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물가 5% 내외 2023년 상고하저.......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5% 내외 2023년 상고하저.......이창용 한은 총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2.12.30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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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중심 통화정책 운용”
이창용 한은 총재 

 

소비자물가가 2022년 1~11월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하며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연중 흐름을 보면 2022년 초 3%대에서 가파르게 높아져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5%대로 다소 둔화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연초 2%대 중반에서 11월 4%대 초중반으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했다. 
리치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통해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을 들어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20일 ‘2022년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 수준을 큰 폭으로 웃돌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우리 국민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책 대응이 없었다면 앞으로 국민경제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다소 진정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설명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는 1~11월 중 전년 동기 대비 5.1% 올랐다. 연간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중 흐름을 보면 연초 3%대 중반에서 7월 중 6.3%까지 가파르게 높아졌다가 이후 점차 둔화해 11월에는 5.0%로 낮아졌다.


이 총재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국제유가와 여름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던 농산물가격이 상당 폭 하락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구체적으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6월 중 전년 동월 대비 40% 가까이 상승했다가 11월 5.6% 상승에 그쳤으며 농산물 가격은 여름에 10% 넘게 올랐다가 11월 1년 전보다 2%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의 오름세는 2022년 초 2%대 중반에서 11월 4%대 초중반 수준으로 확대되며 최근까지 지속해서 높아졌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한층 높아진 데다 임금 상승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여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9월 중 상승률은 3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인 9.0%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외 성장·유가 흐름 등 불확실성 여전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2022년 초 2%대 중반에서 7월에는 4%대 중후반 수준까지 꾸준히 높아졌다가 최근에는 다소 낮아진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반면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 목표인 2% 부근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과 관련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해 2023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국내외 성장과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불확실성 요인들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여러 상방 리스크들이 남아 있어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며 “국제에너지 시장에는 OPEC+ 감산, 대러 제재 강화 등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다.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주어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고 봤다.


또 “2023년 중 전기요금 인상 폭은 그동안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당 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확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부연했다.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 가팔라질 수 있어”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우선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 폭 밑돌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 둔화 폭 확대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 측 하방 압력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는 성공 여부에 따라 물가 흐름에 상방과 하방 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다”면서 “방역 조치 완화가 성공적이면 중국경제 회복이 빨라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지만, 감염병 상황을 악화해 오히려 중국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에너지 가격 내림세가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또 “경기나 노동시장 상황 변화가 물가에 파급되는 양상도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 인플레이션이 낮았던 시기보다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관측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변화가 인플레이션 예측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면밀히 분석해 나가야겠다”며 “다만 2023년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 운용 개선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마쳤다”면서 “협의 결과, 앞으로는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와 차별화하는 한편 물가 상황을 국민에게 보다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애초 취지에 맞도록 진행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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