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허리띠 졸라맨 카드사들
허리띠 졸라맨 카드사들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2.12.1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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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할부·마일리지 축소

 

카드 업계가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고객 혜택을 줄이고 있다. 특히 실적보다 높은 혜택을 주는 이른바 
‘혜자 카드’도 중단하고 있다. 각종 무이자 할부와 마일리지 제공도 축소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사용 빈도가 떨어지자 수익성을 이유로 단종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 수단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하된 가맹점수수료까지 더해 카드 혜택이 갈수록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KB국민카드도 ‘KB국민 주니어라이프 체크카드’와 ‘KB국민 차차차 체크카드’, ‘KB국민 아모레퍼시픽 체크카드’, ‘AK KB국민 체크카드’ 등 4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카드’의 중단은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장에서 5만 원 이상 제품을 사면 10~1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카드다.


지난 11월 18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가맹점 업종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조기 종료했다.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3개월로 축소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전문금융채권의 금리 상승과 최근 채권시장 경색으로 조달 비용이 는 탓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고정금리 상품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면 손실이 크다.


신한카드는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줄였다. 삼성카드도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에서 제공한 무이자할부 혜택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싱가포르항공과 제휴하고 제공했던 마일리지 전환 혜택도 내년부터 끝냈다. 비씨카드는 이용 금액 1500원당 1마일을 제공했던 법인 마일리지 카드 적립 기준을 3000원당 1마일로 올렸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각종 할부 혜택을 축소한 것은 시장 상황이 갈수록 악화한 탓이다.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오르고 강원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 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곳의 올해 상반기 말 국내 영업점 수는 182곳으로 전년 말보다 17곳이 줄었다. 영업점을 유지하는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영업점을 없애고 있다. 같은 기간 카드사 임직원 수도 1만2325명에서 1만2166명으로 159명 줄었다. 모집인도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 10월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8038명으로 전년 말보다 107명, 2019년보다 3344명 줄었다. 


한편, 올해 3분기 7개 전업카드사의 1~9월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186억 원으로 전년 2조1457억 원보다 3.4% 늘었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신용판매 부문에서의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해제로 소비가 늘어 카드 이용액이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됐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22년 3·4분기 카드 승인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7~9월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285조5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한 규모다. 카드 승인 건수는 67억7000만 건으로 11.6%나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한 카드사들의 카드채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 잔액은 약 17조8000억 원이다. 회사채 10조 원, CP와 단기사채 7조8000억 원 등이다. 


한신평은 “카드채의 74%가 2024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데 차환 과정에서 조달 비용 부담이 누적될 것”이라며 “대부분 2%의 발행금리를 가진 채권인 점을 고려하면 이자 비용 부담 증가가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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