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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톤 와이너리(Greystone Winery)....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6
그레이스톤 와이너리(Greystone Winery)....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166
  • 고재윤 교수
  • 승인 2023.04.3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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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와인산업 정상에 오르다

 

뉴질랜드 와인 투어를 다녀온 후에 들려오는 뉴스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뉴질랜드는 2월 초 강한 태풍과 폭우로 일부 와인 산지가 큰 피해를 봤다. 잘 익은 포도 수확의 계절에 와이너리, 포도밭이 침수된 모습에 빠른 복구를 기도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와인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레이스톤 와이너리의 셀러 도어(Greystone Cellar Door)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Pairing)이었다. 긴 점심 식사와 함께 4가지 메뉴 코스별로 각각 제공되는 와인은 환상적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셰프 카메론 우드하우스(Cameron Woodhouse)는 뉴질랜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로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정도를 가니 북 캔터버리(North Canterbury)의 와이파라 밸리(Waipara Valley)에 그레이스톤 와이너리가 나타났다. 최근 디캔터(Decanter) 잡지에서 뉴질랜드 최고의 생산자 중 하나로 선정된 그레이스톤 와이너리는 100%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와인에 관한 자부심이 매우 강했다.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소유주인 피터 토마스(Peter Thomas)가 직접 나와 우리의 일행을 반가이 맞았다. 큰 키에 미남인 피터 토마스 얼굴에서 느껴지는 환한 웃음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와 일행을 포도밭으로 인솔하며 포도밭 떼루아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피터 토마스는 호주의 전설적인 와인, 펜폴드에서 양조가로 일했다. 잠시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미국 와인 양조일을 했다. 2000년 미국인 부인 데삐에(Debbie)와 함께 와이파라 밸리(Waipara Valley)의 오미히 언덕(Omihi Hills)에 있는 오래된 양 농장에서 마법 같은 땅을 발견하고, 고향인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오미히 언덕에 솟아오른 화석과 석회암층이 혼합된 토양을 발견하고, 고대 해저에 와이너리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브랜드명도 토양에서 따왔다. 2004년 33헥타르에 포도나무를 정성껏 심었다. 2014년 일반적인 포도 재배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2016년 ‘뉴질랜드 유기농 와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와이너리로 선정되면서 뉴질랜드 전역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유기농 와인 생산자가 됐다. 그레이스톤 와이너리는 2007년 첫 빈티지 이후 국제적인 와인 품평회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2017년 디캔터(Decanter) 잡지가 선정한 ‘Top 20 New Zealand Wineries’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수석 와인 메이커인 돔 맥스웰(Dom Maxwell)은 그레이스톤 와인스 창립 일원으로 시작했다. 2012년 돔 맥스웰은 ‘올해의 뉴질랜드 와인스테이트 와인 메이커’로 선정됐고, 2018년 ‘Gourmet Traveler WINE’ 잡지에서 ‘올해의 뉴질랜드 와인 메이커’로 뽑혀 뉴질랜드에서 최고의 양조가로 이름을 올렸다.


피터 토마스는 “그레이스톤 와인스가 불과 몇 년 만에 뉴질랜드 와인산업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고대 바다가 융기해 만든 화석 석회암 토양과 떼루아,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와인에 담은 양조가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수석 와인 메이커인 돔 맥스웰은 “그레이스톤의 서늘한 기후, 석회암 경사면의 환경은 우리에게 프랑스 부르고뉴(Burgundy)의 최고급 와인에 필적하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떼루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피터 토마스는 뉴질랜드 와인산지 떼루아의 극한 제한을 뛰어넘었고, 특히 소비뇽 블랑뿐만 아니라 샤르도네, 피노 누아 와인으로 뉴질랜드 와인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피터 토마스는 4륜 자동차를 준비한 후에 일행을 차에 태웠다. 15분 정도 더 넓은 포도밭을 거쳐 작은 산에 올라가 자신의 포도밭을 가리키면서 포도밭 떼루아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오미히 언덕(Omihi Hills)에 내려가 화석이 들어 있는 석회암을 나에게 보여 주었다. 석회암에는 조개, 생선 등이 화석으로 고스란히 남아있어 고대의 해저를 보는 느낌이었다. 포도밭의 특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좋은 교과서이며 최고급 피노 누아, 샤르도네 와인을 만드는 이유를 쉽게 이해가 됐다.

      
필자는 점심 식사 중에 5종류의 와인을 페어링했는데 뉴질랜드 와인을 넘어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등도 좋았지만,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와인은 쇠고기 스테이크와 함께 제공된 그레이스톤 올가닉 피노 누아 2018(Greystone, Organic Pinot Noir·2018)이었다. 밝은 체리 색을 띠며 아로마는 레드 베리, 체리, 레드커런트, 바닐라, 허브, 스파이시 등이 올라온다. 마셔보면 입안에 가득한 체리, 레드 베리의 풍미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균형감이 탁월하다. 음식과 조화는 로스트 비프,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양고기, 피자 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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