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6 15:26 (화)
강남부자 따라 잡기
강남부자 따라 잡기
  • 월간리치
  • 승인 2013.04.10 09:05
  • 호수 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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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자가 급락하고 과세가 강화되자 새로운 투자 수단에 목말라 하는 강남부자들이 ‘헤지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헤지펀드는 이름 그대로 시장 하락을 헤지(hedge)하며 일정 수익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연 7~8%의 절대 수익을 목표로 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리치에선 강남부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헤지펀드’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

“헤지펀드투자, 지금이 타이밍”집중취재

강남부자들의 발걸음은 역시 빨랐다. 돈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투자에 나서는 그들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전 한 발 앞서 발을 담그는 ‘투자의 귀재’들이다. 발 빠른 강남의 부자들은 이미 한국형 헤지 펀드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뛰어 들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부 강남부자는 투자 타이밍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30억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이민수(59·가명)씨는 얼마 전 한 자산전문가를 만났다. 재정 계획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이씨가 자산전문가와 상담한 주요 주제는 헤지펀드였다.
이씨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헤지 펀드로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다만 언제 어떤 상품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지 가늠하고 있다”며 “기존 헤지 펀드와 한국형 헤지 펀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제3의 투자처로 적절한지에 대해 정보를 구했다”고 귀띔했다.
성패는 선점에 있다

약 20억 원의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또 다른 자산가 김성진(53·가명)씨는 요즈음 검증된 매니저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헤지펀드 형태의 운용은 무엇보다 매니저의 철학과 감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씨가 주목하고 있는 투자 역시 헤지펀드다. 그는 무엇보다 선점을 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투자의 성패는 선점에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씨는 “이미 입 소문이 나고 자금이 몰릴 때는 늦은 것”이라며 “지지부진한 주식시장이 지속될 경우 세금 없는 연 7~8%의 수익은 꽤 매력적인 유혹”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산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시행착오와 함께 헤지펀드 운용의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며 자산가들의 헤지펀드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한 위험을 통제하면서 조금이라도 초과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그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자산전문가는 “헤지펀드 투자의 최대 난관은 최소 가입금액이 5억 원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으로 거액 자산가와 전문 투자자만이 누릴 수 있는 전유물”이라며 “헤지펀드는 알려진 것보다 안전한 상품이라는데 자산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산전문가는 “선진국에서 헤지펀드가 성장한 결정적인 계기는 저금리였다”면서 “시장 하락을 헤지하며 일정 수익을 만들어가는 것이 헤지펀드는 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연 7~8%의 절대수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자산가들이 이처럼 헤지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은행 이자가 급락하고 과세가 강화된 것에 기인한다.
 그러자 새로운 투자 수단에 목말라 하는 그들은 은행 이자보다 1~2%만 더 나오고 세금이 절세된다면 바로 뛰어들 기세다. 
그러면 헤지펀드 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자산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 펀드의 경우 사실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출범 2년째를 맞고 있지만 한국형 헤지 펀드의 시장 전체 규모는 약 7000억 원 수준이다.
대표 펀드는 10여 개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형 헤지 펀드 중 수익률 상위 펀드의 수익률은 5% 내외로 고만고만한 실정이다.
하지만 강남부자들이나 자산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주목받지 못할 때가 진짜 투자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단 1~2%의 초과 수익을 맞출 수 있는 확신만 있다면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도 이 같은 시각과 맥을 같이한다.
한 자산전문가는 “헤지 펀드의 위험 통제 기능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한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이 통제 불능의 위험이 반복된다면 위험 회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 헤지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
헤지펀드는 지난 1949년 미국의 앨프리드 존스가 처음 만든 금융상품이다.


