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8 (목)
어부의 고향에서 즐기는  트레킹
어부의 고향에서 즐기는  트레킹
  • 혜초여행
  • 승인 2021.06.29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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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를 걷다 ②   ‘섬 속의 섬’으로 바다낚시 천국


 

 

 

1편에서 제주올레 18-1 코스 위주의 하추자도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한 상추자도 위주로 추자도를 소개한다. 상추자도는 제주도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이 도착하고, 대부분의 민박집과 식당이 자리한 곳이다. 하추자도 여행을 하던 도중 점심을 먹을 식당이 마땅치 않아 마을 순환버스를 타고 다시 상추자도로 돌아온 적이 있을 정도로 추자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용둠벙과 나발론 하늘길

후포해안 근처의 민박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마을 주민들도 안 걸어본 이가 많다는 나발론 하늘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나바론 하늘길을 걷기 직전 민박집 사장님이 추천해 준 용둠벙 전망대에 먼저 올라보았다. 상추자도에 있는 유일한 몽돌 해변인 후포 해안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정자가 바로 용둠벙 전망대이다. 용둠벙은 용이 살던 연못이라는 뜻으로 화산 활동으로 생긴 물 웅덩이인데 추자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곳 용둠벙은 특별하다. 용둠벙을 위에서 바라보는 전망대인데 주인공이 오히려 나바론 절벽이기 때문이다.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 푸른 바다와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이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저 절벽 위를 걸을 생각을 하니 아찔한 느낌이 들지만, 한 편으로는 기대감도 든다. 나바론 하늘길은 옛날에는 독산 하늘길이라 불렸다. 돌산을 일컫는 추자도 방언인데, 한 낚시꾼이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과 모양이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지금은 모두에게 불리고 있다. 나바론 하늘길을 등대전망대 쪽이 아니라 후포 해안 쪽에서 시작하면 하추자도 쪽의 섬들과 능선을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 위의 트레킹 코스는 의외로 안전하게 조성되어 있고 쉴 공간들도 마련되어 있어 쉬엄쉬엄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다면 등대전망대가 보이는 쉼터와 정자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면서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섬 풍광을 즐겨보자. 

추자도 최고의 전망대, 등대전망대

나발론 하늘길을 쭉 걷다 보면 등대를 바라보면서 걷게 되는데, 이 등대전망대를 보면서 가는 길도 멋진데 등대 전망대에 도착하여 바라보는 풍광은 가히 으뜸이다. 올레길 역시 이 곳을 포함하고 있는데 항구와 산, 마을,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풍광이 여행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주황빛으로 색칠해진 영흥리 마을의 지붕들과 항구가 만들어내는 전경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면 하추자도와 추자군도의 풍광까지 볼 수도 있다. 제주의 다도해라 불리는 추자군도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을 놓치지 말자. 

완만해서 더욱더 멋있는 산, 봉골레산

추자도 주민들의 일몰 명소인 봉골레산은 제주올레 18-1코스에 속하는 곳이다. 이 곳을 오르는 방법은 제주항의 서쪽인 대서리 쪽에서 추차초등학교와 최영장군 사당을 지나치면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높이는 85.5m로 낮은 편이지만 추자 주민들과 여행자들이 손쉽게 올라 일몰과 야경을 모두 즐기는 명소다. 봉골레산이 특별한 점은 높지 않아도 어디서건 바다 쪽으로 시야가 터져 추자군도를 이루는 섬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섬, 수령섬, 추포도, 횡간도 등 다양한 크기의 모양을 가진 섬들이 점점이 박혀 보인다. 정상 부근에는 쉼터가 넓게 조성되어 있어 피크닉처럼 다녀오기에 그만이다. 
추자초등학교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칠해져 있어 상추자도 항구에서부터 선명하게 보인다. 학교 뒤 최영장군사당으로 오르는 길에서 뒤를 돌아보면 바다와 섬, 항구, 숲과 학교의 모습이 예쁘게 펼쳐진다. 최영장군 사당은 최영 장군의 위패를 모신 집이다. 추자도에 두 번이나 머물렀던 최영 장군에 대한 존경과 사모의 마음을 표현한 곳으로 해마다 기념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소나무와 풀이 어우러진 야트막한 언덕에서 바다와 항구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주황색 지붕에 타일이 살아 있는 영흥리 벽화골목

