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18 (금)
신상철 작가 변화 거듭 신상철 작가 새로운 독백 과거 기억이 호출해 낸 자의식 담아
신상철 작가 변화 거듭 신상철 작가 새로운 독백 과거 기억이 호출해 낸 자의식 담아
  • 월간리치
  • 승인 2014.04.09 09:44
  • 호수 6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판화에서 페인팅, 또다시 LED로 구현할 수 있는 색채의 세계로. 재료만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응시해 보면 아이러니한 존재들이 공존하는 세계의 본질을 담아낼 수 있다면 욕망 밑바닥까지 형상화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작가 신상철. 이번엔 과거로의 회귀와 생환 사이에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비틀림, 굴절 등을 규명하는 작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하나의 재료가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믹스드 미디어라고 한다.
신상철 작가는 <하나의 예술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개의 매체들을 동시에 사용한 혼합 기법. 회화, 조각, 영화, 사진, 텔레비전 등 모든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매체 중 몇 개를 동시에 사용하여 서로 결합시킴으로써 작품을 만든다.
작가 신상철의 말을 빌어보자면 ‘인터넷, 전화, 컴퓨터를 같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또한 이러한 혼합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감과 여러 재료를 혼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재료 표현방식 모두 암호화한 독백

현재와 과거, 빛과 그림자, 평면과 입체, 물과 불,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욕망과 절제, 가난한 자와 부자, 선과 악, 현실과 비현실 등과 같은 것들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공존한다. 본인의 작업도 이러한 아이러니한 관계를 공존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업의 내용에서도 그런 점이 나타나지만 재료의 표현에서도 이미지의 해체와 기호적 조합의 방식, 전통적 표현 방식과 실험적인 방식을 답습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통해서 전개되어 나타난다. 이는 시각적인 규칙과 본인만의 암호적 순서로 독백 하듯이 구성된다,
과거 (2008~2011년)까지의 작업이 본인의 욕망을 청사진처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번 작업의 내용은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를 통해 현재와 비교하면서 달라진 나를 찾고 싶다. 혹은, 내 모습이 변하지 않기를 원했는지 모르지만 그 사유 속에서 무엇인가를 얻고 싶다.


과거의 나에게서 현재성 불러오기

우리가 되돌아 갈 수 없는 곳, 찾고 싶은 기억이나 감정, 이것들은 어쩌면 우리가 찾으려 한다고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문득 우연히 바라본 풍경, 버려진 사물이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서, 우리는 그 기억을 찾곤 한다.
그 기억 속으로 거슬러 가다 보면 희미했던 그때의 감정이 선명해지면서 과거의 나와 만나게 된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질문을 한다. 과거의 약속을 지켰는지 그때의 열정을 꽃피웠는가!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는가!
이런 자신만의 얘기를 조형적으로 형상화 하는 작업을 담은 것이 새로운 작품들이다.
작가 스스로 밝혔듯 스타일도 작품세계도 계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온 긴 도정에서 몰두한 또 하나의 작품 세계인 셈이다.


적극적 작업의 극한에서 만난 차분함

소음의 극한은 무음이고 빛의 극한은 어둠이며 극의 극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여러 가지 빛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담다 보니 색에 대한 절제를 배격하고 ‘오버 ’로 치닫던 어느 순간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고 한다. 오히려 차분한 색채로 돌아온 자신을 발견한다.
삼청동 돌담길을 걷던 오후 3~4시 해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를 보니 너무 편하고 억지스럽지 않아 좋아 보였고 이런 느낌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Behind the story를 작업하고 있다는 신상철 작가.
그렇다고 기존 작업과 달라지려고 애쓰는 것도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기존의 작업들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생각이 변하면서 조금씩 그 느낌이 변화해 가는 과정일 수는 있겠다고.


단순한 대조 아닌 자연스런 오버랩

그림자로 표현하는 까닭을 두고 그 자체가 본질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일정한 고유의 모양이 없이 빛의 강도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형체.
예전의 작업에서 지금의 작업까지 생각의 끈이 지속되고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행로는 끝난 적이 없는 것처럼.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대조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지금은 그림자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면서 겹치는 사물을 같이 투영해서 보여”준다.
한 인터뷰에서 밝힌 생각과 소망은 신상철 작가의 작품세계로 고스란히 담긴다.
“삶에 찌든 현대인들이 그렇게 피곤한 중에도 저의 그림을 보고 잠시나마 그 피곤을 잊고 그 순간만큼은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의 기호를 맞출 수는 없겠지만 내 기호에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 그림을 보고 사유를느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죠. 그런 것이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많이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제 그림을 보고 다시 봤을 때 기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죠.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