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8 (목)
헌정 사상 첫 이정표 만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오르다
헌정 사상 첫 이정표 만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오르다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06.29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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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당대표 탄생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헌정사상 첫 이정표를 만들었다. 국민의 힘은 지난 6월 11일 전당대회에서 36세 이준석 후보를 당 대표로 선택했다. 이 신임 대표는 당원 투표(7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 득표를 합해 9만3393표(43.8%)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인 나경원 후보(37.1%)와 6.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다음으로 주호영(14.0%), 조경태(2.8%), 홍문표(2.2%) 순이었다.
주요 정당에서 30대 당대표가 탄생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열과 계파 문화가 뿌리 깊은 보수 정당에서 30대 지도자가 탄생함에 따라 국민의 힘은 무론 정치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 선거 판도에도 작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그는 이날 당 대표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주호영 의원에게 맡아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나경원 전 의원은 우리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인 만큼 대선 과정에서 나 (전 원내)대표의 격에 맞는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드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얼마나 넓은 범위를 포용할 수 있느냐를 바라봤다”며 “용광로론을 발전시켜서 ‘공존의 비빔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권교체의 열망... 文 대통령도 축하메시지

변화보다는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이 대표를 선택한 배경엔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과 위기 의식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몰락 수순을 밟으며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가까스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지난 재보선 승리를 통해 변화와 중도층 흡수없이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판 갈이’를 위해 30대 당수 시대를 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아주 큰 일을 하셨다.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며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연소 제1야당 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86세대’와 이들이 중심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당의 주류를 장악한 민주당 내에선 위기감도 감지된다. 가장 유력한 민주당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긴장된다. 기성 정치에 대한 심판이다. 민주당은 기성 정치의 구태를 얼마큼 끊어냈는지 돌아본다”며 친문 주도의 당 분위기를 꼬집었다.


새 역사 썼지만 남은 과제 첩첩산중

이준석 신임 대표의 당선 이후 스포트라이트는 그를 향해 집중되고 있다. 0선 중진의 기적이라는 말도 쏟아지고 있다. 다만 앞으로 그가 풀어야 할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최우선 과제인 ‘정권교체’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선 국민의힘과 합당을 비롯한 보수재편을 매끄럽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외곽의 대선주자들과의 관계 설정 여부도 변수다. 아울러 해묵은 숙제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3대 난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초기 순항 여부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첫무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 회복이다.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전대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먼저 공개 소통할 사람은 안철수 대표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이 대표와 안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다음날 ‘번개 미팅’을 진행했다. 이 대표가 전화를 걸어 지역 명소인 ‘마들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고, 안 대표의 제안으로 수락산 근처 다른 카페에서 만났다고 한다. 둘은 배석자 없이 만나 두 당의 합당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신경전도 미묘하다. 안 대표는 이 대표 당선 직후 별도 언급이 없었다. 6월 13일 처음 관련 입장을 냈지만 축하보다는 ‘정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기성 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라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과의 관계 설정도 변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8월 정도까지 (입당을) 결심하지 못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도 답답한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여러 구상이 있겠지만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게 합리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민의힘 합류를 압박한 것이다. 이는 4·7 재보선 직전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를 안 해도 이길 수 있다”며 안 대표를 몰아세웠다. 결과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본선 진출과 승리로 이어졌다. 이 대표도 역시 야권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워 입당 시기를 앞당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입당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만발한 윤 전 총장의 조기입당이 확정되면 이 대표의 리더십은 상한가를 치게 된다. 반대로 이 대표의 압박 전략이 실패할 경우 당 안팎의 비판여론이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난제다. 이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찬성 입장을 밝혀온 만큼 그의 복당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홍 의원에 대한 당 내부의 강력한 비토정서는 넘어야 할 산이다. 김웅 의원은 홍 의원에게 “스스로 변해야 한다”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홍 의원은 “소탈한 것을 품격 없다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0선 의원’의 기적… 이준석 대표는 누구

이 대표는 2011년 12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 영입으로 만 26세의 나이로 정치권에 발을 내딛었다. 이 대표는 서울 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후 하버드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초엘리트 코스를 밟은 만큼 일찌감치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당 개혁을 위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젊은 층들의 지지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영입된 동갑내기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과 함께 ‘박근혜 키즈’라 불렸던 이 대표는 2016년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이 대표는 결국 2017년 탈당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쳐 지난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돌아왔다. 이 대표는 지난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영입 해준)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 대표는 이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바른정당 청년 최고위원,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 굵직한 당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원내 경험은 없다. 이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보수 정당의 대표적 험지로 꼽히는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낙선했고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 이 대표에게 ‘0선 중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다만 이 대표는 21대 총선 때 44.36% 득표율로 패배했는데 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노원병에서 첫 당선됐던 홍정욱 전 의원의 득표율(43.1%) 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 대표는 지난 경선 과정 TV토론회에서 “종편 패널 1세대로 아직까지 방송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 자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며 젊은층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이욱호 기자

프로필
▲ 1985년
- 서울과학고
- 하버드대 경제학·컴퓨터공학과
 
▲ 주요 경력
- 클라세스튜디어 대표 
-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 국민의힘 당대표(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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