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하반기 IT 경기 부진 완화”..... 한국은행
“하반기 IT 경기 부진 완화”..... 한국은행
  • 이성범 기자
  • 승인 2023.05.04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 아직은

 

중국이 장기간의 봉쇄 조치 이후 리오프닝을 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리치가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보고서를 자세히 소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오프닝 이후 중국 경제는 서비스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대외 파급영향을 보여주는 수출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1~2월 중 중국의 소비는 외식 서비스, 화장품, 의류 등 대면 활동과 관련된 부문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증가 전환했다. 다만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리오프닝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투자는 정부의 지원 확대에 힘입어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재정지원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교통, 통신 등 공공인프라와 IT, 의료기기 등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가 특히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감소 폭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수출은 올해 1~2월 중 부진했지만, 3월 중 크게 반등하면서 1분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 전환했다. 올해 3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늘어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교역상대국별로는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이 많이 늘어나며 수출 개선을 주도했지만, 미국과 유로지역 등 선진국의 수요 부진은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전자·기계(IT제외), 자동차 등 비IT 부문이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IT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수입은 1~2월 중 많이 감소했다가 3월 들어 석탄 등 원자재가 늘어나며 감소 폭이 축소했다. 산업생산은 간헐적 봉쇄 조치로 인한 생산 차질이 올해 들어 해소됐음에도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韓 대중 수출 부진 지속·수입은 반등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4월 중국 봉쇄 조치 이후 급격히 둔화했으나 최근 리오프닝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IT 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중에도 –39.6%로 감소 폭이 확대했다. 비IT 부문은 지난해 4월 중국 봉쇄 조치 이후부터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4분기 중 –22.3%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9.1%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다. 특히 춘절 이후인 2~3월 중에는 경기민감 품목인 기계‧철강 등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반면 대중 수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하다가 최근 원자재 수입이 늘면서 수출보다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가공단계별로 보면 자본재는 반도체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중 –11.3%로 감소 전환했으나 원자재는 지난해 연중 +21.6%로 큰 폭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들어서도 +19.4%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원자재는 특히 2~3월 중 +23.6%로 증가세가 확대했다. 이는 이차전지 생산을 위한 화공품 등이 많이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다.


이에 따라 대중 무역수지는 리오프닝 이후에도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1분기 중에는 적자 폭이 크게 확대했다. 비IT 부문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IT 부문도 적자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화공품 흑자가 큰 폭 축소되고 철강과 기계류 등의 적자 폭은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78억5000만 달러로 확대했다.


보고서는 “리오프닝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더디게 늘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의 빠른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리오프닝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미진한 것은 중국 정부가 아직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한‧중 간 항공편 등 관광 인프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부터의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체 방한 관광객 수는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는 크게 늘고 있어 여행수지가 지난해보다 악화했다. 실제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 4분기 중 24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중 3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무엇보다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다”며 “리오프닝 이후 수입 의존도가 낮은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감소하면서 관련 최종재와 중간재 수입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IT 비중이 높은 나라들은 중국 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포인트 높아질 때는 성장률이 평균 0.13%포인트 개선됐으나 서비스 위주로 높아질 때는 평균 0.09%포인트 개선에 그쳐 파급효과가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요국의 수출 흐름을 보아도 일본은 2022년 4월 이후 11개월 연속, 대만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8개월 연속 대중 수출이 감소하는 등 IT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공통으로 대중 수출 감소 폭이 확대했다”고 했다.


中 제조업 재고 높은 수준, 리오프닝 파급효과 지연


중국 내 제조업 재고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점도 리오프닝의 파급효과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말 이후 재고 증가세가 둔화하고 올해 들어서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글로벌 수요 약화 등으로 IT 부문 등을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여전히 과거 추세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중간재 수입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같은 구조적 요인은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산업고도화를 위해 지속해서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수입수요가 기조적으로 약화하고 있다.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인 데다 자국 제품의 품질 향상과 애국소비(궈차오) 운동으로 자국산 소비재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것도 수입수요 부진 요인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보고서는 불변시장점유율(constant market share: CMS) 분석을 통해 이러한 요인들의 기여를 살펴본 결과, 최근 우리 대중 수출 감소에는 중국의 수입수요 위축이라는 공통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리오프닝 이전인 지난해 4~12월과 올해 1~2월 사이 대중 수출 감소 가운데 중국 측 수요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비중은 60% 수준에 달했으며 중국의 수입구조 변화와 우리 수출경쟁력 약화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앞으로 대중 수출은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 경기 부진 완화,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먼저 중국의 내수 회복세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중국의 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계, 철강 등 비IT 부문에서 회복이 먼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T 부문 수출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여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인데 시장에서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등으로 하반기 이후 IT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 시점 및 속도와 더불어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이 대중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상존해 있다. 중국 관광객의 회복 속도도 서비스업 업황, 여행수지 등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범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