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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뤼스(Petrus) 와인...검은 황금 땅의 우아함
페트뤼스(Petrus) 와인...검은 황금 땅의 우아함
  • 월간리치
  • 승인 2013.11.11 19:06
  • 호수 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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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지역 와인투어를 가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와이너리가 ‘페트뤼스’다. 부르고뉴의 ‘로마네 꽁티’와 종종 비교되기 때문이다.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여름날 보르도에서 동쪽 15마일 떨어진 포므롤의 동쪽 높은 지대에 위치한 패트뤼스 와이너리에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도착했다. ‘패트뤼스’ 와이너리 규모는 명성에 비해 생각 외로 작아 실망을 하였지만 가슴 한 구석에 최고의 명품 와이너리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패트뤼스’ 와인 병에는 첫 번째 교황을 지낸 예수의 제자 베드로의 얼굴이 있으며, 오른손에는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다.
‘패트뤼스’ 이름은 라틴식 발음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패트뤼스’ 와이너리 건물에도 베르도의 작은 동상이 있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패트뤼스’는 1878년 파리국제와인품평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하였고 1947년 엘리자베스 여왕 2세 결혼식 때 공식 와인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상류사회 고급와인 상징

1960년대에 미국 케네디 가문에 소개되고 재클린 여사가 즐겨 마시면서 고귀한 와인으로 상류사회 고급와인의 상징이 되었다.
이곳 ‘패트뤼스’ 와인 역사는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정식으로 알려진 것은 1878년 파리국제와인품평회에서 금메달 수상 이후 ‘검은 황금의 땅’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포므롤 토양에는 자갈과 더불어 검은 진흙이 떼루아를 반영해 주고 있다.
특히 포므롤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패트뤼스’ 포도밭은 진흙이 더 많이 함유된 특징을 갖고 있으며, 또한 토양에는 철분 성분이 많이 함유된 미네랄들로 포도의 성장과 맛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 보르도 지역에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포도 품종을 사용하지만 ‘패트뤼스’는 메를로 95%, 카베르네 프랑 5%을 블렌딩하여 짙은 색깔과 농익은 과일향이 다른 와인과 비교할 수가 없다.
‘패트뤼스’ 와인도 포므롤 와인들처럼 처음 양조될 당시에는 강한 맛을 보여주지만 4~5년 정도 숙성시키면 부드러움과 우아함을 절묘하게 간직한 와인으로 재탄생되며 독특한 송로버섯 향기도 느낄 수 있다.
보르도 지역에서 헥타르 당 포도 수확을 가장 적게 하며, 와인이 조금이라도 묽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언제나 아침 이슬이 완전히 증발된 오후에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는 섬세함을 보이고 있다.
포도는 2-3일 이내 수확을 모두 마치며, 콘크리트 탱크에서 발효를 시키고 100% 프랑스 뉴 오크통을 사용하며 20개월간 오크통 숙성을 한다.
‘패트뤼스’의 역사를 보면 아르노(Arnaud) 가문이 제2차 세계대전까지 200년을 운영해오다가 루바(Loubat) 부인에게 넘어 갔으며, 1961년 루바 부인 사망 후에 가족들이 상속받고 운영하였다.
1964년 이 지역 와인의 질적 향상을 위해 평생을 투자한 장 피에르 무엑스(Jean-Pierre Moueix)라는 전설적인 와인 상인이 ‘패트뤼스’ 지분의 1/2를 사들여 명성을 넓혀 갔으며, 2003년 장 피에르 무엑스 사망 후에 장남인 장 프랑수아(Jean Franois)가 상속받아 2개 가문이 공동 소유, 운영하고 있다.

농축된 과일 풍미 압권

‘패트뤼스’는 1년에 약 4천 케이스 정도를 생산하며, 최고의 빈티지는 1945년, 1947년, 1971년산이다.
20세기 최고의 레드 와인이며,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와인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와인 애호가들에겐 꿈과 같은 전설의 와인으로 통한다.     
1994년산 와인을 테이스팅 하였는데 짙은 자주 루비색을 띠고, 블랙베리, 체리, 오크, 송로버섯, 야생 딸기 향이 어울러져 환상적이었으며, 풍부하고 탄력 있는 풀 바디에 부드러운 타닌과 섬세한 산도의 밸런스는 심오하며, 농축된 과일의 풍미가 압권이었다.
와인을 마시고 난 후에 긴 여운이 1분 이상 지속되며,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향과 맛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음식과 조화는 야생 짐승고기, 쇠고기 안심스테이크, 오리구이 등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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