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자산가들이 증권사로 돌아오고 있다. 작년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급락하자 증권사 발길을 뚝 끊었던 그들이다. 하지만 올 들어 비교적 안정적인 ‘사모형 ELS’으로 회귀하는 분위기다.
실제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액자산가들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대우증권, 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쏠렸다. 이들 증권사에 1억 원 이상 자금을 맡긴 고객수가 3월말 기준 22만9266명이다.
손실 만회 기회 확보 가능
거액자산가들이 이처럼 ‘사모형 ELS’에 꽂힌 이유는 기초자산과 만기기간을 입맛대로 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사모형 ELS는 50명 미만을 모집해 발행하며 기초자산과 만기기간 등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수수료도 공모형 보다 낮은 편에 속한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공모형에 비해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모 ELS는 만기 때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손실을 떠 앉을 수밖에 없지만 사모ELS의 경우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형 ELS 설정은 지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만드는 경우는 물론이고 1인 단독으로 ELS를 설계·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투자성향에 따라 보수적인 경우엔 코스피200지수·항셍지수(HSCEI)·S&P500 등에 투자하는 지수형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사모형 ELS의 경우 50명 미만으로 구성돼 적합한 지수대에 신속한 상품을 맞춰 생산할 수 있다”며 “상품구조 또한 투자자가 원하는 형태로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거액자산가들의 투자방식은 어떨까. 증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적극적인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수형에 비해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수수료 감안 ‘잊지마!’
일부 거액자산가는 지수 대비 하락률이 큰 종목을 찾아 발 빠르게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면서 하방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하지만 위험도 상존한다. 사모로 설정하는 종목형 ELS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대신 고위험 상품에 속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자산포트폴리오와 투자성향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ELS는 고위험 상품에 속하며 특히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손실 가능성이 높다”면서 “작년 판매한 ELS 중 37개의 ELS는 손실 상환되기도 했고 일부 ELS는 손실 폭이 3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원금 보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것은 아니다”며 “3년간 투자한 뒤 원금만 받았다는 것은 물가상승률과 기대이자를 고려하면 오히려 손실을 본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ELS에 부과되는 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ELS도 대략 1%의 판매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조기상환과 재가입을 반복하다보면 수수료 비용이 상당히 늘어난다”고 당부했다.이처럼 인기가 급상승 중인 ELS를 고를 때 기초자산이 안정적인 국내 대형 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