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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아멜리 & 샤를 스파 (Domaine Amélie& Charles Sparr)....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1
도메인 아멜리 & 샤를 스파 (Domaine Amélie& Charles Sparr)....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1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2.11.29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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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풍미, 강렬함을 더하다

 

무더운 여름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해외여행의 기회가 오자, 바로 프랑스 와인 투어를 나섰다. 국내에서 많이 마셔보고, 온 인류에 평화가 오기를 원하는 비둘기의 이끌려 알자스로 향했다.

아침을 일찍 먹고 설레는 마음으로 알자스 콜마에 있는 도메인 아멜리 & 샤를 스파를 찾았다. 오전 10시에 도착해 평화로운 동네에 돌담 위에는 야생 꽃들이 나를 반겨주었지만, 도메인 아멜리 & 샤를 스파의 간판은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았고, 피곤한 양조가는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10여 분 후에 샤를 스파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그는 바로 와인 양조장으로 안내하면서 와인을 만드는 열정, 노력에 관해 조용하면서 거침없이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2013년 양조가 출신인 아멜리와 샤를 스파 부부는 자기 고향인 알자스 콜마(Colmar) 남쪽 베톨샤임(Wettolsheim)에 두 사람의 이름을 딴 도메인 아멜리 & 샤를 스파(Domaine Amélie& Charles Sparr)을 창업했다.

샤를 스파는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양조학과 마케팅 연구 과정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에 있는 페르노드-리카르(Pernod-Ricard)에서 2년간 근무하고 알자스로 돌아와 가족 포도밭에서 일하면서 바이오다이내믹 농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2010년 샤를 스파는 와인 박람회에서 우연히 부인 아멜리(Amélie)를 만나 사랑을 키우며 결혼했고, 둘 다 유기농 와인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부친 피에르 스파(Pierre Sparr)의 조상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이민 왔다. 1634년부터 알자스에서 대대로 와인을 양조해온 존경받은 가문으로 샤를은 12대째 자손이다. 2007년 샤를 부친 피에르 스파(Pierre Sparr)는 알자스 지역의 베블렌하임(Beblenheim) 협동조합에 와이너리를 매각했지만, 가족이 소유한 12헥타르 포도밭은 삼촌과 사촌에게 분할했다.

샤를 스파는 어릴 때부터 와인 양조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16살 때 모은 돈으로 첫 포도밭을 구매했다. 2010년 아버지가 삼촌과 사촌에게 분할한 포도밭 중에 7헥타르를 샀다. 그중에 몇 세대를 걸쳐 피에르 스파 가문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남부 알자스 중심부의 최고 포도밭인 맘부르그(Mambourg)를 포함해 8헥타르의 그랑 크뤼 포도밭을 소유하게 된 것은 행운 중에서 행운이었다. 현재 최고의 포도밭이 있는 남부 알자스의 중심부에 18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했다.


부인인 아멜리(Amélie)의 가문은 비그로블레스 데 두 린(Vignobles des Deux Lunes)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었다. 1997년부터 유기농법, 2003년부터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포도밭을 관리하면서 유기농 와인으로 명성을 쌓았다.

아멜리와 샤를 스파 부부가 창업한 후에 모든 포도밭을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운영하면서 몇 년 동안 자신의 와인을 네고시앙에 판매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2017년 빈티지부터 전통적인 와인 양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포도 품종(리슬링·피노 그리·게뷔르츠트라미너·피노 누아·시라·피노 블랑·무스카트·피노 오세로아)로 만든 자신의 브랜드 와인을 병입하고 판매하면서 유기농 와인으로 점차 알려졌다.

 
그리고 유기농 오렌지 와인을 양조하면서 더욱 명성을 얻게 됐다. 현재 재배하는 포도 품종은 리슬링, 피노그리, 게뷔르츠트라미너다. 각각 약 20%씩 재배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피노누아 15%, 피노 블랑 15%, 무스카트와 피노 오세로아가 각 10%다.


특히, 프랑스 부르고뉴의 좋은 친구인 샤를 라쇼(Charles Lachaux)가 추구하는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전수받아 식물의 에너지를 차단하지 않기 위해 포도나무 덩굴을 분산하지 않으며 병충해 예방을 위해 포도나무 사이에 쐐기풀, 카모마일, 민들레, 말꼬리 등의 식물을 자라게 했다. 곰팡이 치료가 필요하면 구리와 유황을 사용했다. 모든 포도밭은 말을 사용해 쟁기질했다. 수확한 포도는 와이너리에 도착하기 전에 으깨지지 않도록 작은 통을 수작업으로 사용했다. 


와인의 발효 숙성 과정은 포도 품종, 포도밭, 수확한 시기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병입 때까지 유황을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와인은 젖산 발효를 거친다. 리슬링은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양조하지만, 나머지 포도 품종은 모두 오스트리아산 오크 배럴(225L 혹은 600L)에서 발효, 숙성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필자는 양조장을 모두 둘러본 후 8개의 다양한 와인을 시음했다. 시음한 와인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와인은 피노 누아 포도 품종 100%를 사용해 양조한 2018년 빈티지였다. 알자스 크랑크뤼급 포도밭 시골스하임(Sigolsheim) 언덕의 석회암 기반 토양에서 자란 수령 15년 포도나무에서 선별해 손 수확한 것으로 양조한 와인은 부르고뉴 그랑 크뤼 피노 누아 와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아멜리와 샤를 스파 부부의 와인 양조 철학을 생각하면서 와인 시음했는데 아름다운 옅은 체리 색에 아로마는 체리, 석류, 우드 스모크, 백악질 흙, 약간의 신선한 허브, 모란, 잘 익은 삼나무 향이 나타났다. 마셔보니 적절한 산도가 낮지만, 적당한 타닌과 바디감이 좋았으며 균형감이 매우 탁월했다. 입안에서 톡 쏘는 듯한 밝고 투명하면서 섬세한 풍미의 강렬한 느낌이 있었다. 균형 잡힌 여운이 긴 것이 매력적이었다. 음식과 조화는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양고기구이, 로스트비프, 파스타 등을 함께하면 와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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