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文대통령의 유엔 외교전···정전선언, 백신 외교로 전세계 주목
文대통령의 유엔 외교전···정전선언, 백신 외교로 전세계 주목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1.10.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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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전세계 홀린 BTS의 청년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임기말 마지막 대북구상을 밝힌 것이다.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도 이해관계가 달라 실현가능성에 의문부호가 제기됐지만 이후 북한이 정전선언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사도 밝히는 등 적극 화답하면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일대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문대통령과 여러 미국 일정을 함께 하며 전세계 주목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의 활약도 이번 미국 순방의 하이라이트다.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3박 5일간 문대통령의 미국 순방 성과와 BTS의 활약을 리치가 자세히 소개한다.

 

임기말 文대통령 남북관계 개선 올인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은 3년여 전인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이미 명문화돼 있다. 이후 ‘선(先)비핵화’를 내세운 미국과 충돌 끝에 표류하던 종전선언을 문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한반도문제 해결의 화두로 들고나온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한이 공존하는 ‘한반도모델’을 강조했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도 재차 요구했다. 문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대통령이 올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강조하며 남북공존의 ‘한반도모델’을 내세운 것도 종전선언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문대통령은 “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다”며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남북, 북미대화 재개도 촉구하고 나섰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 등을 역사적 성과로 언급한 문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이라며 “남북간, 북미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대통령은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하고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또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서로 포용하며 협력하는 ‘지구공동체 시대’가 탄생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전을 제시했다. 문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국가 간 상생과 포용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선진국과 개도국이 협력과 공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통한 포용적 회복과 기후위기 대응을 꼽았다. 문대통령은 “코백스에 2억 불을 공여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고,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한 축을 맡아 코로나 백신의 공평하고 빠른 보급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반영해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문대통령은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해 지속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임이사국은 10여개국이 활동하며 임기 2년으로 매년 5개국씩 교체된다. 한국은 지난 1996~1997년, 2013~2014년에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바 있다. 문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지난 2017년 취임후 5번째다. 지난해 화상으로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임기중 5년 내내 유엔총회에 참석한 첫 대통령이다. 취임후 첫 참석이었던 2017년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의 한반도 평화 비전을 강조했고 2018년에는 남북, 북미회담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집중했으며 2019년에는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등을 제안한바 있다.

 

文대통령 백신허브 구상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 백신 투자 유치, 해외 백신 지원, 백신 스와프 등 전방위 백신 외교에 나서며 백신허브 구상에 속도를 냈다.
9월 21일(현지시간) 문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백신협약 체결식에서 미국의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 싸이티바는 한국에 2022~2024년 52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 백신기업의 한국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싸이티바는 3년간 5250만달러 투자로 한국에 생산시설을 마련해 현재 공급난을 겪는 백신 원부자재 일회용 세포배양액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백신협력의 구체적 성과로 지난 8월 정부가 밝힌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게 됐다. 엠마뉴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은 그 어떤 시장보다 역동적이고 저희가 가치를 두고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한미 양국 백신기업간, 연구기관간 총 8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문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한 뒤 4개월 만에 달성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대통령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다음달중 베트남에 100만회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이 해외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COVAX AMC)에 올해와 내년 2억 달러 공여를 약속하는 등 재정 지원만 해왔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크게 오르며 올해 확보한 백신수급에 여유가 생긴데 따른 것으로 문대통령이 강조해온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란 취지에서다.

 

100만명이 지켜본 BTS의 유엔연설

유엔총회 무대를 가장 뜨겁게 달군건 방탄소년단(BTS)이었다. 지난 9월 21일 뉴욕타임즈는 ‘BTS가 유엔 무대 중심에 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BTS의 활약을 상세히 보도했다. BTS가 참석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는 전세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라이브로 지켜봤다.


실제로 BTS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글로벌 외교의 최고 무대인 유엔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의기투합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문대통령과 BTS는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 개회식에 나란히 참석해 각각 연설한데 이어 유엔측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고 ABC방송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BTS는 김정숙 여사와는 메트로폴리탄 한국관을 찾아 문화 외교사절 역할도 톡톡히 했다. 문대통령과 김여사는 이틀간의 뉴욕 공식 일정 12개중 1/3인 4개 일정을 BTS와 함께 한 셈이다.


SDG모멘트 개회식 연설에서 문대통령은 “빈곤과 불평등, 기후변화 같은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는 것은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세대를 존중하며 세대간 생각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야 한다”며 “미래는 미래세대의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단에 선 BTS는 미래세대의 이야기를 미래세대의 목소리로 전했다.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에 다시 유엔 무대에 선 것이다. 이번엔 대한민국 ‘문화특사’ 자격이다. RM은 “지금의 10대, 20대들을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부르는데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순 없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진은 “로스트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며 “변화에 겁먹기 보다는 웰컴이라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RM은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모든 선택은 엔딩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고 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연설 직후에는 BTS의 히트곡 ‘Permission to Dance’의 영상 퍼포먼스가 유엔총회장에 상영되며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문대통령은 SDG모멘트 개회식 직후 유엔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미래세대에 매우 중요하며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미래세대가 전적으로 고통을 짊어져야 한다”며 “미래세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BTS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한 것에 대해 “BTS는 코로나로 고통을 겪는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받은 사랑을 선한 영향력으로 돌려준다”며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더 활발한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TS 리더 RM은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해 “지금 세상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17개 목표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균형을 맞추고 모두가 공평한 혜택을 누리기 위한 공동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현재 세대이면서 앞으로 살날이 많은 미래세대”라며 “미래세대와 현 세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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