주목 받지 않을 때가 기회

원래 여러 나라의 다양한 상품(주식·채권·통화·부동산·원자재 등)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시장 변동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펀드를 말한다. 1990년대 이후로는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투기 펀드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형헤지펀드는 지난 2011년 12월 23일 출범했다. 국내에서 설정돼 국내법의 적용을 받는 헤지펀드가 한국형 헤지펀드다.
현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개인 고액 자산가들이 저금리시대의 대안상품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해외 헤지펀드와 한국형 헤지 펀드가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한국형 헤지펀드는 여러 가지 규제와 보호 장치로 투자자를 제한하고 있다.
가입은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 적격 투자자를 포함해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개인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헤지 펀드의 펀드매니저가 다른 펀드나 일임 재산을 함께 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투자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운용하는 헤지 펀드에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돈을 투자할 수도 없다. 
한국형 헤지 펀드가 주로 국내 상장 주식에 투자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높아 환매 주기가 일반 헤지 펀드에 비해 자유롭다는 것은 헤지펀드와는 또 다른 차이점이다.
한국형 헤지 펀드는 유동성이 높은 상장 주식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때문에 환매 주기가 잦더라도 운용상 제약이 적다.
반면 해외 헤지 펀드는 부동산과 원자재 실물 투자 등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을 막론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헤지 펀드의 주요 전략은 투자 대상에 따라 다양하다. 예컨대 ▲주식 롱숏 ▲이벤트 드리븐 ▲매크로·선물트레이딩 ▲상대 가치 전략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형 헤지 펀드는 90% 이상 국내 주식형 롱숏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롱숏 전략은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동시에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해 수익을 내는 운용방식이다.
한 자산전문가는 “한국형 헤지 펀드는 현재 국내 펀드매니저들이 경험이 많고 전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국내 증시를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일부는 홍콩·대만·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증시 시장에 투자하는 헤지 펀드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전문가는 “헤지펀드는 소수의 전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사모펀드의 하나”라며 “주식을 비롯해 부동산 원유 금 등 실물자산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에 투자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투자 방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매력적이라고 해도 무조건 투자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중소형주·대형주·퀀트 등 투자 대상에 따라 전략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자산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헤지 펀드의 성격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헤지 펀드 운용자의 능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면 투자에 실패할 확률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펀드 성격 정확히 파악해라”

그러면 금융권 헤지 상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신증권은 이벤트 드리븐 전략과 구조화 헤지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상품 2종이 있다.
 ‘대신 밸런스 코퍼레이트 이벤트(Corporate Event)전문 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대신 밸런스 구조화 헤지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가 그것이다.
이들 상품의 특징은 그동안 출시된 롱숏전략 일색의 헤지펀드와는 차별화를 추구하고 중장기적인 수익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에는 지난 2월 헤지펀드 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삼성H클럽 에쿼티헤지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Cs클래스’가 있다.
이 상품은 최근 1년 동안 꾸준히 연 7~8% 수익률을 유지해 오며 한국형 헤지펀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H클럽에쿼티헤지펀드는 삼성운용 중 최고 수익률을 자랑하는 대표 헤지펀드로 에쿼티헤지전략을 통해 주식 관련 자산의 롱숏 전략으로 수익을 추구한다”며 “스페셜 시추에이션 전략을 통해 시장과 상관성이 적은 저위험 투자 기회를 적극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삼성H클럽에쿼티헤지펀드 외에 삼성H클럽멀티스트래티지펀드, 삼성H클럽Opportunity펀드, 삼성H클럽토털리턴펀드 등 4개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말 기준 수익률을 보면 삼성H클럽멀티스트래티지펀드는 3.40%, 삼성H클럽Opportunity펀드는 3.68%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펀드’와 ‘미래에셋스마트Q오퍼튜니티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펀드’는 채권을 바탕으로 이자율 차익거래를 주된 전략으로 활용한다.
상대가치투자전략, 인수합병(M&A) 등 특정 이벤트전략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추구하는 채권차익거래 상품이다. ‘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 1호 C-F'의 경우 지난 1월말 기준 6.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스마트Q오퍼튜니티펀드’는 이자율 차익거래전략을 근간으로 상대가치투자전략과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수익률은 5.99%다.
브레인자산운용에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브레인백두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가 있다. 이 상품의 지난 1월말 기준 수익률은 13.5%에 달한다.
브레인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상승이나 하락에 베팅하기보다는 철저하게 종목 위주로 접근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헤지펀드의 넷 익스포저(롱·쇼트 포지션 비율의 차이)를 5%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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