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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원회 민병두 의원(민주통합당)
정무위원회 민병두 의원(민주통합당)
  • 월간리치
  • 승인 2012.11.11 18:07
  • 호수 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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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민주통합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이 미처 챙기지 못했거나 덮고 넘어가려던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며 눈길을 끌었다. 산업은행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 수입차 시장의 폭리 담합, 예금보험기금 재원 문제,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자 문제 등을 지적하며 그 대안을 제시했다. 리치에선 민 의원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Q. 이번 국감에서 “산은이 민영화할 것처럼 다이렉트뱅킹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지만 공공기관에서 해제돼 그 혜택만 받고 정책적 지위를 누리는 모순된 성격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하셨는데 그 배경은.
A. 산업은행은 2012년 1월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민영화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강만수 산업금융지주회사 회장은 2012년 7월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현안 질의 과정에서 민영화를 동의하지 않으며 민영화를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산업금융지주회사는 공공기관으로 ‘원상회복’하는 것이 맞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4조와 6조에 근거하면, 공공기관을 해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Q. 이번 국감에서 “지난 2월 수입차 시장의 폭리 담합에 대해 조사 의지를 밝힌 공정위가 서면조사만 벌인 뒤 현장조사를 누락했다. 카르텔 전담 부서가 투입돼 신속하게 담합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A. 외제 수입 자동차는 최근 몇 년간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주범이다. 그래서 외제 수입차의 담합-폭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서민들의 민생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수입차는 완성차를 기준으로 약 40% 정도의 가격 거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부품을 기준으로 본다면 5~6배 정도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는 담합-폭리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Q.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0% 이하인 저축은행의 5000만 원 이하 예금액이 10조 원, 예금자가 61만여 명에 달하는데 특별계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것 아니냐”며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과 추가 부실이 예상되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예금보험기금 재원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대안은.
A. 2011년 이후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은 모두 20개이다. 예금보험공사는 5000만 원 이하 예금자를 보호하고 있는데 영업 정지된 20개 저축은행에 대해 사용된 기금 규모만 17조 원이다. 문제는 이러한 17조원의 재원마련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지난 18대 국회에서 2011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예금보험공사는 현재 은행, 종금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는 예금보험료에 대해 칸막이를 해제하는 ‘공동(특별)계정’을 만들어서 재원을 조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공적자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집권여당임과 동시에 원내 다수당이었던 당시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됐다. 문제는 당시 ‘넉넉한’ 기금규모로 생각해서 마련했던 15조 원의 기금규모가 이미 초과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적자분만 17조 원이다. 게다가 ‘추가 부실 우려’가 있는 BIS 0% 미만(=자본잠식상태)에 있는 저축은행을 감안하면 공동(특별)계정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해답은 사실 하나밖에 없다. 바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Q. 이번 국감에서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셨는데 그 실태는.
A. 국민권익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최근 4년간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자의 유형 중에서 ‘부정부패형’이 85%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부패형은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금품·향응 등 수수 ▲예산의 목적 외 사용 ▲알선·청탁·이권개입 등을 위반하는 경우였다. 반면 징계현황을 보면 주의경고, 훈계 등의 매우 가벼운 경징계가 중심이었다.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유형의 행동강령 위반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다.

Q. 정치적 소신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A. ‘말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것’. 정치란 무엇인지에 대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 말이다. 지난 2008년 총선의 투표율은 채 50%가 되지 않는 48% 정도였다. 이는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라는 사람의 견해에 따르면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대안의 선택지’가 그만큼 부족했기 때문에 투표 거부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거꾸로 ‘정치’가 그만큼 서민들에게 대안의 선택지를 제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것’은 정치의 핵심적인 본령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항상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노력하는 것. 힘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사회에서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리치 독자들에게 한 말씀.
A.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 사회는 시장, 경쟁, 금융자유화, 규제완화 등의 주장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좋은 시장’은 ‘좋은 정치’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좋은 정치가 이뤄져야 좋은 시장제도를 가질 수 있고 채권자-채무자, 공급자-소비자가 서로 수평적 관계를 맺는 ‘좋은 금융제도’ 역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리치 독자들께서 ‘좋은 정치’를 위해 관심 있게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월간 리치의 발전과 번영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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