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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1명 소득보다  지출 많아 저축여력 0....하나금융경영연구소
10명 중 1명 소득보다  지출 많아 저축여력 0....하나금융경영연구소
  • 한계희 기자
  • 승인 2023.02.1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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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래은행 한 곳에 60% 이상 중요도 집중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금융 환경에 대처하는 금융소비자의 역동적 변화와 시의적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점검해 소비자 중심의 금융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을 발간했다. 
리치에서 자세히 다룬다.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은 금융소비자의 금융 생활 전반을 다룬 보고서다.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전반의 특징’과 ‘금융상품·채널·서비스 이용’, ‘금융 브랜드 인식’ 등을 포함한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연구소는 서울과 수도권,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고 본인 명의의 은행을 거래하는 만 20~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소비자는 거래하는 여러 은행 중 본인의 금융거래 규모와 빈도 등을 고려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한 곳을 ‘주거래은행’이라고 정의했다. 주거래은행 한 곳의 거래 중요도는 61.1%(거래 은행 총합 100%)로 금융 거래 시 심리적·물리적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또 거래 규모보다 ‘거래 기간과 이용 빈도’를 우선 고려해 주거래 여부를 판단했다. 이는 거래 규모·기여도에 기반을 둔 금융기관의 로열티 관리 기준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금융소비자가 앞으로 신규 금융기관과 거래를 시작할 의향은 51.6%, 기존 거래 기관을 이탈(중단·감소)할 의향은 54.0%로 신규·이탈 의향 모두 절반을 넘었다. 핀·빅테크는 단기적으로 1년 내 거래 의향이 높았지만, 전통 금융기관은 장기적으로 노후 자금 관리를 위한 거래 의향이 높았다.


금융기관과 거래를 강화하거나 이탈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온오프라인 채널의 이용 편리성’이었다. 특히 모바일·인터넷 채널의 이용 편리성은 거래 강화에, 영업점 이용의 불편함은 거래 이탈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소비자 10명 중 3명 
‘재정 목표 없어’

월평균 가구소득(489만 원)의 86%
(421만 원)는 매월 고정된 소비·보험·대출 상환·저축납입 등으로 이중 여윳돈은 68만 원에 그쳤다. 고정 저축·투자금과 잉여(여윳돈)를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저축 여력은 소득의 30.9% 수준인 150만 원 정도였다. 금융소비자의 절반가량(45%)은 저축 여력이 소득의 30%를 밑돌았다. 특히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 저축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올해의 재정·경제적 목표를 묻는 말에 금융소비자들의 17.9%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13.4%는 재정 목표가 없다고 했다. 이러한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저축 여력이 부족해 미래를 대비할만한 여유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됐다.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7명, 10% 이상 손실

금융소비자 10명 중 8명이 가상화폐 투자를 경험했거나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확인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관한 관심은 ‘수익률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투자 중단 이유로 ‘수익률 하락’이 가장 높게 응답해 기대와 현실 간의 큰 차이를 보였다. 투자 경험자의 71.1%는 누적 수익률이 –10% 이상 손실로 +10% 이상 수익자보다 2.7배 더 많았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지식은 2.6%가 ‘잘 앎’, 17.6%가 ‘약간 앎’라고 응답해 관심보다 지식수준은 낮았다. 투자 경험자조차 ‘잘 앎’의 응답이 4.3%에 그쳐 체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아닌 ‘묻지마 투자’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10명 중 8명 금융거래 시 ‘모바일 앱’ 이용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과 무관하게 금융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 채널은 ‘모바일 앱’이었다. 최근 6개월 내 은행 모바일 앱 이용자는 82.1%로 지점 이용자보다 2.2배 많았다. 특히 지점 이용자의 66.2%가 분기 1회로 가끔 방문하는 것에 비해 모바일 앱 이용자의 84.0%는 주 1회 이상 매우 빈번하게 접속해 이용 빈도에도 차이를 보였다.
반면 대면 채널 이용자는 지점 방문이 필수적인 업무 처리뿐 아니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거래’, ‘추가 혜택 기대’ 때문에 지점을 방문한다고 응답해 대면 채널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인식했다. 또 ‘안심, 신뢰의 심리적 의존’은 베이비부머세대뿐만 아니라 Z세대에서도 높은 응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금융기관 이미지 ‘안정·안전·정직’ 최우선

금융소비자는 금융기관이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으로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재무적 안정성’과 ‘정직·신뢰’의 이미지를 갖추는 것이라고 인식했다. 이어 ‘상품의 우수성’과 ‘채널의 이용 편리성’ 등 금융기관 고유의 기능적 측면을 중시했다. 상대적으로 베이비부머는 ‘사회공헌 및 고객 관계’, Z세대는 기관의 ‘대중성(인지)과 재미 요소’를 더 중시하는 편이었다.
상품 가입 경험과 관련해서는 ‘상품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 소요가 긴 점’(34.6%)에 불만이 많았다. 또 ‘어려운 상품 용어’(26.4%), ‘새로운 상품·투자정보의 안내 부족’(25.9%) 등 정보 전달과 관련한 불만이 컸다. 베이비부머와 X세대는 ‘상품가입 절차’에, MZ세대는 ‘정보 전달 및 용어 이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채널과 관련해서는 ‘영업점이나 콜센터 이용 시간의 제한’(28.1%)에 대한 불편이 컸다. ‘영업점의 감소’(21.7%)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베이비부머와 X세대에서 높은 편이었다.


금융소비자 역동성 이해하고 맞춤 제안 필요

금융소비자는 모바일 금융에 빠르게 적응하며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핀·빅테크 거래는 이미 전 세대에서 보편화됐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출시 6개월 만에 50%가 경험할 만큼 빠르게 확산했다.
금융소비자가 금융기관을 신규로 거래할 의향 또는 이탈할 의향 역시 각각 과반으로 금융거래의 역동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금융상품의 운용 계획은 신중할 수밖에 없어 중립적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금융 여건에 따라 민첩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간 경계가 없는 치열한 경쟁 여건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금융소비자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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