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쾨니히 요한(Koenig Johann)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독일 와인의 자존심 ‘
쾨니히 요한(Koenig Johann)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독일 와인의 자존심 ‘
  • 월간리치
  • 승인 2012.01.08 15:11
  • 호수 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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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피곤한 몸을 챙길 사이도 없이 모젤의 강을 거슬러 자르로 향했다. 모젤 강이 굽이치는 도로 옆에는 경사진 포도밭에 다 수확하고 남은 포도나무들이 노란색으로 장관을 이루고, 높지 않은 야산들이 함께 어울려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독일에서 와인의 진주는 당연히 ‘모젤- 자르- 루버’ 지역의 와인을 손꼽는다. 독일에서 가장 미세하고 투명하며 매혹적인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고 안개 속에 묻혀있는 모젤 강과 경사진 산언덕의 포도밭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하면서 무릉도원에서 산책을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와인 생산 최적화된 ‘자르’

아침 안개가 아름다운 포도밭을 온몸으로 휘감고 서서히 풀어주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황홀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모젤지역 중에 자르(Saar)는 모젤 강의 작은 지류로서 모젤보다 날씨가 더 춥고 바람에도 노출이 심한 떼루아로 매우 고급스럽고 대단히 엄격한 스타일로 산이 강조되고 장기 숙성이 가능한 지역이다.
자르는 독일 와인의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는 동전의 양면 같은 와인산지로 유명하다. 독일의 와인이 당도를 통해 스위트와인 시대를 열었다면 지금은 드라이한 와인으로 탈바꿈해 승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자르는 조용한 농촌마을로 사방이 트인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고 햇볕을 잘 받은 남향 비탈밭들이 강을 향해 가파르게 내려가는 것을 보면 와인의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면적이 750ha로  매우 적은 와인생산을 하고 있지만 와인의 품질은 누구나 인정해주고 있는 이유가 토양이 거의 석판으로 되어 있어 사과처럼 상쾌하고 상큼하며, 벌꿀 향과 강철 느낌의 여운을 주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오전에 다른 와이너리를 경험하고 오후에 약 1시간 30분이 걸려 자르지역의 작은 마을인 콘쯔-필쩬(Konz-Filzen)에 도착했다. 모젤와인협회장을 오래 동안 하시면서 모젤와인을 세계적인 와인으로 명성을 가져오게 한 아놀드 슈미트 (Adolf Schmitt)의 따님이 운영하는 쾨니히 요한(Koenig Johann) 와이너리로 최근에 시작했지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와인 메이커는 슈미트 회장의 따님인 안드레아(Andrea)와 사위인 미하엘 슈누어-슈미트(Michael Schnur-Schmitt)로 직접 와인을 만들고 있었다. 슈미트 회장님과 따님 그리고 사위가 무척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으며, 포도밭에서 아주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하고 있었다. 마침 모젤지역에 유럽언론인들이 모젤 와인취재를 나온 터라 리슬링처럼 우아하고 친절하고 스위트한 모젤와인 퀸도 만날 수 있었다. 모젤 강이 굽이쳐 흐르는 것이 한눈에 들어오고 탐스럽게 익은 리슬링 포도를 따보면서 1년 뒤에 와인으로 세상의 빛을 볼 포도의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이 ‘쾨니히 요한 (K?nig Johann)’ 와이너리의 전신은 모젤와인협회 회장님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 아돌프 슈미트(Adolf Schmitt)로 수 십년 동안 와인을 생산해 왔다. 2004년에 슈미트 회장의 딸과 사위가 물려받아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장 큰 전환점은 2005년에 제리히(Serrig)에 있는 쾨니히 요한베르그(Koenig Johannberg) 포도밭을 구입하면서 개성 있는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2006년에 새롭게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잿빛 점판암과 사암이 혼합되어 있고, 일조 조건이 좋으며, 포도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어 서로 그늘로 가리지 않고 품질 높은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2009년에 와이너리를 현대식으로 대폭 개조해서 새로운 셀러와 압착공간을 만들었고, 2011년 공식적으로 쾨니히 요한 (K?nig Johann)으로 이름으로 명명했다. 이러한 투자와 품질에 대한 노력으로 2011년 함부르크 와인살롱에서 Newcomer of the Year로 뽑혔으며, 각종 와인가이드에서 등장하는 등 서서히 떠오르는 와이너리로 인정을 받고 있다.
포도를 수확해 파쇄하고 난 후에 1-2일정도 스킨 컨택(skin contack)한 후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와인의 바디와 산 그리고 품질을 개선하고 있었다. 저녁 햇살이 넘어가는 와이너리 베란다에 앉아서 12종의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와인의 품질과 맛이 뛰어 났다.

화려하고 개성있는 맛

12개의 와인이 꽃 향과 꿀 향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가운데 날카로운 산도로 너무 호화스럽고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와인이 균형과 깊이의 조화가 절대로 물리지 않은 스위트와인과 드라이한 와인들이 나를 압도했다.   
그 중에 흠밍버드 리슬링 클라식 2009(Hummingbird Riesling Classic 2009) 와인은 매우 개성이 있고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와인병 라벨에 독일에 서식하는 꿀 새를 그려서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데 어느 날 독일의 유명한 화가가 이 와이너리를 방문해 이 와인을 마시고 너무 감탄을 하면서 느낌으로 꿀 새를 그려주었다고 한다.
리슬링 포도품종을 파쇄해 자연적으로 2일 동안 스킨 컨텍하고 자연발효를 시킨 것으로 노란 황금색을 띄고 있으며, 신선하고 가벼운 향과 레몬 향 그리고 꽃 향이 일품이며, 깊은 산도가 입맛을 돋우면서 스위트한 맛과 철분이 강하게 느껴지는 여운을 경험했다.
또한 균형이 아주 완벽하게 잡히고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기대한 만큼 여운이 길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음식과의 조화는 생선회 그리고 석화, 굴 등과 마시는 좋고 노릇한 삼겹살과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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