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이재용 시대…진화한 삼성
이재용 시대…진화한 삼성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2.12.19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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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부산 등 방문, 현장경영 속도
회장 취임후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이재용 삼성 회장 (가운데)

 

회장 취임후 현장 경영을 확인하는 이재용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 27일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이다.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막을 열었다. 이 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른 직후 ‘사회와의 동행’을 약속했다. 
리치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날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행사 또는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고 이건희 회장 타계 2주기를 맞아 사내 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글을 통해 그룹 경영 비전을 밝혔다. 이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면서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면서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그나마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것은 여기 계신 경영진 여러분과 세계 각지에서 혼신을 다해 애쓰신 임직원 덕분”이라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습니다. 절박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서 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


이 회장은 “최근 사업장을 둘러보며 젊은 임직원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인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 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다.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회장 취임 첫 행보, 광주 ‘상생 현장’ 방문

이 회장은 회장 지난 10월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회사 ‘디케이(DK)’를 방문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철학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상생협력 현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 DK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함께 해 온 협력회사다. 1993년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DK는 1994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하며 생활가전사업부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의 철판 가공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DK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협력회사와의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DK는 매출 7억5000만 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2152억 원, 직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협력회사를 방문한 이 회장의 파격적인 취임 첫 행보는 앞으로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 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미래 동행’ 행보 철학 지속

이 회장은 광주지역 협력회사에 이어 지난 11월 8일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았다. 이번에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에 있는 중소기업의 제조 현장을 방문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미래 동행’ 행보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도금 업체인 동아플레이팅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은 삼성의 대표 CSR 프로그램 중 하나다.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해 대한민국 제조업 발전과 상생협력에 이바지하고 있다.


동아플레이팅은 전기아연 표면처리 전문 중소기업이다. 2018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았다. 동아플레이팅은 기존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등 제조 혁신을 통해 생산성은 37% 상승했고, 불량률은 77% 감소했다. 근무 환경도 대폭 개선해 청년들이 찾는 제조 현장으로 탈바꿈하며 동아플레이팅은 임직원 평균 연령은 32세에 불과하다.


‘도금’ 뿌리산업은 IT와 자동차, 조선 등 국가 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기초산업이지만, 근무 환경 등의 문제로 청년들의 외면을 받으며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도금은 힘든 3D 업종’이라는 편견을 깨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플레이팅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스마트공장 우수기업 표창을 받으며 삼성전자와의 상생협력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의 첫 출하식에 참석했다. 삼성전기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서버용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삼성전기의 서버용 FCBGA는 명함 크기만 한 기판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미세한 6만 개 이상의 단자를 구현해냈으며 1㎜ 이하 얇은 기판에 수동 소자를 내장하는 EPS(수동부품 내장 기술: Embedded Passive Substrate) 기술로 전력 소모를 50%로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고성능 산업·전장용 하이엔드 기판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7년 165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그동안 일본 등 해외 업체들이 주도해 온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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