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MMF 자금 RRP로 쏠림 심화, 시중 유동성 축소 유발
MMF 자금 RRP로 쏠림 심화, 시중 유동성 축소 유발
  • 이욱호 기자
  • 승인 2023.05.0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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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 ,주식시장 부정적 환경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으로 늘어난 머니마켓펀(MMF) 자금이 역레포(RRP)에 집중되면서 
시장의 유동성 환경을 위축시킬 수 있어 우려되고 있다. 리치에서 자세히 알아본다.

지난 4월 18일 미국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부채 한도 상향을 위한 요구조건을 다시 공개적으로 밝혔다. 연방정부 지출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조건에서 부채한도는 한시적으로 1년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조건 없는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상·하원 다수당을 양당이 나누고 있어 협상에 진전은 없다.


올해 1월부 미국 정부부채는 31조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향된 부채한도(31조4000억 달러)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다른 금융시장 반응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1년물 기준 100bp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표물인 5년물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시기 수준에 근접하며 우려를 키웠다.


부채한도가 새로 설정되기 전까지 재무부는 남은 현금잔고와 비상조치를 활용할 수 있는데 모두 소진하는 시점을 ‘X-date’라고 한다. 이때까지 의회는 부채한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 부채한도에 도달한 1월 이후 미국 재무부 현금잔고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0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재무부 잔고는 4월 들어 866억 달러까지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저조한 세수로 재무부 현금잔고 소진 시기를 6월로 보았다.


4월 들어 단기물 금리 사이에 변동성이 나타난 것도 부채한도 협상, X-date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4월 18일 기준 미 국채 1개월물은 전월 말 대비 82bp 하락했지만, 3개월은 38bp 상승하며 6월물(19bp), 12개월물(20bp)보다 금리상승이 나타났다. 단기물 사이 선호도 차이는 응찰률에서도 나타났다. 연초 이후 미 국채 1개월물 응찰률은 높아졌지만, 3개월물 응찰률은 부진했다.


미 국채 3개월물의 금리 상승 폭이 큰 이유를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보는 시각이 있다. 3개월물 응찰률이 떨어지는 것은 예상되는 X-date가 3개월물 만기 이전에 포함됐다. 부채한도 협상 가능성이 낮아지며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3개월물 수요를 줄이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1개월물 수요로 쏠렸다는 것이다.


단기채를 거래하는 주체 중에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MMF가 있다. MMF는 주로 단기물 채권 혹은 역레포 거래를 한다. 역레포 거래는 시중은행이 연준에게 자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거래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역레포 금리가 오르고 QT로 단기물 채권발행이 줄어 이자매력이 떨어지면서 역레포 잔액이 늘었다.

부채한도 협상에 따른 우려로 단기채 수요가 감소하면 이런 추세는 강화될 공산이 크다. 특히 2011년 부채협상 시 이자 비용 조절을 위해 단기채 중심으로 발행을 줄였던 것을 고려하면 MMF 입장에서 역레포 대비 단기채 투자 매력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MMF의 역레포 잔액 확대가 은행 지준 감소해 시중 유동성을 축소시킨다는 점이다. MMF가 보유국채를 줄이고 역레포 거래를 확대하면 은행의 예금 감소로 이어져 지준금이 줄어든다. MMF가 역레포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자금이 금융 시스템 내에서 예금·채권거래로 이어져 은행 부문으로 이전되며 유동성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MMF 자체가 당분간 커질 것을 고려하면 MMF 자금 수요가 RRP로 쏠리는 것은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뉴욕 연은의 4월 3일자 보고서를 보면 은행 예금보다 MMF가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긴축 사이드에서 MMF에 대한 예금보다 MMF 매력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또 EFFR이 1%p 상승하면 2년간 평균 MMF AUM이 6% 증가한다고 봤다. EFFR이 1%p 증가하면 앞으로 2년간 MMF AUM이 15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 미 MMF AUM이 증가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본다면 부채한도 협상 기간을 통과하면서 늘어난 MMF 자금이 RRP에 집중되면서 시장의 유동성 환경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미 국채 3개월물 중심으로 변동성이 나타났으나 X-date 근접 시 현재 단기물 중 수요 여력 남아있는 1개월물에 대한 수요 추가로 하락하면서 MMF 자금의 RRP 집중이 이어질 여지가 있다.

주식 시장 관점에서는 당분간 유동성 관점에서 부정적 환경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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