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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타격, 저소득층 보험료만 늘어
코로나 타격, 저소득층 보험료만 늘어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2.05.10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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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균 경상 보험료 지출 2년간 9.23%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민 소비는 줄었지만 보험료 지출은 늘어났다.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경상 보험료 지출은 지난 2년간 9.23% 늘었다. 리치에서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을 통해 가구 특성별 보험료 지출 변화를 자세히 알아본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가계의 보험료 지출은 소득 대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산업 기준의 보험료와 유사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인다.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경상 보험료 지출은 2019년 8만4000원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8만9000원, 9만2000원으로 2년간 9.23%(연평균 4.51%) 늘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7.27%(연평균 3.57%)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1.53%(연평균 0.76%) 증가해 소비침체가 심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계 처분가능소득에서의 보험료 비중은 2021년 2.53%를 기록해 2019년의 2.49%보다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소비지출에서의 비중은 2019년 3.43%에서 2021년 3.69%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 가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득보다 소비 위축이 심하게 나타났으나 보험료에 대한 지출은 그만큼 위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가구 특성별 보험료 지출 추이를 보면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나 전체 가구 보험료 지출 추이와는 다르게 그 특성에 따라 상당히 상반된 변화를 보였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저소득 계층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보험료가 소득과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하고 중산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소득 수준별로 볼 때 소득이 낮은 1·2분위에서는 전체 가구보다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모두 크게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은 1분위의 경우 2019년 2.94%에서 2021년 3.40%로 상승했다. 2분위는 같은 기간 2.78%에서 2.95%로 올랐다. 반면, 3·4분위 등 중산층은 2021년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의 비중은 모두 2019년 수준보다 각각 0.05%포인트(2.86→2.81%), 0.04%포인트(2.75→2.71%)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또 “공적 보조 등이 영향으로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이 중산층보다 높았음에도 보험료 지출은 더욱 많이 증가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2분위는 2019년보다 2021년 처분가능소득은 각각 15.70%, 9.8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보험료 지출은 각각 33.88%, 16.67% 증가했다. 3·4분위는 2019년 대비 2021년 처분가능소득은 각각 7.15%, 6.6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보험료 지출은 각각 5.30%, 5.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구주 연령별로는 대부분의 가계에서 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상승했지만, 가구주 연령이 39세 이하인 가계는 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모두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가구주 연령이 39세 이하인 가계는 2021년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이 2019년 대비 각각 0.14%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했다. 또 2021년 보험료 지출액은 가구주 연령 39세 이하 가계에서는 2019년 대비 1.06% 감소했으나 40대에서는 8.45%, 50대에서는 9.04%, 60대 이상에서는 23.99% 증가하는 대비를 보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2021년 기준)도 39세 이하 가계는 1.91%에 불과해 40대 2.74%, 50대 2.86%, 60대 2.5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거 형태별로는 자가가 2021년 처분가능소득 대비 보험료 비중은 2019년보다 변화가 없었으나 전세는 같은 기간 0.04%포인트, 월세는 0.29% 상승했다. 2021년 소비지출 대비 보험료 비중도 자가는 2019년 대비 0.19%포인트 상승해 전체 평균을 밑돌았으나 전세는 같은 기간 0.37%, 월세는 0.51% 상승했다. 월세와 전세, 자가 거주 가계의 보험료 지출액 증가율(2019~2021)은 각각 23.32%, 5.00%, 8.54%로 나타나 월세 거주자의 보험료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원은 “전체 가구는 코로나19 영향에도 처분가능소득에서의 보험료 지출 비중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지만, 가구 특성별로는 안정된 추이를 보이기보다 상호 큰 차이를 보이면서 변화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양호한 계층과 젊은 층의 보험료 지출이 둔화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보험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데 큰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울수록 자동차 보험 등 의무성 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갱신 보험료의 인상이 보험료 지출의 높은 증가율로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반면, 경제적 여건이 양호한 가계에서는 변액과 종신, 개인연금, 장기저축성 등 선택적인 성격의 보험에 대한 지출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보험료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위축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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