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흔들리는 장세에 ‘경기방어주’가 뜬다
흔들리는 장세에 ‘경기방어주’가 뜬다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06.07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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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수혜 기대감 ‘쑥’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간 유지부동 모습이던 ‘경기방어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조금씩 탄력을 받더니 이제 주식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모양새다. 실제 외국인들은 증시 조정장 속에서도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에 대해 투자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경기 변동에 대응해 안정성을 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치에서는 경기방어주가 뜨는 이유를 따라가 봤다.

 

경기방어주는 경기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는 주식을 말하며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경기민감주에 비해 주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기방어주는 증시 하락장에서 저력을 발휘하지만 상승장에서는 소외되는 경향이 강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경기방어주 면모 과시하는 ‘통신주’

흔히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로는 통신주와 유통주가 꼽힌다. 여기에 은행주와 보험주도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를 담았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의 주가는 두 달 여 만에 30% 가까이 우상향했다.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좋아진 실적과 높아진 배당성향, 지배구조 개편 등에 대해 호평을 받은 덕분이다.


실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초를 저점으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두 달 여 만에 각각 28%, 26%씩 주가가 올랐고 지난 5월 12일에는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KT의 주가도 지난 2월 중순부터 슬금슬금 올라 누적으로는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통신주는 변동성장에서 탄탄한 실적주로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가지고 있고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한 증시전문가는 “최근 정부가 이동통신사 주식 보유 한도를 늘리는 방향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 중이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외국인 수급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동향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의 하나인 유통업의 강세도 눈길을 끌고 있다. 유통업의 경우 경기 둔화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증시가 하락할 때도 주가 방어적 성격이 강하며 배당 성향이 높은 경우가 많은 데다 기업의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아 증시 조정장에서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유통주로는 삼성물산[028260]과 이마트[139480], 호텔신라[008770], 롯데쇼핑[023530], 신세계[004170], BGF리테일[282330], GS리테일[007070]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종목은 크지는 않지만 점차 우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방어주 약진 두드러질 것”

사실 경기방어주는 경기 흐름을 타지 않아 리스크가 별로 없는 만큼 눈에 띌만한 수익도 없기 때문에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오죽하면 ‘경기둔감주’라고 불릴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분위기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는 물론 대표적인 경기방어주까지 주가의 우상향을 그리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업종의 경우 외국인 보유비중(5월 20일 기준)을 보면 통신업(42.04%), 유통업(17.54%), 금융업(31.24%)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금융업 중에서는 은행(12.70%), 증권(17.25%), 보험(25.75%)로 보험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주와 보험주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금리가 꼽힌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이것이 은행주와 보험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개별 종목으로 봐도 상승세가 확연하다. 대표 은행주인 KB금융[105560]은 올 초 4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5월 14일 5만9800원 고점을 찍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2월 9000원 대 초반에서 같은 날 1만1450원의 고점을 찍었고 신한지주[055550]도 올 초3만원대 초반에서 이날 4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올 초 3만원대 중반에서 5월 21일 4만7450원의 고점을 찍었다.


이밖에 삼성생명[032830]은 올 초 7만원대 초반에서 8만8700원(5월 7일)으로, 삼성화재[삼성화재]는 17만원대에서 22만원(5월 17일)으로, DB손해보험[005830]은 3만7000원대에서 5만2100원(5월 14일)으로, 한화생명[088350]은 3000원대 초반에서 4590원(5월 14일)로 주가가 우상향했다.
한 증시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은 금리가 오르면 인플레이션과 긴축을 이유로 약세를 보이지만 은행업이나 보험업에게는 금리 상승이 곧 실적 개선”이라며 “은행과 보험사들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모습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예대 마진이 개선돼 실적이 증가하고 보험업은 보유하고 있는 국채 금리가 올라 이자수익이 개선된다”면서 “안 그래도 저평가된 상태인 데다 조정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경기방어주가 4월부터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때가 오면 경기방어주의 약진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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