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0:04 (화)
강남부자 따라 잡기
강남부자 따라 잡기
  • 월간리치
  • 승인 2012.12.10 17:22
  • 호수 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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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잡으면 횡재다’

“흙 속의 진주를 찾아라!”

저금리 장기화가 자산가들을 움츠리게 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윳돈이 있는 그들이지만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그러면서 금리를 조금 더 얹어주는 상품이거나 절세 상품에 눈길을 주고 있다. 얼마 전 선을 보인 만기 30년짜리 국고채에 개인 뭉칫돈이 몰린 것이 이 같은 현상을 반증한다. 당시 2일 사이 4000억 원어치나 팔렸다. 없어서 못 팔 지경까지 됐다.

서울 강남에 빌딩을 몇 채 가지고 있는 이수영(57)씨는 얼마 전 30년 만기 국고채에 투자하고 개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동안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동분서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이씨는 부동산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고 주식마저 불확실한 경기 탓에 선뜻 뛰어들기 어려워지자 한 푼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고금리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마음은 초조해졌다. 그러던 때 만난 국고채는 ‘오아시스’와 같은 행복함을 안겨줬다.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잡자’

경기도 분당에서 임대업을 하고 있는 김영수(60)씨도 비슷했다. 김씨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현상을 보이자 대안 찾기에 나섰다. 금리는 낮아지고 물가는 오르는 이 상황에 맞는 대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물가연동국고채를 선택했다.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고자 한 판단에서다. 예상은 적중했다. 물가상승률만큼 투자한 원금이 늘어나자 기분이 상승했다. 다른 사람들은 원금 지키기에도 급급한데 어려운 시기에 원금을 불릴 수 있다는 것만도 행복감이 몰려들었다.
요즈음 이씨나 김씨처럼 소위 슈퍼리치들은 절대적인 자산 수익률 자체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절세 상품과 틈새 상품을 통해 ‘+α’ 수익을 챙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재테크 암흑기에는 ‘한 푼 더 받기’보다 ‘한 푼이라도 지키기’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 하에 입맛에 맞는 상품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슈퍼리치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상품으로 가장 먼저 30년 만기 국고채를 꼽고 있다. 왜일까. 장기채가 갖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장기채의 매력으로는 차익실현 가능성과 절세 효과가 꼽힌다. 채권은 매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익을 보고 되팔 수 있다. 이 때 만기가 길수록 손익 규모도 커진다. 매매차익에는 예금이나 채권 이자소득과 달리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게다가 안정성도 뛰어나다. 국고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가 보증한다. 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원리금을 떼일 위험이 없다고 보면 된다. 만기별로는 1년, 3년, 5년, 10년, 20년짜리가 있다.
올 9월 처음으로 만기 30년짜리가 발행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대표적인 시장금리 중 하나다. 이 같은 국고채 30년물은 오는 12월까지 매달 4000억 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인수단으로 선정된 삼성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 등이 지점을 통한 개인 대상 판매 물량을 준비해 두고 있다. 판매 물량이 떨어졌다면 다음 달 발행물 매수를 요청해둘 수 있다.
일각에선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인 연 3.2% 안팎보다 낮은 금리로가 책정됐는데도 슈퍼리치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해답은 간단하다. 금리 인하 추세를 감안해 자산 가치 상승을 노리고 있다는데 있다.
한 자산전문가는 “한국 경제가 수년 내 일본처럼 초저금리 시대를 맞을 경우 보유 자산이 무이자 자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부 자산가는 장기 저성장 국면에 돌입하면서 금리도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자산전문가는 “장기 채권의 수익은 의외로 크다”면서 “20년 만기 국채의 경우 1년 이후 금리가 0.3% 정도만 떨어져도 채권매매 수익률은 거의 두 배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는 곧 30년 만기 국고채의 경우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수익률이 가능한 것은 금리가 하락할 때 잔존기간에 대한 할인율이 적용돼 그 만큼 장기채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데 있다.

물가 오를 때 원금·이자액도 ‘쑥쑥’

그렇다면 자산가들이 깊숙이 빠져 버린 ‘물가연동국고채(이하 물가채)’의 매력은 무엇일까. 물가채는 정부에서 발행한 국채로 원금과 이자금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실질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물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정해지고 국고채이므로 발행과 원금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진다. 물가연동국고채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자산전문가는 “물가가 마이너스를 계속 유지해 원금 이하로 내려간다 해도 국가에서 액면가를 보장해준다”며 “그만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간혹 투자자들 중에 물가채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가연동이라는 말을 매년 이율이 바뀐다고 알아듣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발행 시 1.5%로 고정되고 물가상승률만큼 자신이 투자한 원금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가령 1억 원을 투자하고 물가상승률이 4%라고 하자. 이 때 이자수익은 발행 시 나와 있는 표면이율 1.5%인 150만 원이다. 또 원금은 1억 원에서 4% 늘어난 1억400만 원이 되는 것이다.
한 자산전문가는 “물가채 수익률은 표면이율 1.5%+물가상승률만큼 원금이 증가하는 형태”라면서 “무엇보다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꼽았다.
예컨대 실제 자신이 얻은 소득은 표면이자 150만 원과 원금증가분 400만 원 합해 550만 원이지만 명목상 이자소득인 150만 원에 대해서만 과세가 된다는 설명이다.
투자방법도 어렵지 않다. 물가채는 개인 입찰을 통한 청약으로 매수할 수 있다. 이미 발행되어 유통되는 유통물을 매수할 수도 있다.
물가채는 만기가 10년이다. 이자는 6개월 이표채로써 6개월마다 지급된다. 여기서 또 다른 매력이 나타나는데 중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게 그것이다. 필요한 경우 매매를 통해 중도에 현금화를 할 수 있다. 만일 금리가 떨어질 때는 매매차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은행수준 수익률에 절세는 ‘덤’

국고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산업금융채권(이하 산금채)이 그것이다. 산금채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성’이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금융공기업이기 때문에 채권을 사도 떼일 염려가 없다.
산금채의 특징으로는 국채와 같은 수준의 안정성은 물론 산업은행에서 결산손실이 나더라도 정부 지원으로 재무 건전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꼽는다. 그만큼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률을 더욱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산금채는 무엇보다 신용등급이 좋다. 게다가 금리도 정기예금보다 다소 높다. 산금채는 정기예금에 부과되는 지급준비금 비용과 예금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때문에 정기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뿐만 아니다. 산금채는 채권이지만 예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가입이 가능하다. 최소 100만 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100만 원 이상부터는 10만 원 단위로 증액할 수 있다.
한 자산전문가는 “산금채는 중도환매 시 채권 가격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예금처럼 원금과 일정수준의 금리를 받게 된다”며 “특히 산업은행이 적극 매수해 주기 때문에 만기 이전이라도 자금이 필요하면 투자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금채의 또 다른 매력은 현금화가 빠르다는데 있다. 만기 이전이라도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시장에서 매도를 통해 현금화 하던 불편함 없이 증권사 영업점에서 현금 상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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