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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루젠(Dr. Loosen) 와인
닥터루젠(Dr. Loosen) 와인
  • 월간리치
  • 승인 2011.12.08 16:24
  • 호수 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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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로 빚은 포도주 한 병

단풍이 물들어 가고 포도수확이 거의 끝날 무렵인 10월의 마지막 주에 개최되는 독일 모젤지역 와인 품평회 겸 기자 초청간담회에 독일모젤와인협회 회장 초청으로 독일의 화이트 와인의 진주라는 모젤지역으로 가는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모젤 강을 따라 굽이치는 절경 속의 경사지는 온통 포도밭으로 장관을 이루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포도나무가지에 마지막 남은 포도송이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병풍 친 듯 한 포도밭 풍광

10일간의 일정 속에서 닥터 루젠 와이너리의 방문 일정이 빠져있어 매우 섭섭했는데 지인을 통해 겨우 귀국하는 날 오전에 방문하는 행운을 얻게 됐다. 중부 모젤의 베른카스텔의 언덕위에 폐허가 된 성터가 있는데 지금은 카페로 변모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프랑스 루이 14세 군대가 성을 폭파해 좋은 성을 잃게 한 것은 아쉽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모젤 강을 따라 약 8Km에 걸쳐 이어지는 포도밭은 병풍을 친 것 같은 풍광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베른카스텔의 아름다운 마을이 보이는 뒤편 언덕 중앙에 간이 오두막집이 보이고 그 밑으로 펼쳐지는 절벽이 닥터루젠 밭으로 검은색 점판암이 뜨거운 태양열을 받아 뿜어내는 열정이 함께 고스란히 포도밭에 응집되어 모젤지역 최고의 밭으로 추앙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매우 정교하며 약한 부싯돌 냄새를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닥터 루젠의 와이너리 명칭의 유래는 1980년 어니 루젠(Ernie Loosen)이 와이너리를 상속으로 승계 받으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어니 루젠의 아버지가 법학박사였기 때문에 와인 상표에 Dr.를 붙였다고 하며, 어머니는 쾰른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였다고 한다.
프림가문의 후에로 처음에는 매우 작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어니 루젠의 조부와 조모가 결혼하면서 포도밭을 유산으로 받은 것을 합쳐 규모를 키울 수가 있었다고 한다. 
모젤의 닥터 루젠의 소유주인 어니 루젠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괴짜 중의 괴짜라고 한다. 지금도 1년 동안 반은 해외에서 와인 마케팅을 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니 루젠은 부친이 계속 적자로 경영난을 겪게 될 때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다.
그러다 1988년 부친이 아들에게 와이너리 승계를 이야기 했을 때, 어니 루젠은 부모님에게 닥터 루젠의 모든 포도밭은 물론 경영권을 다 넘겨주지 않으면 승계를 하지 않고 그만 둘 것이라고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결국 부모님은 어니 루젠이 요구한데로 모든 것을 승계했지만 너무 화가 나서 포도밭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니 루젠은 모든 사람들이 포도수확을 하고 난 후에 남은 포도밭이 자신의 포도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와이너리를 승계한 어니 루젠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와인을 생산했다. 기존의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직원들은 모두 보내고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전공과 관계없이 직원을 고용했고 100년이 된 포도나무 수령을 생각하여 적은 양의 포도수확으로 최고급 와인을 양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포도를 한꺼번에 수확하는 것에서 벗어나 포도밭별로 포도가 익은 시기별로 선별해 다양한 포도수확을 했다.
또한 포도밭의 외대 포도나무 방법인 꼬르동 방법을 고수했다. 닥터루젠 와이너리는 6개 그랑크뤼 포도밭의 개성을 살려 매혹적인 레몬 향, 상쾌하고 기분 좋은 사과 향을 기본으로 미네랄이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포도밭과 포도의 개성을 살려 양조를 하고 있다. 어니 루젠은 1988년 와이너리를 승계한 첫해에는 아우스레제를 양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침 10시에 닥터 루젠 와이너리에 방문해 12시까지 10개의 리슬링 와인을 포도밭별로 다양하게 시음을 하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다. 매우 옅은 노란색부터 황금색까지 다양한 칼라와 드라이한 것부터 스위트한 와인까지 시음하면서 리슬링 와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붉은 점판암 포도밭, 검은 점판암의 포도밭, 점판암의 크기, 토양의 두께에 따라 와인 맛의 다양성을 주는 매력은 일품이었다.
Dr. Loosen Riesling Qualit?tswein 2010은 독일지역에서는 인기가 없어 잘 판매되지 않지만 미국시장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독일과 미국사람들의 입맛 차이를 알게 됐다.
이 와인은 닥터 로젠 와이너리가 소유하고 있는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생산하지 않고 있고 모젤지역의 포도 농가에서 100% 구입한 포도로 양조하는 것으로 잔당이 조금 느껴지며, 스타일이 확연히 들어나는 와인으로 은은한 꿀 향, 레몬 향, 사과향이 있으며 스위트한 맛과 산도가 절묘하게 조화가 되어 매우 기분이 좋은 와인이면서 가벼운 느낌을 주며, 바디가 약한 것이 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 와인은 생선과 잘 어울리며, 닭 가슴살고기, 돼지고기와도 절묘한 조화가 될 것이다.
 
절묘한 밸런스의 매력

그리고 ?rziger W?rzgarten Riesling Sp?lese 2010은 아시아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와인으로 우아하고 기품이 있으며 스위트한 향, 레몬향이 일품이며, 중간정도의 바디감, 당도와 산도 그리고 알코올의 절묘한 밸런스는 조용한 아침에 살며시 스며드는 미네랄과 철분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아시아의 음식 중 간장 소스를 넣은 요리와 스파이서가 있는 음식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또 하나를 소개하면 닥터 루젠 중 최고급 그랑크뤼 포도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양조한 Dr. Loosen Riesling Grdener Pr?lat Auslese 2010은 신선하고 아주 미묘하면서 섬세한 레몬 향, 꿀 향이 있으나 아직 풍부한 과일 향을 피우지 못하고 있어 시음하려면 5년 이상 숙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약간 스위트하며 산과 알코올을 느낄 수가 없는 것 독특한 맛은 당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스위트하지만 끈적거림이 없는 깨끗하고 고귀한 와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이 와인은 거위 간 요리에 적합하며 불고기 같은 단맛이 나는 한식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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