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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맨 포트와인 ‘한 폭의 그림 속’ 한 잔
샌드맨 포트와인 ‘한 폭의 그림 속’ 한 잔
  • 월간리치
  • 승인 2013.10.10 19:19
  • 호수 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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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포르투갈을 드디어 방문했다. 포트 고향에서 전설이 깃든 도루 지역에서 포트와인의 역사를 직접 들을 수 있고 시음할 수 있는 특혜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포르투갈의 도루 강변에 위치한 가이야 지역은 꿈을 현실로 바꾸어 놓은 환상적인 풍광으로 넋을 빼 놓았다. 한산하게 떠 있는 포트와인을 실은 작은 배들이 출렁이고 강변 중턱 중세의 건물들 사이에 보이는 포트와인 와이너리는 한 폭의 서양화 같았다.

이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트와인을 저장하고 숙성시키는 로지(lodges; 셀러)가 있고 역사가 숨 쉬는 곳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포트의 가이야 지역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어 세계의 유산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포트는 포르투갈어로 포르토(Porto)로 로마시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이고 포르투갈의 국명이 된 항구도시다.

가장 대중적인 강화와인

포트와인(Sandeman Winery)은 14세기부터 영국과 교역을 했으며 1703년 체결된 메투인 조약(Methuen Treaty) 이후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영국인들 사이에서 포르투갈 와인은 저렴하고 맛도 거칠어서 대중적이지 못했다.
1800년대 영국 상인들이 포르투갈 와인을 배로 운반하면서 바디가 약한 포르투갈 와인이 쉽게 변질되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리하여 영국 상인들이 발효되기 전에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해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강화와인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침 10시에 예약을 한 가이야 지역에 있는 샌드맨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대학생 망토를 쓴 슈퍼맨 같은 안내원이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790년에 영국의 조지 샌드맨이 샌드맨 하우스에서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브랜드가 됐다고 한다.
특히 샌드맨은 1805년에 트레이드마크인 GSC(George Sandeman & Co)를 출범하면서 쉐리와인과 포트와인을 특화시켰다. 샌드맨 와인 하우스의 경영철학은 200년 동안 한결같이 최고의 와인을 수입하고 품질을 보증해주면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었고 현재 스페인의 쉐리와인, 포르투갈의 포트와인을 양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1880년에 샌드맨은 포트와인을 병입한 후에 라벨을 붙여 해외로 수출한 첫 번째 포트 하우스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1928년에 조지 마시오트 브라운(George Massiot Brown)은 ‘검은 망토 입은 신사’ 즉  샌드맨 돈(Sandeman Don)을 디자인해 제작했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검은 망토와 창 넓은 모자는 포르투갈의 대학생이 입던 교복을 벤치마킹했고 망토에 어울리는 모자는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쓰고 다니던 모자를 절묘하게 코디해 포르투갈의 포토와인과 스페인의 쉐리 와인을 의미하면서 항상 와인 품질을 개선하고자 연구하고 대중적들이 즐겨 마시는 최고의 강화 와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0년에는 시그램(Seagram)사에 인수됐고 다시 2002년에 포르투갈의 와인 비즈니스를 오랜 세월동안 경영한 소그라페(Sogrape)그룹에 편입됐으며 2002년 6월에 공식적으로 ISO 9002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았다.
최근 해외 마케팅활동을 통해 벨기에, 이탈리아, 미국, 스위스, 아일랜드, 독일, 일본 등 75개의 시장에 수출하는 와인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며 지난 9월 한국에도 수출하게 됐다. 

농익은 과일향 매혹적

샌드맨 와이너리의 박물관, 오크통 저장고 등을 둘러보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했으며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고 있었다. 전통적인 양조방식의 오크발효통, 현대화된 고급 테이스팅 룸, 포트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와인 숍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포트와인은 크게 루비 포트(Ruby Port)와 타니 포트(Tawny Port)로 구분한다. 4개의 포트와인을 시음했는데 황홀한 루비색의 아름다움이 긴 잠에서 깨어난 모습을 하고 다양하게 농익은 과일향이 가슴 속 깊이 파고들어 왔다.
그중에서 필자를 매료시켰던 20년 숙성된 ‘타니 포트와인’은 루비 황금색을 띄고,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농축된 꿀 향, 초콜릿 향, 말린 자두 향, 호두 향, 블랙베리 향은 물론 부드러운 산도가 풍미를 압도하는데 19%의 알코올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음식과 와인의 조화는 거위 간 요리도 좋겠지만 후식으로 케이크, 열대 과일, 초콜릿, 파이 등과 함께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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