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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집 한 채’가 중요한 까닭
‘똘똘한 집 한 채’가 중요한 까닭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1.05.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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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담 때문에…”

 

공시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때문에 집주인들의 세금 부담도 ‘확’ 늘어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정부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부동산 대책들은 이들의 목을 옥죄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분위기다.
리치에서는 ‘똘똘한 집 한 채’가 중요한 이유를 따라가 봤다.

 

부동산시장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계속되고 정부·여당이 다주택자를 규제하고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 등지의 부동산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다주택 국회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 지역 아파트는 팔지 않고 지방에 보유한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엿볼 수 있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고위공무원 다주택 보유 논란이 거세지면서 매도나 증여 등으로 주택 한두 채를 내놓고 주택자로 돌아선 고위공직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고위공직자 마저…’

지난 3월 25일 공개된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신고 자료에 따르면 박병석(대전 서갑) 국회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서구 아파트를 아들에게 증여하고 대신 서울 강남구 반포 주공아파트(204㎡)는 유지했다.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갑)도 지역구인 김해 빌라를 조카에게 증여하고 서울 강남 역삼 래미안아파트는 처분하지 않았다.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갑)은 배우자 명의로 소유했던 전남 여수 아파트를 팔고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164.21㎡)는 그대로 보유했다. 김희국 의원(국민의힘/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은 지역구에는 8000만원 상당의 전세를 살고 있지만 배우자와 신고가액 16억8700만원의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175.04㎡)를 보유하고 있다.


고위 공무원들도 비슷하다. 서울신문이 지난 3월 25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현황에서 27개 중앙부처 소속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 이상 고위공무원 173명의 재산변동내역을 심층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세종부처에서 근무하는 고위공직자들이 정작 세종에 있는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서울 논현동 아파트를 남기고 세종 소삼동 아파트를 매각했으며 손명수 국토부 2차관도 서울 오금동 아파트를 남기고 세종 반곡동 아파트를 처분했다.
또 강성천 중기부 장관, 김희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박진규 산업부 차관,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황성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세종에 있는 주택을 팔고 ‘똘똘한 집 한 채’만 남겨놓았다. 그만큼 ‘똘똘한 집 한 채’가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똘똘한 집 한 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주택자 세 부담이 강화되고 공시가격까지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팔고 1주택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정부는 지난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해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2030년까지 90%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 “최근 공시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가 크게 늘고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도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공시가격이 해마다 올라 세금 부담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을 통해 3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게 적용하는 종합부동산세율을 기존 0.6~3.2%에서 1.2~6.0%로 올렸다. 여기에 공시가격까지 오르면서 무엇보다 다주택자의 경우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제대로 된 한 채에 집중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세금 때문에 지방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은 좋은 입지의 브랜드 대단지나 새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고가 경신 단지 속출할 듯”

한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최근에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 대부분이 규제로 묶이면서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규제보다 입지를 중요시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시장 분위기는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집값 상승 폭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유세 부담이 갈수록 커지며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 강남 등 입지가 비교적 좋은 곳에 1주택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4월 6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35㎡ 이상) 평균 매매가격은 22억1106만원으로 2016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대형 아파트 단지들의 매매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 짙어지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고가 경신하는 단지가 나올 것이라는 게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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