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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만 한다는 ‘KP물’이 뭐지? “헐값에 나오는 우량 채권을 노려라”
부자들만 한다는 ‘KP물’이 뭐지? “헐값에 나오는 우량 채권을 노려라”
  • 월간리치
  • 승인 2012.02.11 16:22
  • 호수 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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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 PB센터에는 ‘KP물’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상품은 높은 투자원금이 필요해 소위 말하는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KP물에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외화표시채권이라고 불리는 이 상품은 간단히 말해 한국 기업이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에서는 강남에서 유행 하는 ‘KP물’의 정의와 올바른 투자법에 대해 알아봤다.

‘P물’이라고 불리는 외화표시채권은 정부나 은행 혹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다. ‘외화표시’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외화로 발행된 채권으로 쉽게 말해 국내 기업이나 정부, 은행 혹은 기업이 외화로 발행한 채권이다. 


대형 기업이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

외화표시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나 신용도가 높은 기업이 발행한 것인 만큼 돈을 떼일 위험의 정도가 적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원리금과 이자가 모두 외화로 지급되므로 환율에 따라 환차익 또는 환차손을 얻을 수도 있다.
외화표시채권은 또 코리아 페이퍼(Korean Paper)라고도 불린다. 이 용어를 줄여 쉽게 ‘KP물’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KP물은 한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에서 발행하는 해외주식 전환사채(CB), 외국의 예탁기관이 해외 현지에서 증권을 발행 유통시킬 수 있는 주식예탁증서(DR), 기업어음(CP),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포함하며 전문적으로 한국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해외의 각종 펀드들도 포함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에는 KP물 역시 위기의 시기를 맞았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이와 관련한 상품이 고위험 채권으로 분류되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2년에는 코리안페이퍼의 24%를, 2003년에는 26.2%를 내국인이 구입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수요는 줄어든 반면 금리 인하에 따른 운용 수익률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계 외화증권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주로 해외에서 발행되는 KP물은 대외 변수로 시장이 출렁이고 투자심리가 위축됐을 때 과도한 우려로 헐값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우량기업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경우 싸게 나온다.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기에 KP물을 사들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익이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KP물을 발행하는 회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KP물 발행 기업은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하이닉스다.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는 이러한 기업이 ‘리스크’가 큰 기업이라는 인식이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은 절대 망할 수 없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 PB센터장은 이와 관련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하이닉스 등이 해외에서 발행한 KP물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채권 이자가 정기예금보다 연 2% 이상 높고 채권가격이 급락한 상황이라 향후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현재 업계에서 설정된 KP물 사모펀드는 20여 개 정도다. 지난해 9월경에는 유진자산운용의 KP사모17과 동양자산운용의 KIS로얄KP사모1 등이 새로 설정됐으며 설정액은 각각 62억 원, 20억 원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증권, 대우증권 등이 지금까지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KP물 사모펀드는 2300억 원에 달한다.
KP물은 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채권의 거래 단위가 보통 100만 달러(11억 원) 이상이어서 개인 투자자의 최소 투자금액을 5000만 원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대 수익 높은 만큼 리스크도 있어

KP물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찾아온 글로벌 주식 폭락장 때 히트를 쳤다. 당시는 유럽이나 미국 금융기관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채권을 많이 내다 팔고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KP물은 채권이기 때문에 중간에 팔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해도 확정된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우리은행·신한은행·하이닉스 채권의 경우 연 금리가 6~7%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만기일이 2037년 5월2일인 우리은행(후순위채)의 경우 연금리가 6.21%다. 2017년 6월27일이 만기일인 하이닉스는 연금리가 7.88%이며 2036년 9월 20일이 만기일인 신한은행(후순위채)은 6.82%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은 주의해야할 점도 있다. 특히 투자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 소득세를 내야 한다. 판매사가 정해놓은 목표수익률(보통 7~8%)에 도달하기 전에 팔게 되면 2%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하지만 투자금액이 큰 만큼 여윳돈이 아니라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 2~3월 중 KP물 가격이 또 급락할 가능성이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해외 금융기관들이 추가로 내놓을 매물은 많지 않고 싼값에 사려고 대기하는 수요는 많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져도 가격이 작년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투자가 쉽지 않은 ‘KP물’에 대해 좀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3월 출시를 목표로 KP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준비 중에 있기 때문이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시장에 국내 은행주들을 중심으로 싸게 나오는 KP물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최대 100% 투자하는 채권형 공모펀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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