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43 (금)
경제 외교 시동 거는 최태원 SK 회장
경제 외교 시동 거는 최태원 SK 회장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1.05.3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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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 행보 이어간다”
한미 경제사정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큰 성과를 이루고 온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의 광폭 행보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경제 외교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미정상회담때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한 최 회장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리치에서는 경제에 이어 외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 회장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계기로 경영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하며 경제 외교에도 시동을 걸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2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한·미 양국 산업장관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3대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양질의 일자리와 환경보호 등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력 경제 단체와 리더 만나

최 회장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환담하며 양국 경제현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브리핑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특히 이번 방미가 대한상의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임을 감안해 미국 유력 경제단체와 싱크탱크 리더 등을 잇달아 만나면서 ‘한국 경제’를 세일즈한 뒤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모색하는데 주력했다.


최 회장은 미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 폴 덜레이니 통상·국제담당 부회장 등과 21일 화상 면담을 갖고 양국 재계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972년 설립된 BRT는 애플, 아마존, 월마트, 제너럴 모터스, 존슨앤존슨 등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경제단체로,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 상공회의소(USCC)와 함께 미국 내 3대 경제단체로 꼽힌다.


최 회장과 볼튼 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새로운 기업가 정신’에 기반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법론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기후변화와 소득격차, 인구감소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경영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한상의와 BRT가 서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BRT와 지속적 논의를 위해 BRT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볼튼 회장은 최 회장의 초청에 사의를 표한 뒤 “BRT와 대한상의가 각종 경제·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이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고객, 근로자, 거래기업,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경영으로 최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추구 경영과 궤를 같이 한다.


“다양한 협력 채널 구축할 것”

최 회장은 앞서 5월 20일에는 미 정보통신산업협회(ITI)의 제이슨 옥스먼 회장, 롭 스트레이어 부회장과도 회의를 갖고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재편 전략과 반도체·정보통신 정책 동향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ITI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인텔 등 미국 기업은 물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 세계적 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반도체와 정보통신 분야 전문단체다.


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그간 역동적인 대미 투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수소경제와 전기차 배터리 양산,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미국의 든든한 경제 파트너 역할을 해 왔다”면서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옥스먼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 경제 재건과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위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ITI와 대한상의 간 긴밀한 대화로 양국 경제 우호를 더욱 증진하자”고 답했다.
이밖에 최 회장은 지난 5월 20일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과 회의를 갖는 등 전략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도 강화했다.
이는 코로나19와 미·중 경제 갈등으로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국내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 회장은 워싱턴 체류기간 SK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경영 역량과 인사이트,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대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면서 “이번 방미 활동을 기반으로 양국 간 교역, 투자, 공동 R&D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SG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

방미를 앞두고 최 회장은 지난 5월 18일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미동맹 특별 공동보고서 발간을 기념해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최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사회, 환경, 공공재에서 측정 가능한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한미관계의 근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CSIS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관계·정책 전략 싱크탱크다. 최 회장은 국제 안보와 금융 안정성 등 글로벌 공공재를 공급하는 강대국이 공공재 공급에 실패하는 순간 국제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킨들버거 함정’ 개념에 대한 논문을 언급하며 “오늘날 꼭 새겨둬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미·중 양국은 이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보호주의에 굴해서도 안된다”며 “글로벌 공공재의 공급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대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고 역내 참여자들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미관계를 유지해 산업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문화적 유대를 공고히 할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는 최 회장은 공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서도 말했다.
최 회장은 “기업은 공중 보건, 인프라, 에너지 등 필수적인 재화를 공급한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의 요인인 동시에 환경 보호의 첨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구야말로 궁극의 공공재”라면서 “SK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러한 책임을 규정하고 사업을 혁신해 우리가 남기는 발자취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번 공동 보고서는 양자 관계의 회복력과 가치를 발굴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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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1960년생
- 신일고등학교
- 고려대학교 물리학 학사
-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학사
-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 주요 경력
- 선경 경영기획실 부장(1992년)
- 선경아메리카 이사대우(1993년)
- 선경 상무이사(1996년)
- 유공 사업개발팀장 상무이사(1997년 1월)
- SK 종합기획실장 대표이사부사장(1997년 12월~1998년 8월)
- SK 대표이사 회장(1998년 9월)
-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지역경제지도자회의 공동의장
  (2002년)
- 서울대학교 기술정책대학원 겸임교수(2002년)
-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2005년 2월)
- 대한핸드볼협회 회장(2008년 10월~2013년 2월)
-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 대한핸드볼협회 회장(2016년 3월~현재)
- SK 대표이사 회장(2016년 3월~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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