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자영업 시장은 한 마디로 추락하는 비행기였다. 장기간의 내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창업 열풍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그 두 개의 간격이 벌려 놓은 위기의 골은 생각보다 깊었다. 그렇다면 2013년 창업 시장은 어떨까. 그리고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릴 수 있는 창업 아이템에는 무엇이 있을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자면 2013년 자영업 시장 역시 내수 경제 침체의 늪에서 쉽사리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로 인한 기대 심리로 인해 단발성 투자는 소폭 증가하겠지만 그것이 소비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어있는 상황에선 섣부른 투자보다 소자본으로 창업해 위험 리스크를 줄이는 편이 현명하다.
소자본 알짜배기 창업
맛깔참죽(www.yesjuk.com)은 소규모·소자본 창업에 특화된 테이크아웃 죽 전문점 ‘mini 맛깔참죽’을 런칭했다. mini 맛깔참죽은 회복식, 건강식으로 취급됐던 죽 메뉴를 콩나물낙지국, 김치굴죽, 게살누룽지죽 등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충족시킨 신메뉴로 개선했다. 또 간편식으로 즐길 수 있는 ‘컵죽’을 개발해 테이크아웃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치킨전문점 ‘티바두마리치킨’(www.tiba.co.kr)은 방문 고객보다 배달 고객을 주로 공략하기 때문에 작은 매장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매장 입지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임대비용은 물론 권리금과 보증금까지 절약할 수 있다.
치킨전문점 ‘화통치킨’(www.hwatonghi.com) 역시 소규모 매장에서 운영 가능한 아이템이다. 화통치킨은 국내 최초로 4900원 한 마리 치킨을 론칭해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테이크아웃을 주매출원으로 구성해 10평 규모의 매장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위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창업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도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맥주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주)가르텐은 기술력으로 아이템의 완성도를 높인 케이스다. 동명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르텐 호프&레스트’는 맥주잔을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로 유지시켜주는 ‘냉각 테이블’을 개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주)가르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냉각테이블을 회 전용 테이블로 개량해 회 전문 프랜차이브 ‘사도시’(www.sadosi.co.kr)에 도입했다. 사도시의 회 전용 냉각 테이블과 냉각접시는 회의 온도를 차갑게 유지시켜 신선한 상태의 회맛을 즐길 수 있다.
‘리스크 관리형 창업’ 증가
“네 자신을 알라”.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묵직한 한 마디는 2013년 창업 시장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비 창업자들의 평균 기대 수익률은 3~4%에 달한다. 하지만 2012년 기준 현실 수익률은 1.4~2.3%에 불과하다.
수익률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현실을 깨닫는 순간 창업 실패로 이어지는 주요인이 된다. 또 위험 수준의 투자 확대로 이어져 위험 리스크를 키우거나 과도한 고정 비용 확대로 폐업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어떤 아이템을 선택해야 할까. 2012년에도 크게 주목받았던 ‘리스크 관리형 창업’이 올해도 그 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리스크 관리형 창업의 특징에는 원팩시스템(One-Pack System)이 있다. 오사카식 철판요리전문점 ‘아리가또 맘마’(www.arigato.co.kr)는 원팩시스템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아리가또 맘마는 모든 메뉴를 원팩시스템으로 구성해 주방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인건비 절감은 물론 언제나 일정한 맛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조리 닭요리 치킨 스토어 ‘홈닭스’(www.homdaks.
com)는 매장에서 조리되던 원팩 메뉴를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장시켰다.
기존 치킨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던 치킨메뉴를 포함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 홈조리 닭요리’ 원팩 메뉴를 함께 판매하는 홈조리 닭요리 & 치킨스토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매장을 설계했다.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로 승부
소비 심리가 위축됐던 2012년처럼 2013년 역시 고객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화되었을 땐 고품질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철판요리전문점 ‘오코노미 벙커21’은 일본 방식을 따라하는 것에 만족했던 기존 철판요리점과는 달리 일본에서 직접 교육받은 전문가가 눈앞에서 요리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현지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신선한 재료를 높은 화력의 닷찌(철판)위에서 짧은 시간에 조리해 재료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www.coolluck.kr)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주류 전문점에 서울 홍대나 이태원 인근에서나 즐길 수 있던 인도·중동지역의 특산품 시샤(물담배)를 비치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타 브랜드 매장보다 최대 30~40% 정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해 저렴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젊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과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업종도 눈에 띈다. 카페형 PC방 프랜차이즈 ‘시즌아이’(www.seasoni.co.kr)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의 업무제휴를 통해 매장 내에 위치한 별도의 카페 카운터에 전문 커피 머신을 설치했다. 카라멜 마끼야또, 카페라떼, 그린라떼 등 카페에서만 즐길 수 있던 고급 커피 메뉴를 PC방에서 판매하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치킨퐁’은 치킨만 취급하던 기존의 치킨전문점과는 달리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피자, 소시지, 베이컨 말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함께 판매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치킨퐁의 이 같은 변화는 주점의 연장선이라 여겨지던 치킨전문점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고정 고객 중심 창업 증가
추어탕 전문점 ‘춘향골 남원추어탕’ 묵동점은 오직 40~50대 남성을 주 고객층으로 공략해 9000만 원대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대한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열 올리던 기존 창업 아이템과 상당히 다른 형태다. 이처럼 2013년 창업 시장은 명확한 고객층을 충실히 공략하는 ‘고정 고객 중심 창업’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아이템의 경우 주타깃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콘셉트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고정 고객 중심 창업’은 주타깃층이 확실하기 때문에 고객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재화나 상품 역시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삼계탕전문점 ‘내림손 삼계탕’(www.naerimson.co.)
kr)은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한 마리로 제공되던 삼계탕을 반으로 줄인 ‘반계탕’ 메뉴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반계탕은 반 마리 단위로 닭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기피했던 메뉴다.
내림손 삼계탕은 (주)우성푸드라는 탄탄한 육계가동·유통망을 이용해 반계탕 메뉴를 출시할 수 있었다. 현재 내림손 삼계탕은 저렴한 가격에 삼계탕을 먹기 원하는 직장인 고객을 공략해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어카페 ‘펀 비어킹’(www.funbeerking.com)은 ‘바이킹’을 모티브로 한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사용해 번화가 상권을 중심으로 젊은 고객을 집중 공략했다.
직원 유니폼 역시 선원을 연상시키는 ‘마린 룩’ 스타일로 디자인해 디테일을 높였다. 또 매주 금요일이면 크롬바커 5000CC를 증정하는 사진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어 특히 젊은 층의 여성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끌고 있다.
이처럼 주 타깃층이 확실한 아이템은 매장 입지 선정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아동, 청년, 실버 등 연령대별로 주 활동범위와 동선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고객들의 활동 반경만 확인하면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