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평균 323억 원  슈퍼리치를 파헤치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평균 323억 원  슈퍼리치를 파헤치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최상훈 기자
  • 승인 2023.04.3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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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금융자산 중 현·예금 비중 2배↑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지난 2년간 새로 창출된 부의 63%를 상위 1%의 슈퍼리치가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슈퍼리치의 자산 관리 비결은 무엇인지, 일반 부자나 일반 대중과는 
어떤 점이 달라 ‘슈퍼’가 됐는지 리치에서 알아본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슈퍼리치는 부동산을 포함해 최소 290억 원을 보유해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실제로는 그보다 많은 323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반 부자는 최소 128억 원은 보유해야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자산은 약 60억 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슈퍼리치의 자산구성은 금융 자산 50%, 부동산 48%, 기타 회원권·귀금속·예술품 등이 2%로 2021년보다 금융 자산 비중은 늘었고 부동산은 감소했다.


금융 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보면 약 60%(94억 원)가 현·예금이며 16%는 주식이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비율은 8대 2로, 해외 주식 보유 비중이 일반 부자를 포함한 비교그룹 중 가장 높았다. 펀드·신탁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비중이 줄었고, 채권의 비중은 3%에서 7%로 늘었다. 가상화폐는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앞으로도 NFT(대체불가토큰)나 희소 중고 물품, 음원 등에는 투자 의향이 없다는 의견이 90%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슈퍼리치 기업 경영자가 다수

슈퍼리치의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고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 원이다. 이중 재산소득의 비중이 39%(약 5억 원)로 가장 컸다. 일반 부자는 연 소득 중 근로소득(37%)의 비중이 재산소득(22%)보다 높아 슈퍼리치와는 차이를 보였다. 슈퍼리치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은 저축(57%)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소비가 59%, 저축이 38%인 일반 부자보다 저축 여력이 월등히 높았다. 
슈퍼리치는 언제, 어떻게 돈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인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부모의 교육이나 가정의 분위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고 응답한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다. 일반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와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보유자)은 ‘자녀 출산이나 부모 부양 등 가족에 대한 책임 의식 때문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의견이 각각 43%, 55%로 1순위를 차지해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부’를 접한 슈퍼리치와 차이를 보였다.


슈퍼리치의 자산관리

지난해 슈퍼리치가 보유한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예금 비중의 증가였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보다 슈퍼리치의 현·예금 비중은 2배 이상 늘었고, 주식의 비중은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슈퍼리치를 제외한 나머지 일반 부자와 대중 부유층, 일반 대중 그룹의 현·예금 보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위기 뒤에 오는 잠재적 부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슈퍼리치의 의지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또 지난해 대중부유층의 38%, 일반 부자의 64%, 슈퍼리치의 73%가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자산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외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의 비중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화 자산을 유형별로 보면 슈퍼리치는 2021년 대비 외화 현금(63→73%), 해외주식(30→43%), 채권(10→17%) 투자를 확대했다. 


지난해 슈퍼리치의 70%는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10% 이상의 고수익을 달성한 슈퍼리치도 15%에 달했다. 일반 부자의 66%, 대중 부유층 57%도 플러스 수익을 확보했으나 투자의 고수는 슈퍼리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익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 자산은 예금(34%), 채권(20%), 펀드·신탁(17%) 순이었다.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친 자산은 주식(51%), 펀드·신탁(22%), 가상 자산·채권(7%) 순이었다. 슈퍼리치의 약 60%는 올해 5~10%의 기대수익률로 투자할 계획이다. 2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슈퍼리치도 15%를 웃돌았다.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는 주식(29%)을 꼽았으며 부동산(27%)과 예금(15%)이 뒤를 이었다.


현금 일부는 외화로 보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다. 국제 거래의 기본이 되는 달러는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간주하며 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 대중 부유층의 38%, 일반 부자의 64%, 슈퍼리치의 73%가 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 자산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외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의 비중은 소폭 감소했는데 외화 자산 중 현금을 보유한 사람이 늘고 예금을 보유한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보아 지난해 킹달러 환차익을 실현한 슈퍼리치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슈퍼리치의 선호도가 높았던 외화 자산은 현금(73%), 예금(57%), 주식(43%) 순이다. 


부동산 매입, 빌딩→대형 아파트 순 

올해 부동산을 매입할 계획이 있는 슈퍼리치의 절반 이상은 빌딩(50억 원 이상)을, 다음으로 40평형 이상의 대형 아파트를 고려했다. 이는 그동안 거래 경험이 있었던 부동산 가운데 슈퍼리치의 자산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동산 순위와 일치한다. 대형 아파트는 실제 주택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인 금리 인상과 무관한 시장으로 지난해에도 현금 부자의 수요로 인해 신고가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2019년 11월 이후 단 한 번의 하락 없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투자 자산으로는 미술품을 선호했다. 설문 결과 슈퍼리치의 약 41%가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부자(23%)나 대중부유층(14%)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미술품도 외화 자산과 마찬가지로 자산 규모에 비례해 보유자 비율이 증가했다. 슈퍼리치가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의 총가격은 1억 원 이상의 구간에 41%로 집중돼 있고, 슈퍼리치 2명 가운데 1명은 앞으로도 미술품을 추가로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등 안전 자산 비중 확대 

지난해 말 기준 부자의 총자산 평균은 약 72억 원이다. 이중 부동산 자산이 약 39억7000만 원으로 총자산의 55%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 볼 때 금융자산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약화하면서 부동산 자산이 5억 원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부자는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으로 부동산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부자가 부동산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존’(36%),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우수’(32%) 등으로 확인됐다. 
국내 부자는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 집단 내에서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 원 미만 보유자)이나 대중부유층에 비해 부동산 거래 경험이 더 많다. 특히 70대 부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부동산 매매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수 횟수 9.7회, 매도 횟수 5.2회로 다른 연령대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들은 다른 연령대와 대비해 부동산 투자 시 ‘임대수익 창출’의 장점을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는 근로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노년기에 아파트 또는 빌딩을 임대해 고정 수입을 확보하기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부자의 80%가 올해 실물경기는 안 좋아질 것이며 부동산 가격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이후가 돼야 회복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자가 보유한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변화를 보였다. 부자는 경기침체를 예상하면서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을 옮겼다. 지난해보다 보유자산 중 주식 비중이 27%에서 16%로 감소했고 채권(3→6%)과 예금(28→35%)의 비중이 증가했다.


부자 MBTI는 TJ형·슈퍼리치 ‘ESTJ’형

한국인은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현실주의자’로 묘사되는 ‘ISTJ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자의 자산 규모별 성격 유형에는 다른 특징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자산이 많을수록 I(내향적)나 S(감각형) 비율이 낮아지고, T(이성적), J(계획적) 성향의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슈퍼리치 집단에서는 ‘ESTJ’형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의 비율은 8.5%에 불과하지만, 슈퍼리치 중에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형이었다.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다수의 은행 PB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 


부자의 직업별 MBTI를 살펴보면 의료, 법조계 전문직은 ‘ISTJ’(42%)형, 부동산 임대업자는 ‘INTJ’(23%)형이 특히 높았다. 주부는 ‘수호자’, ‘조력가’로 묘사되는 ‘ISFJ’형이 다른 직업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까지 모든 위기 속에는 부의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읽어낸 사람들이 뉴리치, 슈퍼리치가 됐다”며 “2007년부터 15년 이상 위기 속 부자의 자산관리 행태를 분석해 온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가 부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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