로’인 냉열발전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친환경적이면서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새로운 기술이다.
LNG는 -162℃ 이하 액체 상태로 운송되며 이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온도를 가해 증발시켜 가스 상태로 변환하는 재기화 과정을 거친다. FSRU는 해상에서 LNG를 기화한 뒤 육상의 소비처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다.
냉열발전은 이러한 재기화 과정 중 해수로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전기를 생산해 내는 친환경 기술로 CO2 발생이 전혀 없다. ‘S-REGAS(CGR)’는 LNG 재기화에 필요한 전력의 90% 이상인 16MW 전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연간 6만t 이상의 CO2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조선해운업계에도 탄소 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확대가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실증은 FSRU 시장에 ‘S-REGAS(CGR)’가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친환경 솔루션임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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