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주식보다 예금’ 은행에 돈 몰린다
‘주식보다 예금’ 은행에 돈 몰린다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2.07.07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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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금리 인상…‘안전 자산’ 선호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이 이어지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한몫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넣었던 자금을 빼고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옮기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 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주식을 매도해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5000여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의 여파로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주식 상당수를 손절매하고 남은 3000여만 원을 은행 계좌로 옮겼다. 김씨는 “계속된 경기 침체로 주식 시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어 안정적인 예금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 업계가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저축은행의 정기 예금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현재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만간 평균 금리가 연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5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75%다. 앞으로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한은의 기준 금리도 2.75~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도 잇따라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올렸다.

우선 우리은행은 22개의 정기계금과 16개의 적금 금리를 지난 5월 27일부터 최고 0.40%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의 비대면 전용 상품인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은 최고 연 2.80%에서 최고 연 3.1%로, ‘WON 예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50%로 올렸다. 적금은 비대면 전용 상품인 ‘WON 적금’이 최고 연 2.80%에서 최고 연 3.0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2.65%에서 최고 연 2.90%로 인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상품의 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했다”며 “서민들의 자산 형성에 보탬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5월 30일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36가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S드림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별 0.2~0.4%포인트 인상했고, 적립식 상품인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4.6%로 변경됐다. 서민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적립식 상품인 ‘신한 새희망 적금’ 금리는 0.3%포인트 인상돼 최고 연 5.0%가 적용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전체 예·적금 금리를 상품과 기간에 따라 0.1%~0.4%포인트 인상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 5월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상향했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과 ‘주거래하나 월 복리 적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95%에서 3.20%, 3년 만기 기준 최고 연 3.25%에서 3.50%로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중도해지를 해도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369 정기예금’ 1년제는 기본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최고 연 2.05%를 적용한다. NH농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거치식예금 금리는 0.25~0.3%포인트, 적립식예금 금리는 0.25~0.4%포인트 인상했다. 

이처럼 시중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 등으로 몰리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 5월 한 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20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5월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7768억 원이다. 이는 4월 말 660조6399억 원보다 2.9%(19조1369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미 연준의 금리인상 후폭풍으로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많은 주식보다 안전한 투자처인 은행으로 자금을 옮겨가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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