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로타리 봉사 철학과 빼닮은 삼부자의 봉사 DNA
로타리 봉사 철학과 빼닮은 삼부자의 봉사 DNA
  • 김은정 발행인
  • 승인 2021.11.30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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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우 로타리 서울지구 총재가 전하는 봉사와 삶
서창우 로타리 3650 서울지구 총재/한국 파파존스 회장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음하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 1905년 창립된 로타리는 전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봉사 네트워크로서 봉사와 나눔을 통해 보다 나은 공동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는 19개 지구에서 6만 60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한국 로타리를 대표하는 서울지구(3650지구) 총재로 지난 7월 서창우 회장이 취임했다. 한국파파존스 회장이기도 한 서 총재의 한 우물 피자인생과 부친과 동생까지 삼부자가 펼쳐온 로타리 봉사인생을 엿볼 수 있는 그와의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리치에서 송년호 커버스토리로 소개한다.



Q. 현재 파파존스 회장이신데 로타리와의 인연은?

A. 아버님께서 48년째 로타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서른 살 중반쯤에 ‘너도 로타리에 가입해라’ 하고 권유해서 1992년에 로타리와 인연을 맺게 되었죠. 최근에는 제 동생까지 아버님이 소속해 있는 남서울로타리클럽에 들어가서 삼부자 모두 로타리안이 되었어요. 아버님이 올해 94세이신데 지금도 48년째 현역으로 활동하고 계세요. 아마도 로타리 정신이 대를 이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념에서 저희에게 권유하셨던 거로 압니다. 저 역시 대를 이어줄 생각입니다.

Q. 3650지구 총재로 취임하셨는데 로타리 소개 자세히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로타리를 이끄실 큰 계획과 비전 제시도 부탁드립니다.

A. 로타리는 1905년 창립된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춘 민간봉사단체죠. 전 세계에는 524개 지구, 120만 회원이 속해있고, 우리나라엔 19개 지구, 6만6천여 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서울지구인 3650지구가 한국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진 94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로, 한국을 대표하는 종주 지구라고 부릅니다. 저는 3650지구 제61대 총재로 취임했고, 또 우리나라 19개 지구 총재협의회 회장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거리 두기를 잘 지켜야 하는 시기라서 현장에 나가 봉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아쉽습니다. 앞으로의 임기 동안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운영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첫째는, “Do More, Grow More”라는 기치로 연합봉사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로타리클럽과 지구는 물론이고 타 기관과 다른 단체 그리고 많은 기업과 연합봉사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 협력을 맺음으로 봉사에 더 큰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미래 세대에게 기회를 주고 함께하는 로타리가 되자는 것입니다. 로타리에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18세~30세 젊은 친구들이 모인 로타랙트클럽이 있습니다. 장차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 성장할 로타랙트 친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소통하고 그 친구들이 베풂을 배워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로 세계적인 봉사 활동에 어려움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현황은 어떠신지요.

A. 거리 두기로 모든 활동이 얼어붙어 있으니 우리 로타리도 거의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말할 수 있지요. 클럽들이 대부분 주 1회씩 주회를 하고 있는데 1년 넘는 시간 동안 전혀 모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클럽 주회는 물론이고 지구 모임과 회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해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도 아이티 지진구호 활동, 파키스탄 카리치시의 버려진 공원에 도시 숲 조성, 파키스탄 식수사업 등 해외 봉사사업과 서울지역 극빈층 안질환 환우 지원사업,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마스크 나눔, 코로나 시기에 맞는 적은 인원으로 봉사 가능한 로타리하우스 등 다방면으로 국내·외 봉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각 지구에서는 코로나-19 방역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우리 지구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영문 안내서를 제작해서 전 세계 로타리 국가에도 전달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동용 KF94 마스크도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등 코로나 퇴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봉사사업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Q. 어려운 위기를 맞은 현실에 기부와 봉사에 대해 좋은 방법이 있으시다면?

