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3 16:50 (금)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 와인 42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 와인 42
  • 월간리치
  • 승인 2013.01.10 09:01
  • 호수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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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한 ‘전사의 향과 맛’

와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독일 라인가우 지역에 위치한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의 말을 탄 슈페트레제(spatlese) 전사를 만나고 싶어 한다.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역사와 정치, 와인산업발전에 위대한 업적과 함께 전설 속에서 탄생한 슈페트레제 와인의 진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가우의 가이젬하임에 위치한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Schloss Johannisberg)를 방문했다.

짧은 역사를 소개하면 1802년 나폴레옹이 이곳을 몰수해 공매 처분했고 1813년 나폴레옹이 패배하고 오스트리아가 승리하면서 1816년 오스트리아 황제는 빈 회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위대한 외상으로 평가받은 프뤼스트 폰 메터니쉬(Frust von Metternich)에게 요한니스베르그 영지를 선물했다.
그 후 오스트리아 황실은 몰락했지만 그 후손들이 이 요한니스베르그 영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후손이 없어 현재는 외트커(Oetker) 그룹의 가족들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위대하게 탄생한 전설의 와인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는 서기 817년에 베네틱트 수도사들이 이곳을 건설했고, 1170년 ‘요한의 산’이라는 뜻의 ‘요한니스베르그’라는 이름을 명명했으며, 11세기에 와인을 생산했다고 한다.
17세기에 폴다 지역의 영주가 종교와 정치적인 권력을 모두 갖고 있었으며, 이곳도 인수한 후에 여름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1720년부터 리슬링 포도품종을 제외한 다른 품종은 모두 제거하고 최고의 와인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당시 포도 수확 시에 이곳의 책임자는 150Km 떨어진 폴다 지역의 영주에게 허락을 받은 후에 와인을 양조했다고 한다. 그러던 1775년 그해의 포도는 유난히도 빨리 익어 일부는 나무에 매달려 썩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수확을 하지 못한 수사들이 발을 동동 굴리며 포도 수확을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영주에게 전령을 보냈지만 영주가 다른 지역으로 출타 중에서 여러 날을 기다려 허락을 받고 왔지만 포도는 너무 익어버린 뒤였다고 한다.
보통 1주일이면 돌아오던 전령이 3주나 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과숙한 포도를 수확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주를 만나러 간 전령이 3주나 늦게 온 이유는 영주의 부재중이라는 설도 있지만 폴다 지역에 간 전령이 미모의 여인과 사랑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고 돌아 왔다는 전설도 전해오고 있다.
수사들은 너무 익은 포도송이를 보면서 다 틀렸다고 걱정을 하면서 늦게 수확한 과숙한 포도로 어쩔 수 없이 와인을 양조했다고 한다. 그 다음해 수사들은 영주에게 바쳐야 할 와인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면서 시음을 해본 결과 지금까지 맛본 와인 중 최고의 맛으로 한순간에 수사들의 걱정을 잊게 해주었고 즐거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위대하게 탄생한 전설의 와인이 슈페트레제(spatlese = late harvest)이며, 늦수확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와인 실험정신으로 1787년 아우스레제(auslese)를 양조하게 되었고, 1858년에 드디어 아이스바인(eiswein)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와이너리의 건물이 궁전같이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지하의 셀러는 1721년에 건축되어 1748년에 보수한 것으로 요한니스베르그의 와인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어두컴컴한 지하 셀러는 촛불로 와인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 신비감을 전해주고 있으며, 와인 박물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셀라 가장 깊숙한 공간에는 보물창고가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들이 가득 차 있으며, 몇 백 년의 세월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포도원은 성과 라인강의 사이에 원만한 비탈과 구릉지로 펼쳐져 있고, 슐로스 요한니스베르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오면서 지친 피로를 잊게 해준다. 토양은 암반층 위에 점토와 전판암으로 혼합된 구조를 갖고 있으며, 35헥타르의 면적에서 25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지하 셀러에서 8개 종류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중에 인상 깊었던 2가지를 소개하면 첫 번째, 리슬링 실버락 에르스테스 케백스 2007(Reisling Silberlack Erstes Gewachs 2007)은  라인가우의 특등급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하며, 황금색을 띠며, 꿀향, 연한 레몬 향, 오렌지향, 스파이스한 향, 파인애플향, 열대성 과일향이 풍부하다.

각종 음식과 궁합 맞아

전판암에서 오는 와인 개성으로 미네랄이 어우러지며, 심오한 맛과 높은 산도로 입맛을 돋우어 준다. 처음에는 약간 스위트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바로 드라이한 맛으로 돌아서는 것이 일품이다.
독일의 드라이한 와인 중 최고급 와인으로 손색이 없으며 음식과 조화에 있어서 생선류, 가벼운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한식 중에서는 불고기, 돼지고기 삼겹살과도 잘 어울린다. 
두 번째, 리슬링 그륀락 슈패트레제 2011(Reisling Grunlack Spatlese 2011)은 슈페트레제의 전사를 연상하면서 마셨는데 황금색을 띠며, 전형적인 꿀향, 귤향, 복숭아향, 레몬향, 열대 과일 향이 풍부하며 미디엄 바디에 활기찬 산도, 당도가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루며, 미네랄이 풍부하면서 스파이서 한 맛이 어울려져 스위트하고 실크 한 맛이 일품으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와인이었다.
이 와인의 경우 장기 숙성이 가능한 화이트 와인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에서는 중국음식 중 탕수육도 좋으며, 한국 음식중 돼지고기, 닭고기 요리와도 환상의 궁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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