상추자도 등대전망대 아래에 자리한 영흥리 마을에는 벽화골목이 조성되어 있다. 흔히 보아왔던 물감이나 페인트로 칠해진 골목인 줄 알았더니 색색의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골목이다. 골목의 길이를 다 합쳐도 500m 쯤 밖에 되지 않지만, 물고기와 어부의 삶을 표현한 것까지 다양한 그림이 반겨준다. 타일이 재료이기에 빛바랠 일이 없고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까지 사진에 담긴다. 가파른 오르막 지형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옥들이 섬만의 문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후포해안의 인생 노을 

후포해변은 TVN의 예능 프로그램의 신서유기에서 혼자 해변에 남은 강호동이 노을을 보면서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던 곳이다. 이 곳의 일몰은 바다 위로 해가 직구로 떨어지는 풍광을 자랑한다. 넓게 조성된 해안가의 데크는 노을을 감상하라고 조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일몰 시간이면 섬에 있는 관광객이 삼삼오오 찾아와 앉기 시작한다. 봄 일몰은 그리 늦지 않아 7시에서부터 하늘과 주변이 붉게 물들더니 새빨간 해가 보랏빛으로 변하며 서서히 바다 위로 떨어졌다. 오래 앉아 있을 것을 예상하여 점퍼와 모자를 준비해간 덕에 아름다운 노을을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추자도에서 하룻밤 이상을 묵어야만 허락되는 인생 노을이었다.  

이것 먹으러 다시 온다, 추자도 민박집 밥상 

추자도는 제주도에 편입되기 전에는 전라남도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추자도에서 묘하게 제주와 전라도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음식 만큼은 전라도 손맛을 떠올리게 한다. 
추자도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 여행 중 잊지 못하는 추억을 손꼽으라면 민박집 백반을 손꼽는다. 일찍 문닫고 늦게 여는 섬 식당을 전전하기 보다 민박집에서 차려주는 아침, 점심, 저녁이 여행자에겐 오히려 편할 수도 있다. 숙박료에 식대를 더하여 계산하면 되고 식당이 열지 않는 시간에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기에 여행자에겐 일석이조인 셈. 
특히, 굴비와 참조기로 유명한 추자도의 밥상에는 생선과 해산물 인심이 후하다. 식당에서 먹는 정식보다 굴비를 더 많이 먹을 수도 있고, 1만원에서 2만원 정도만 추가하면 백반에 회를 더하여 먹을 수도 있다. 가을, 겨울철에는 주로 삼치를 즐기고 봄, 여름에는 돔 계열의 생선을 맛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추자도 민박집의 밥상을 잊지 못하여 이 곳을 다시 찾는다고 할 정도다. 여행에서 가장 강력한 기억은 냄새와 맛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추자도를 대표하는 문화인 민박집 밥상을 꼭 즐겨보도록 하자. 풍요로운 어류자원과 맛있는 음식은 추자도여행에 색을 덧칠해 준다. 

추자도 가는 방법 

추자도는 제주도와 완도, 해남에서 들어갈 수 있다. 쾌속선으로는 편도 1시간이 걸리며 크루즈 형태의 배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쾌속선은 제주도와 상추자간을 운영하는데 제주도에서는 이른 오전에 출발하고 상추자도에서는 오후 4시반에 출발한다. 아무래도 배의 크기가 작아 파도의 영향에 민감한 편이다. 규모가 큰 배는 제주도에서 오후 1시반 경 출발하고 하추자도에서는 오전 10시반에 출발한다. 
완도와 하추자도 사이를 운영하는 배는 쾌속선이 없다. 완도에서 매우 이른 시간에 출발한 배가 하추자도를 들러 제주도로 가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배가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고 여행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자료 제공 : 혜초여행, www.hye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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