A. 로타리 봉사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서 같이 하는 것입니다. 로타리의 범세계적인 소아마비를 박멸하는 일(폴리오플러스), 이런 일은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백이십만 명이 수십 년간 힘을 합치고 23억 달러를 투입하니 완전박멸이란 기적 같은 봉사가 되는 거예요. 그 기적 같은 일에는 여러 사람의 힘과 기부금이 있어야 합니다. 로타리 기부방식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한 사람이 큰 기부를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의 작은 정성이 모여 큰 기부를 이루는 방식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1회에 1천 달러를 기부하는 PHF(로타리 창시자인 Paul Harris Fellow) 기부, 또 회원 한 분이 매년 100달러씩 기부하는 EREY(Every Rotarian Every Year)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Q. 총재가 되시면서 이루신 성과 실적 업적은 무엇인가요?

A. 우리 지구에서는 이번 회기에 서울지역 독거 노인 분들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로타리하우스를 중점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이 봉사 활동은 ‘독거 어르신 주거환경개선사업’이란 이름으로 4년 전 제가 3지역 대표 시절 처음으로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총재가 된 후 ‘로타리하우스’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해 임기가 시작된 올 7월에 로타리하우스 1, 2호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 큰 도시이지만 그 이면에는 독거 어르신들이 참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어요. 이것도 로타리안, 로타랙트와 기업의 합동 프로젝트이지요. 내년 6월까지 총 100가구를 수리할 계획입니다. 11월 말 기준으로 43가구 수리를 마쳤습니다. 홀로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새집을 보고는 꿈도 꾸어보지 않았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말씀하세요. 가서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청소와 수리를 하는 단 하루를 봉사한 것이지만 이분들에게는 앞으로 5년, 10년이 행복한 것이지요. 저는 이런 일이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여의도 성모병원과 함께 ‘서울지역 극빈층 안질환 환우 지원사업’을 우리 지구에서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 봉사사업에 한국의 다른 지구들과 일본, 대만에서도 기부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극 빈곤층 노인분들과 청소년,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안과 검진이나 수술, 안질환 관련 의료기기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 역시도 방금 말씀드린 것들처럼 함께 합동해서 하는 봉사이지요.
하지만, 민간봉사단체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가 회원 증강입니다. 로타리 역시 이런 과제를 안고 있고요. 로타리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봉사단체이고, 세계최대의 민간단체로 알려졌지만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구는 지금 디지털 시대에 맞춰 유튜브, 카카오톡과 같은 뉴미디어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시대에 더욱 강화된 인터넷의 활용으로 저도 회원들과 새로운 소통 방식인 “로타리에서 만나요”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로타리에는 각계의 리더들이 많이 포진해 있고 다양한 직군의 회원들이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분들을 중심으로 회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함께 봉사함으로써 친분을 쌓으면 더 나아가 기업과 기업 간의 협동 봉사, 협동 활동을 할 수 있죠. 또, 젊은 세대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로타랙트 청년들을 지구 임원으로 위촉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10개의 신생클럽 창립, 5개 이상의 로타랙트 청년 클럽 창립을 목표로 세웠고, 특히 여성회원 영입에 방점을 두고 회원 증강 500명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Q. 봉사단체이다 보니 남다른 보람도 많으실 텐데….

A. 로타리가 아니었더라면 저의 인생은 단순하고 편협한 생활에 그쳤을 거라고 봅니다. 로타리안으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저는 폭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었지요. 따라서 로타리란 한 사람의 인생에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인생 학교’와 같다고 생각해요. 로타리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들, 봉사의 소중한 경험과 시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성장시키는 것이죠. 로타리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삶까지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이 바로 봉사의 기적이고, 로타리의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젊은 MZ 세대부터 봉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총재님의 견해는요?

