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7 10:16 (화)
한미 금리 역전, 금융 거쳐 실물까지 파급
한미 금리 역전, 금융 거쳐 실물까지 파급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2.11.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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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최적통화·재정·금융정책 도출 시급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내외금리차와 통화정책’ 주제 발표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금융학회가 지난 11월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대내외 금리차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최적 정책조합’을 주제로 공동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리치가 이날 포럼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날 포럼은 대내외 금리차가 환율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내외 금리차 등 대응을 위한 최적정책조합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참석자는 이인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이기영 한국금융학회장, 국민경제 자문회의 위원, 한국금융학회 회원 등 70여 명이다.


이인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기록적인 수준의 물가상승에 따른 미국 등 금리 인상으로 국가 간 금리 격차가 확대하면서 글로벌 자본이동 변동성 확대, 달러 강세 심화, 세계경기 둔화 등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면서 “우리 경제도 물가상승과 고환율이 지속하는 가운데 무역적자 발생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심화하고, 최근 회사채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부의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서는 “통화·재정·금융정책을 조화롭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최적정책조합’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과 금리 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되 시장과의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고, 재정정책은 재정 건전성 강화 기조에서 경기둔화에 대비해 취약계층 선별지원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또 “금융정책은 과감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시장안정을 도모하되 부동산·제2금융권·취약차주 등 리스크요인 점검이 중요하다”며 “통화·재정·금융정책이 일관된 방향성 하에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영 한국금융학회 회장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확장적이었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긴축적으로 전환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수출의존도와 에너지 수입 비중, 가계부채가 높은 한국경제의 최적 통화·재정·금융정책을 도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영국의 감세 정책이 일으킨 금융시장 혼란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 맞추어 경제정책이 조화를 이루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PF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유동성 문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했다.


원화 환율 저평가, 무역·투자 악영향

제1세션인 ‘대내외 금리차가 환율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발제자로 강삼모 동국대 교수가 나섰다.
‘금리차의 환율·금융시장 영향’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강 교수는 “우리 경제는 과거 위기 시(1997년·2008년 등) 대비 외환 보유고가 크게 늘었고, 대외 순자산이 확대했으며 국가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에 달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단기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 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이 늘어 재정정책 여력이 감소한 점 등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환율 변화에 대해서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강달러 현상 등에 따라 우리나라 환율도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구매력 평가설(PPP)과 에드워즈(Edwards)의 방법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현재 환율은 상당폭 저평가를 보이는 데 원화 환율이 저평가되면 물가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며 결국 무역과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환율 안정화 등을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등 대응에 신경 써나갈 필요성이 있다”면서 “외환 당국이 추진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1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왑 등이 단기적으로 환율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보다 환율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미국을 비롯해 국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가진 국가와 통화스왑을 확대하는 노력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내외 금리차의 실물경제 영향’을 발제했다. 박 실장은 “한미 간 금리 역전은 고물가에 대응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주요한 배경”이라며 “글로벌 고물가 상황은 공급망 병목·러시아전쟁·중국 코로나 봉쇄 등 공급자 측 요인과 코로나 위기 당시 주요국의 과도한 부양책 등 수요자 측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박 실장은 “이에 따라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고강도로 오랫동안 지속 중”이라고 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금융 부문에서는 ▲국내 금리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금융시장 불안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실물 부문에서는 ▲소비 둔화 ▲수출 부진 ▲자산시장 위축 ▲물가 변동성 확대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발생했던 사례를 제시하면서 “금리 역전은 금리·환율 등 금융 부문을 거쳐 실물 부문까지 파급되지만, 경제 여건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과거 금리 역전기보다 대외 순자산 확대 등 측면에서 개선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누적된 가계부채 등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제성장이 현재보다 둔화할 가능성은 다소 커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환·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정책 수단 마련해야”

두 번째 세션은 ‘대내외 금리차 등 대응을 위한 최적 정책조합’을 주제로 진행됐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내외금리차와 통화정책’ 주제 발표에서 “최근 미 금리 인상 국면에서 과거보다 내외금리 동조화가 강화됐다”며 “그 배경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라는 공통충격에 따라 물가와 외환·금융 경로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그는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원화 절하의 물가 전가 효과가 커질 수 있으며 외국인자금 유출과 원화 채권의 신용 프리미엄 확대 등을 통해 외환·금융시장이 동시에 악화(double drain)할 위험도 증가했다”면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으로 내외금리차 역전 폭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했다.


또 “국내 인플레이션과 민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긴축 강화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경기·물가·금융안정 간 상충관계뿐만 아니라 대외금융안정(환율)과 대내금융안정(금리) 간 상충관계도 심화했다”며 “최근 물가와 성장 리스크 외에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 위원은 “대내·대외 균형 유지를 위해 거시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동시에 외환 수급 여건 개선, 신용시장 수급 안정 등을 위한 미시적 정책도 병행하고 IMF와 BIS가 최근 발표한 경제정책 프레임워크 등을 참고해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가 대외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조합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축기조 지속, 국내 신용경색으로 전이돼 경기 부진이 우려되면 긴축기조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경제정책의 조합과 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로 나서 “대내외 경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통화·금융정책 등의 다양한 경제정책의 최적 조합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학에서 재정·통화·금융정책으로 대표되는 여러 정책을 어떤 틀에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재정정책은 여러 상품이 존재하는 경제 내의 자원배분의 변경을, 가격을 바꾸어 수량을 직접 이동해 수행하는 조세·정부지출로, 통화정책은 통화량이나 이자율의 조절을 통한 동태적 자원배분으로, 금융정책은 재화 간이나 시간 간이라기보다 상태 간의 자원배분에 대한 정책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러한 세 가지 정책의 구분이 명확히 되는 것이 적절한 정책조합의 기초”라고 했다.


김 교수는 수년간 미국 연준이 시행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의 사례를 소개하며 “미국 연준 등의 사례에 비추어 우리 정책당국도 시장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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