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통화정책 전달 언론 역할 중요”....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통화정책 전달 언론 역할 중요”....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3.04.06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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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박기영 금통위 위원 모습

 

최연소 금통위 위원으로 활약하다가 오는 4월 20일로 임기를 마치는 박기영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3월 17일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 주제로 금통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리치에서는 한은에서의 얼마남지 않은 박위원의 간담회 현장을 리얼하게 소개해본다. 

박기영 금통위원은 이날 “최근 들어 점차 활발해지는 중앙은행의 대중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언론을 매개로 이루어지므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 보도 내용은 경제적 의사결정과 밀접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소통방식에 영향을 받는 만큼 통화정책 효과 측면에서 우리나라 사정에 적합한 소통 전략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위원은 “중앙은행 소통은 거시적 불확실성을 낮추고 가계와 기업의 경제 인식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효과적인 소통 전략을 연구한 결과들도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과거 ‘네버 익스플레인(never explain)’의 입장을 견지했다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적극적 소통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일반 대중과의 소통은 최근에서야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 ▲소통은 통화정책 효과(effectiveness) 제고 ▲독립기관으로서의 민주적 책임성(accountability) ▲정책에 대한 이해를 통한 신뢰(credibility) 축적 차원에서 당연히 필요하지만, 효과적으로 소통하려면 적절한 정보의 양과 전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대중에게 소화하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할 때 오히려 중앙은행 신뢰성과 정책효과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전망모형의 가정과 복잡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한 전망 수치만 제시하다가 틀렸을 때 중앙은행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일반 대중과의 소통에는 대상에 따라 차별화된 중앙은행의 층화된 소통(layered communication) 노력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중앙은행의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미디어(방송·신문)의 비중이 압도적이므로 언론의 중개 기능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또 “일반 대중은 합리적 무관심(rational inattention)의 문제가 있어 중앙은행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며 교육 수준과 소득, 연령, 성별 등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층화된 소통 노력의 사례를 살펴보면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 리포트(Inflation report)에 비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고등학생 수준)의 서술을 추가한 결과,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reach) 정책 이해도(penetration)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은행도 시장참여자, 전문가를 넘어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연차 보고서 인포그래픽, 주요 현안을 쉽게 설명하는 블로그 신설 등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상대적으로 어려운 통화정책 의사록의 가독성이 과거보다 향상된 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제주체는 대체로 언론 기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므로 정책효과의 파급 측면에서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중앙은행이 대중과 시장참여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 통화정책 충격(monetarypolicy surprise)은 금리 변화에 따른 순수한 통화충격과 정보충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이용해 금통위 직전과 직후의 언론 논조 변화(tonenews )를 수치화하고 분석한 결과, 언론 논조 변화는 기준금리 변화와 다른 움직임과 분포를 보였으며 모든 만기의 수익률 변화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박 위원은 “즉 언론 논조 변화는 예상치 못한 통화정책 결정인지 여부와 현재 경제 상태에 대한 정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지침(forward guidance)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언론이 민간의 경제 인식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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