A. 기성세대가 젊은 친구들을 걱정하는 것은 지속했던 거 같아요. 그렇지만 그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였던 것이죠. 지금의 MZ세대에 대해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스페셜올림픽이나 바보의 나눔 재단 같은 데서 활동하면서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다들 바쁜 현대 사회에서도 본인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노력합니다. 로타랙트 클럽 친구들과도 오랫동안 교류했지만 역시 믿음직한 친구들이었어요. 비록 경쟁 사회에서 성장하다 보니까 스스로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대학에 들어가 스스로 봉사 동아리를 찾아서 문을 두드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MZ세대에 필요한 것은 교육이 기회입니다. 기회만 있다면 그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Q. 코로나19로 전 세계도 빈익빈 부익부의 국가 간의 차이, 우리나라도 빈부의 차이가 더욱 극대화되었습니다. 봉사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총재님의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시다시피 코로나 방역물자뿐만 아니라 백신 문제가 그런 점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나라마다, 계층별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물론 국가 차원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역시 자국 우선 정책에 치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 그래서 여러 NGO가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에 앞장서야 하죠. 우리 로타리는 이미 국내외 각국 지구와 지구가 협력해 방역용품과 백신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한국 파파존스 피자 회장으로 계시는데 회사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처음 아버님의 권유로 파파존스 피자 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기를 좋아해서 스테이크 사업을 할까도 했으나 다양한 이유들로 마음을 바꾸어 피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피자는 저희 세대에 접하기는 좀 어려웠고 젊은 층에는 인기 있는 메뉴였으나 지금은 피자가 전 국민 인기 있는 메뉴가 되었네요. 2003년 7월 서울 압구정에 1호점을 오픈했고 파파존스의 한국 매장은 아시아 최초였어요. 2021년 한국 진출 19년 만에 200호점을 개점했습니다.
파파존스 피자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오리지널 도우는 생산 라인에서 매장까지 냉동상태가 아닌 냉장상태로 배달 되며, 최상의 상태로 발효될 때까지 72시간 4℃에서 저온 숙성됩니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피자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에 저희 가맹점의 피자들은 레시피대로 실행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최대 프리미엄 치즈 제조사인 레프리노를 통해 공급되는 최상급 품질의 자연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고, 캘리포니아에서 토마토는 수확된 지 단 6시간 안에 캔 제품으로 가공된 고품질의 토마토소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각종 토핑의 야채들은 본사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시스템입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피자를 만들어 주변 보육원, 독거 노인들을 위한 기관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피자로의 나눔이 봉사로 이어지고 가맹점주들과 함께하는 피자 트럭(매직카) 봉사 활동들은 제 삶의 행복 중 하나입니다. 현재 친환경 소재로 모든 포장까지 완비하여 실천하고 있으며 배달에서의 오토바이까지 전기 오토바이를 검토 중입니다.

Q. 총재님께서 그림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유치원 때부터 그림 솜씨가 뛰어났던 것을 보니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이었어요. 1968년 제가 열한 살 때 멕시코올림픽이 열렸는데 초청을 받아서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 혼자 갈 수 없어서 어머니와 함께 LA를 거쳐서 멕시코까지 여행한 그 한 달간이 인생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의 해외 나들이여서 그랬을까요? 재주를 뽐내는 자리이고 그런 여행이었으니 저를 자랑스러워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에도 기뻤고, 그 상황도 기뻤습니다. 그때 제가 그린 그림은 어린아이가 그렸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작이었습니다. 가로 3m 세로 3m의 벽화를 열한 살밖에 안 된 아이가 어떻게 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경이로운 그림이었죠. 돌이켜보면 저는 화가로서의 운명을 타고난 듯싶었지만,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마친 뒤 아버지가 경영하셨던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지금은 한국파파존스 회사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삶도 운명 중 하나였겠지요.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노후에는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Q. 리치 독자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얼마 전까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즉 가진 자의 기부를 강조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부의 사회 환원’이란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화두도 ESG 경영이지 않습니까? 사회의 리더분들, 또 성공하신 기업인 모두가 생활 속의 기부를 실천하신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Q. 그 외에 홍보하시고자 하실 내용 자세히 부탁드립니다.

A. 로타리는 국제자선단체 평가기관에서 최고점을 받을 만큼 투명성, 효율성, 기부금의 순 목적 사용비율이 최고로 높은 단체입니다. 빌 게이츠 재단이 기부처를 찾았을 때 바로 우리 로타리에 주목하고, 지금까지 많은 소아마비 박멸기금을 국제로타리재단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로타리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봉사단체입니다. 각계에서 리더로 활동하는 분들께서 로타리클럽의 문을 두드려주셔서 베풂의 즐거움을 느끼시며 제2의 봉사 인생을 발견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30대 청년 시절 인연을 맺은 국제 로타리클럽에서의 봉사 활동이 지금은 큰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시각장애인 아동들의 축구 활동을 돕는 히딩크 재단 이사, 서울스페셜올림픽 회장, 국제 로타리 클럽 3650지구(서울) 총재직을 맡으며 많이 바빠졌지만, 봉사와 나눔이 큰 보람으로 느껴져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도 봉사로 삶의 변화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대담: 김은정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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