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 ‘자백’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 ‘자백’
  • 한겨레 기자
  • 승인 2022.09.28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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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함정에 빠졌다

 

유망한 IT기업의 대표지만 하루아침에 내연녀를 죽인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몰린 한 남자와 그의 무죄를 밝혀야만 하는 승률 100% 변호사,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사건의 조각을 맞춰가기 시작한다. 리치가 결백을 주장하는 ‘유민호’와 그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가는 ‘양신애’ 변호사의 대화가 이야기의 중심축인 영화 ‘자백’을 소개한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호텔로 간 ‘유민호’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쓰러진다.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있던 ‘김세희’가 죽어있고, 안에서 잠긴 방 안에서는 그와 ‘김세희’를 제외한 그 누구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순식간에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민호’, 결백을 주장하지만 모든 증거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살인 용의자로 낙인찍히고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몰린 ‘유민호’는 자신을 구해줄 유일한 사람, 변호사 ‘양신애’를 찾는다.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양신애’는 이번에도 이기는 싸움을 위해 ‘유민호’가 호텔로 걸어 들어가던 첫 순간부터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눈 내리는 깊은 산속의 별장에서 마주한 두 사람, 사건의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한다. 누명을 벗기 위해 호텔 룸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말하기 시작하는 ‘유민호’와 그의 진술에서 발견되는 허점을 메꿔가며 사건을 재구성해가는 ‘양신애’의 날 선 대화가 시종일관 날카로운 긴장감을 형성한다. 


모든 증거가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에서 ‘유민호’는 승률 최고의 변호사 ‘양신애’마저 쥐락펴락하며 상황을 주도하려 한다.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유능한 변호사 ‘양신애’는 ‘유민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기 위해 그의 심리를 이용하고 허를 찌르면서 그가 꺼내놓지 않는 진실을 끄집어낸다. 두 사람의 팽팽한 심리전과 숨 막히는 대화의 줄다리기는 ‘자백’의 결정적 관전 포인트다. ‘양신애’가 사건을 재구성해 나갈 때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큰 터닝 포인트를 던진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쌓여가는 대화 속에 관객들은 혼란에 빠지고, 새로운 이야기와 단서가 등장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마주한다. 


“이야기가 달라질 때마다 느껴지는 재미가 있다.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라고 설명한 윤종석 감독의 말처럼 ‘자백’은 새롭게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을 따라가는 재미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가 러닝 타임 내내 관객들을 몰아붙인다.  
소지섭은 유망한 사업가에서 하루아침에 살인 사건 용의자가 된 ‘유민호’로 나온다. 처음으로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소지섭에게 ‘유민호’는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소지섭은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절박하게 호소하고, 예민하게 사건을 되짚어나가는 날카로운 유민호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했다. 


김윤진은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냉철하고 유능한 변호사 ‘양신애’로 진면목을 발휘한다. “매 순간 놀라웠다. 왜 베테랑인지 알 수 있었다. 몰입감, 현장에서의 태도, 준비 과정 등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는 소지섭의 말에서도 그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김윤진은 “20여 년의 연기 인생 동안 촬영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연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힐 정도로 ‘양신애’ 캐릭터에 몰입했다. 


배우로서 탄탄한 내공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나나는 사건의 결정적인 키를 쥔 ‘김세희’로 분한다. 김윤진은 “이 친구 사고 치겠구나 싶었다. 작품 속에서 정말 빛이 난다”라고 감탄을 자아내 나나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게 했다. ‘유민호’의 진술에 따라 다양한 얼굴과 성격을 보여주는 ‘김세희’를 위해 나나는 같은 장소와 상황에서 완전히 상반되는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윤종석 감독은 나나를 향해 “좁은 공간 안에서도 여러 가지 상황의 연기를 몰입해서 해냈다. 첫 촬영부터 신뢰를 확 느꼈다”라며 극찬했다.


장르를 불문하고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최광일은 또 다른 사건을 파헤치는 ‘한영석’을 연기한다. 행간을 뛰어넘어 캐릭터를 완벽하게 흡수한 최광일은 스크린을 뚫고 관객에게까지 강렬한 서스펜스를 전한다. 김윤진이 “연기의 달인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할 최광일,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사건의 감춰진 인물로 극을 촘촘히 메운다. 영화는 10월 26일 개봉한다.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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