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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귀도 사시까이야 와인...인내심이 빚어낸 ‘최고의 선물’
산귀도 사시까이야 와인...인내심이 빚어낸 ‘최고의 선물’
  • 월간리치
  • 승인 2013.04.10 09:25
  • 호수 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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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까이야는 이탈리아어로 ‘자갈이 많은 밭’이라는 뜻으로 보르도의 그라브 지역과 비슷한 떼루아를 갖고 있다. 이 와인은 블라인드 테스팅에서 보르도 와인을 제치고 우승해 와인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한 때는 이단아로 비난을 받았던 사시까이야 와인(San Guido Sassicaia)은 이후 호평을 받으며 와인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단아로 불리다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아 이탈리아 와인역사의 한 획을 그은 와이너리를 찾아가는 길은 즐거웠다.
볼게리 길옆의 사이프러스 가로수가 쭉 뻗어 있는 한 폭의 그림사이를 지나 와이너리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됐다.


이탈이아 최초 블렌딩 와인

사시까이야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있었다. 1930년 마리오 인시사(Mario Incisa)후작은 이지역의 대영주의 딸과 결혼하면서 부인에게 상속된 영토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연구하던 포도품종을 계속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1944년 지중해 연안 해발 350m에 위치한 자신의 소유지 ‘볼게리 밭’에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 포도나무를 재배했다.
그리고 4년 후 포도를 손으로 수확한 후에 카베르네 소비뇽 85%와 카베르네 프랑 15%를 블렌딩해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대형 보테 대신에 225리터 프랑스산 뉴 오크통을 사용해 숙성시키면서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탄생시킨 것이 오늘날 수퍼 투스칸 와인의 시초가 됐다.
당시 이탈리아의 토스카니 지방에선 산지오베제 포도품종으로 블렌딩 없이 와인을 생산하던 시절이고 전해에 양조한 와인을 다음해에 마시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이탈리아인, 그리고 와인 양조가들에게는 반항아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시까이야 와인은 20년 동안 절친한 친구,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판매를 하다가 1968년에 인치사 가문의 라벨을 달고 공식적으로 세계시장에 선을 보였다. 처음으로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양조하면서 양조기술도 부족해 거칠면서 투박스럽고 품질이 많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후작은 매년 몇 박스씩 보관하면서 숙성시켰는데 해가 갈수록 와인의 향과 풍미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시까이야는 이탈리아어로 ‘자갈이 많은 밭’ 이라는 뜻으로 보르도의 그라브 지역과 비슷한 떼루아를 갖고 있다. 1978년 런던에서 열린 ‘Cru Classe di Bordeaux’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보르도 와인을 제치고 우승해 와인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1980년에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 컬트 와인으로 소개되고 프랑스 보르도 1등급 와인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그리고 1985년 이탈리아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로버트 파카가 100점을 줌으로서 ‘수퍼 투스칸’의 전설을 탄생시켰다.
40년 수령의 포도나무에 최소한의 포도송이만 남겨두고 포도송이를 솎아 내기 때문에 최고 품질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와인 양조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 통을 사용하고 프랑스 뉴 오크통에서 14개월간 숙성시키며 출고되기 전에 12~16개월간 와인 셀러에서 안정을 취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시까이야 와인은 8~12년 후에 마시면 최고의 절정에 오른 와인으로 깊은 풍미를 맛 볼 수 있다. 사시까이야 와인을 마시려면 조급함이 없이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많은 사람들만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1년에 125에이커의 포도밭에서 1만 케이스 정도만 생산하고 뉴 오크통 사용비율이 40%정도라고 한다.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향

필자가 마신 2008년도 빈티지 와인은 깊은 루비 색을 띄고 버찌 체리, 야생 허브향의 맛이 강렬하게 가슴을 휘감고 벨벳감촉이 혀를 부드럽게 한다.
과일, 피망, 바닐라, 다양한 향신료 향까지 고급스럽고 품위가 있으며 여운이 길고 향기로움이 절정을 이루지만 지금 마시기에는 너무 빠른 느낌을 받았다. 음식과 조화는 야생 수퇘지 스튜,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쇠고기 등심 로스트 등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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