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0:27 (화)
세자매의 반란… 구본성 부회장 해임 
세자매의 반란… 구본성 부회장 해임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1.07.05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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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구지은 시대 열었다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아워홈이 구지은 대표 시대를 맞았다. 구자학(91) 회장이 2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지은 신임 대표가 단독 이사로 선임됐다. 유력 후계자로 꼽힌 장남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재선임에 실패하며 사실상 해임됐다. 리치는 후계 구도를 둘러싼 아워홈의 ‘남매의 난’ 현상을 자세히 알아봤다.


지난 6월 4일. 아워홈 신규이사를 비롯한 이사회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규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신임 대표엔 구지은 대표가 올랐다. 구본성 부회장은 여동생의 공격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구지은 신임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도 이번 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아워홈의 이사 수는 기존 11명에서 32명으로 21명 늘었다. 신임 이사는 대부분 구 신임 대표 측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매간의 싸움은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의 여동생이 구지은 대표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는 아워홈 절반 이상인 5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장녀 미현 씨는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 오빠인 구 부회장의 편에 섰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최근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 신임대표는 선임 후 입장문을 통해 “과거 아워홈은 항상 바르고 공정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항상 한발 앞서가는 회사였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남매의 난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 구지은 신임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으며 후계 1순위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에 경영에 참여하면서 뒤로 밀려났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이후 구 신임 대표는 ‘사보텐’과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를 맡았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아왔지만, 2019년부터는 공급선을 신세계푸드로 변경하는 등 갈등이 심화됐다. 현재 캘리스코는 차녀인 구명진 대표가 맡고있다. 


일각에선 구본성 부회장이 또 다시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 부회장은 현재 아워홈 지분 38.56%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다만 운신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한 뒤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 6월 3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인 여론전 등을 펼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또 아워홈이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원 순손실을 기록하고, 이사 보수한도 초과 집행 논란이 빚어진 점도 구 부회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1심 선고는 물론 주주총회·이사회 결정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은 2000년 아워홈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후 21년 만에 전격 퇴임했다.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삼남인 구자학 회장이 1984년 설립한 식자재 공급기업이다. 2019년 기준 단체급식 시장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 신임 대표의 과제는 경영 정상화 함께 실적 회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아워홈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경영 쇄신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계희 기자

프로필
▲ 1967년생
- 서울대 경영학과 
- 미국 보스턴대학 Human Resource 석사 

▲ 주요 경력
-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 
- 아워홈 FD(외식)사업부장 
- 아워홈 글로벌유통사업부장 
- 아워홈 구매식재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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