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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켄 와인 37 ‘소장가치 있는 와인으로 유명세’
질리켄 와인 37 ‘소장가치 있는 와인으로 유명세’
  • 월간리치
  • 승인 2012.08.10 14:01
  • 호수 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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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7월, 한국을 떠나와 독일의 모젤지역에 속해있는 아르에 위치한 질리켄 와이너리를 찾았다. 모젤이 어머니 품안처럼 포근하다면 아르(Saar)는 가정교육을 잘 받은 정숙하고 세련된 숙녀 같은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명성을 갖고 있어 호기심이 유발했다. 또한 독일 화이트 와인에서 최고의 쌍두마차라면 누구도 부인하지 않은 최고의 와인이 에곤뮐러(Egon Mueller)와 질리켄 와인이다. 특히 2007년 소장가치가 있는 와인 10선에 질리켄의 아이스와인이 선정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아침 11시경에 질리켄 와이너리에 도착하자 입구에 CEO인 Hanno Ziliken이 직접 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와이너리는 외부수리를 하느라 분주했지만 내부는 아주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 대조적이었다.

오랜 경험으로 포도 개성 살려

이 와이너리는 1742년에 설립됐으며 오늘날 질리켄 와인의 명성을 얻게 한 사람은 독일의 고급 산림 공무원이었던 Forstmeister Ferdinand Geltz-Zilliken(1851~1925)라고 한다. 
100년 전 독일 VDP(독일 최고의 와인양조장의 모임으로 5000여 개 양조장 중 150개 정도가 회원, 독수리 모양의 로고를 사용)의 창립 멤버로서 활약했으며 보다 좋은 와인품질을 위해 공헌을 많이 했다고 한다.
1972년에 손자 Hanno Zilliken씨가 인수를 받고 전통적인 와인 양조방법을 고수하면서 품질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현재는 딸인 Dorothee Zilliken이 함께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인철학은 ‘와인메이커 조건보다 좋은 와인을 양조하는 것에는 쉬운 조건이 없다. 포도밭에서의 떼루아를 잘 이해하고 오랜 경험을 통해 포도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주어진 환경(점판암, 급경사 등)을 겸허히 수용하며 열정을 갖고 일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유산으로 남긴다’라고 하면서 ‘포도밭을 잘 가꾸어 잘 익은 포도만을 잘 선별한 후 정성을 다해 와인을 양조하면 입안에서 나비 같은 춤추는 듯한 중력 있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질리켄 와인은 자연의 섭리를 가장 잘 표현한 개성이 있는 와인이면서 포도밭의 잠재력을 그대로 살리고 있으며, 와이너리 지하 3층에 자연 친화적인 저장조건(습도, 온도)을 갖춘 셀러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와인의 품질을 위해 해마다 한정적으로 5헥타르 정도에서 포도를 수확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생산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질리켄 와인은 100% 리슬링으로 다양한 와인을 양조하고 있다.
그중 13개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모두 개성이 다르고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중 인상이 깊었던 와인 세 가지를 소개하면 첫째, 2011 Zilliken Reisling Butterfly로 그랑 크뤼 밭에서 포도를 선별해 수확한 후 다음해 8월까지 숙성시켜 병입한 와인으로 와인의 색상이 매우 밝고 진하며 풍부한 과일향, 꿀향, 레몬향이 압도적이었으며 미네랄이 풍부하고 땅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점판암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며 여운도 길고 밸런스도 탁월했다.
마치 입안에서 와인이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음식과의 조화는 거위간 요리 혹은 생선요리, 햄 요리 등과 환상적인 궁합을 가질 수가 있다.

풍부한 과일향 입안에 맴돌아

둘째, 2011 Saarburger Rausch Reisling Spatlese로 라우쉬(Rausch)그랑 크뤼 밭에서 포도를 선별해 늦 수확한 후 숙성시켜 병입한 와인으로 와인의 색상이 매우 밝고 진하며 풍부한 열대 과일향, 망고, 파인애플, 꿀 향이 매우 섬세하면서 천천히 피어올랐다.
마시는 순간 입안에서 청량감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었으며, 미네랄이 풍부하고 아주 적당한 산도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됐다. 이 와인도 첫 번째 소개한 와인처럼 와인이 입안에서 붙지 않고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음식과의 조화는 오리고기, 닭고기 등과 환상적인 궁합을 가질 수가 있다.
셋째, 계획에도 없던 올드 빈티지(1995, 1993, 1990) 와인을 시음하게 했는데 그중에서도 1990 Saarburger Rausch Reisling Auslese는 환상적이고 압도적이었다.
와인색깔은 깊은 황금색을 띠고 있었으며, 아주 정제되면서 잘 익은 열대 과일향, 레몬향, 마말 레이드향, 꿀향이 일품이었으며 아주 스위트하면서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우아한 것이 실크 같았다.
약간 주석산이 있었고 바디가 약해진 느낌을 받았지만 오랜 세월을 통해 숙성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음식과의 조화는 거위간, 흰색 육류고기 등과 환상적인 궁합을 가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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