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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의원 김기식 위원....CP 돌려막은 동양증권“예견된 사태”
민주당 국회의원 김기식 위원....CP 돌려막은 동양증권“예견된 사태”
  • 월간리치
  • 승인 2013.11.11 18:50
  • 호수 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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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태가 자본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많은 다른 기업들의 자금조달 왜곡을 비롯해 증권사의 수익 모델 악화, 금융 당국의 정책적인 부담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정감사에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동양증권을 포함해 동양그룹의 무책임한 경영 전반과 금융감독원의 감독 실태에 대한 비판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에서, 2009년 금감원이 동양증권과 체결한 MOU 전문을 공개하며, 동양증권의 무성의한 태도와 그보다 더욱 무성의하고 무책임하기까지 한 금융감독원의 감독 실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동양그룹 사태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다”라고 규정하고, “현재현 회장, 정진석 사장 등 동양 관계자들은 물론 정책과 감독을 직접 담당했던 자들의 책임을 하나하나 철저히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김기식 의원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동양그룹 사태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오는 동안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금융위와 금감원 전현직 간부 명단을 정리·발표했다. 우선 문제가 된 것은 동양증권의 정기 보고 공문이다. 동양증권이 매 3개월마다 금융감독원에 발송한 보고 공문은 그 내용이 심각하게 부실했다. 10여 가지 약정사항 중 네 가지에 대해서만 보고를 하고 있었다.

MOU 미이행 “조치는 없었다”

본래 MOU는 마치 최근의 동양 사태를 예견하기라도 한 듯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동양증권이 지켜야 할 조치를 상세하게 적고 있었다. 그러나 동양증권은 이에 대해 “계열사 CP 판매 직원 교육을 6월경 실시하였고, 판매 시 고객으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함”이라고만 보고하며 나머지 사항의 이행 정도는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2011년 7월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MOU 미이행 사실을 확인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규정개정건의까지 1년을 방치한다. 2011년 11월 종합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사실을 확인하고도 2012년 9월에서야 기관경고, 과태료 5000만원, 임원1인 주의적경고(상당), 직원7인 감봉(상당), 14인 견책(상당), 13인 주의(상당), 1인 조치의뢰 등 경미한 징계를 내린다.
또한 동양증권은 MOU 이행에 실패한 후에, 향후의 감축액수와 관련하여 흥정을 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기도 하였다. 최초 미이행 이후 금감원이 감축방안 제출을 요구하자 동양은 당초 2500억 감축 약속은 온데간데 없고 진작에 달성했던 1000억 감축을 제안했다. 그리고 3주 후에는 1300억, 다시 2주 후에는 1500억 감축계획을 금감원에 제시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동양증권이 금감원에 제출한 MOU 미이행 사유서이다. 동양증권은 MOU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계열사 회사채의 만기 도래액 중 다수가 9월 말에 집중되어) 차환발행 부담이 큰 상황이어서, 선제적으로 CP를 발행해서 차환 발행 부담을 줄이려고” 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CP 돌려막기 하느라 감축을 못했다”는 설명인 것이다. 그런데 금감원은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금융당국도 동양 CP 돌려막기의 공범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동양 사태는 금감원이 금투업규정 개정을 건의한 그 순간부터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였다. 게다가 금감원은 동양 CP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살피지 않고 부실감독으로 이러한 사태를 초래했다”라고 비판했다.

경영진 재산 환수는 “전무”

금융 당국의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자산관리공사·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예보가 저축은행의 부실을 불러온 대주주, 경영진 등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재산을 환수한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질타했다.
검찰은 작년 6월 20일 저축은행 비리 사건 3차 수사 결과, “총 1조 2,882억원 규모의 불법 대출(부실?배임 대출 4,538억 원, 한도 초과 대출 2,864억 원, 대주주 자기 대출 5,480억 원)과 횡령, 배임 등 1179억원 규모의 개인비리가 자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피해 서민 보호를 위해 비리 관련자들의 책임·은닉재산 추적에도 수사력을 집중하여 책임·은닉재산 6,495억 6,500만 원 상당을 확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통보 내지 환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떠안긴 저축은행 사건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이 국민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부실책임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정부 당국이 자신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예보가 2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투입한 금액은 26.6조에 달하는데 회수한 금액은 6427억으로 회수율이 2.4%에 불과하다”며 다각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도 촉구했다.  

프로필
▲ 1966년 서울
▲ 학력
서울대 인류학과 졸업, 경성고등학교
▲ 경력
19대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前 민주통합당 정책위부의장,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비리담합조사소위 위원, 을지로위원회 기획분과장, 前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前 참여연대 사무처장, 前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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