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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41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41
  • 월간리치
  • 승인 2012.12.10 17:32
  • 호수 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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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과 맛 섬세·우아·매력 삼박자 갖췄다!

보르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샤토 중 하나라고 생각한 곳이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Chateau Pichon-Longueville, Baron) 와이너리다. 샤토 피숑 롱그빌 바롱은 아름답고 인상적이었으며 포도밭은 지롱드 강에 가까우며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가 인접하고 있었다. 보르도 와인하면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이지만 1855년에 와인등급이 정해진 이후 등급에 따라 와인을 평가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편견을 없애 준 와인이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와인이었다. 포이약(Pauillac)에서 그랑 크뤼 2등급 와인이면서도 1등급 와인 못지않은 맛과 향을 지닌 와인들도 많이 생산되는데 그 중에서도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와인은 풍부한 질감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 또한 그랑 크뤼 1등급 와인의 파워풀한 느낌과는 사뭇 다른 섬세하고 우아한 향은 이 와인만의 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은 1987년에 보험회사 그룹인 악사(AXA)가 인수한 이후 오랜 기간의 침체기를 벗어나 최고 절정기에 있으면서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과거 전기 시설은 물론 온수도 공급이 되지 않았던 이 샤토는 호화스런 리셉션 룸과 저장실, 와인 비즈니스 상담실 등 모든 현대적인 설비를 최근에 갖추고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쌍둥이 마녀 모자 타워의 측면으로 보이는 그랜드 파사드(facade)를 볼 때마다 디즈니의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에 나오는 성을 연상하기도 했다.


   와인생산 위한 최적의 조건

새롭게 신축한 이 샤토는 그레이트 클라렛(great claret)을 양조하는데 매우 적합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와인 양조를 위해 모든 이동은 자연적인 중력에 의해 수행되며 압축된 포도 주스와 껍질의 발효를 위해서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바로 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와인의 숙성을 위해서는 바리크(barrique)로 이동해 저장실에서 깊은 잠을 자게 한다. 또한 좋은 품질의 와인을 위해 와인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펌프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샤토 린치 바쥐(Chateau Lynch-Bages)에 양조가로 근무했던 쟝 미쉘 가즈와 다니엘 르로세(Jean-Michel Caze & Daniel Llose)를 영입해 포도밭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고 최고의 포도를 얻기 위해 늦은 수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가장 잘 익은 포도를 직접 손으로 수확한다.
쟝 미쉘 가즈와 다니엘 르로세는 최고급 등급에 부응하는 와인을 양조하면서 전통적인 포이약 와인의 개성을 살리면서 완벽한 균형과 파워를 가질 수 있는 혈통 있는 와인으로 부활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올라가면 17세기에 포이약과 마고 마을에 포도밭을 소유하고 와인 판매상도 병행했던 로잔(Pierre de Mazure de Rauzan)씨는 그의 딸을 보르도 의회의 첫 의장이었던 자크 드 피숑-롱그빌(Jacques de Pichon-Longueville)과 결혼시키면서 지참금으로 그가 소유하고 있던 포도밭을 줬다고 한다.
1850년에 자크 드 피숑-롱그빌의 손자(로잔 씨의 외 증손자)인 조셉 피숑-롱그빌 남작이 죽으면서 2명의 아들에게는 포도밭의 5분의 2와 일체의 와인 양조 장비를 유산으로 주고 3명의 딸에게는 5분의 3 정도의 포도밭을 상속시켰다.
다섯 명의 자녀에게 공히 땅을 주었지만 그 후 자손이 없었던 3명의 자녀들은 유산으로 물려받은 자신들 소유의 포도밭을 라울과 비르지니에게 넘기면서 샤토 피숑 롱그빌이 결국 2개로 분할됐다.   
남자 형제인 라울이 샤토 피숑 롱그빌 바롱(Chateau Pichon-Longueville Baron)을 소유하게 됐고, 앙리 드 랄랑드 백작에게 시집간 비르지니가 샤토 피숑-롱그빌 콩테스 드 라랑드(Chateau Pichon Comtesse de Lalande)가 소유하게 됐다고 한다.
콩테스(Comtesse)는 프랑스어로 백작부인이란 의미로 이 샤토 이름을 직역하면 샤토 피숑-롱그빌 랄랑드 백작부인의 와인으로 샤토 안에는 백작 부인의 초상화, 샤토 오너가 사용하였던 가구와 실내 장식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샤토 피숑 롱그빌 꽁데스 드 라랑드는 와인 수송에 사용됐던 거대한 돛단배들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포이약의 모습과 어우러지며 프랑스 와인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다.
1855년에 AOC등급이 지정될 때 이곳 2개의 샤토는 모두 2등급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고 지금은 비록 피숑-롱그빌 가문과 상관없는 사람들의 소유가 되긴 했지만 ‘피숑 남매’란 애칭으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너무 긴 이름들을 기억하는데 싫증이 난 사람들은 각각 ‘피숑 랄랑드(혹은 피숑 콩테스)’와 ‘피숑 바롱’으로 부르고  있다.

유기농에 가까운 와인 생산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의 포도밭 규모는 125에이커이며 연간 총생산량은 2만4000케이스이고 주로 사용하는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75%, 메를로(Merlot) 24%,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1%이며 포도나무 평균수령은 25년이라고 한다.
포도밭의 표층에는 모래가 있어 배수가 잘 되며 그 밑에는 철분을 많이 함유한 점토층으로 토양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도록 농약을 최대한 적게 사용해 유기농에 가까운 와인을 생산하고자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와인 중 최상의 빈티지는 1988, 1989년으로 샤토 라투르 와인보다 더 높이 평가를 받았다.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의 세컨드 와인은 레 투렐 드 롱그빌(Les Tourelles de Longueville)로서 비교적 적당한 가격에 높은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전형적인 아로마에 완벽한 균형미를 지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샤토 피숑-롱그빌 바롱 2006(Chateau Pichon-Longueville Baron, 2006)와인을 시음했다. 실키한 타닌과 개성 있고 과일의 뛰어난 집중도와 오크와 멋지게 균형 잡힌 포도의 풍미가 탁월하며 아주 뛰어난 와인으로 깊이 있는 루비 색상에 블랙 커런트, 체리, 시가박스, 시간이 지날수록 피어오르는 초콜릿 향이 유혹하고, 미네랄의 화려한 아로마가 거부할 수 없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일품이다.
또한 환상적인 긴 여운이 마음 속 깊이 밀고 들어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쇠고기, 양고기 등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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