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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세상에 천착한 이재삼 작가 달빛 세상에 천착한 이재삼 작가
달빛 세상에 천착한 이재삼 작가 달빛 세상에 천착한 이재삼 작가
  • 월간리치
  • 승인 2014.07.09 13:11
  • 호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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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세상에 천착한 이재삼 작가 아찔한 명암 우리 산하의 심상면 천 안으로 목탁을 발라가는 작업을 통해 달빛 교교한 산하를 새로운 심상으로 구현하는 이재삼 작가가 쏟아지는 폭포수로 눈길과 영혼을 잡아 끈다. 문인화 계보에 잇닿아 있으면서 우리 민족 DNA를 공유하는 누구나 무의식에 잠재해 있을 형상을 환생시키는 힘과 아우라가 신비롭고 끈끈하면서 날카롭게 펼쳐진다.폭포 수가 흘러내리는 산 속이다가 광대한 수면을 채워 오르는 몽환적 안개가 피다가 적막한 연못을 낀 고풍스런 정원에서 멈춰 선다. 6월 10일부터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린 이재삼 개인전을 장식한 주역인 달빛(Dalbit-Moonscape) 연작들이 펼쳐 보이는 새로운 세계다. 누가 봐도 친숙한 우리 산하, 우리 고택의 한 켠인데 볼수록 내밀한 비의(秘意)가 농축과 발산, 빛과 어둠, 가시와 비가시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무의식 속의 감성과 기억, 문화적 코드들을 불러내는 기이한 경험을 촉발시킨다고 할까.달빛이 자연세계를 품는 법“농경이 주요 생산활동이었던 예전에 달은 절기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따라서 달은 기울고 차기를 반복하면서 생산활동이 중심에 있었다. 또한 달은 예로부터 밤 하늘 한 가운데 높이 떠 세상을 내려다 보는 존재로서 기복의 대상이었다. 가까이는 가족들의 안위와 행복을 멀게는 떠나간 이들의 평안을 기복하는 대상이었다.” (임대식 큐레이터)“달은 여성, 음을 상징한다. 유교 이념 속에서 달의 차가운 느낌은 군자의 덕을 상징했으며 맑고 높은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특히 달의 밝은 빛은 정화하는 힘의 상징이었다.” (박영택 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수많은 사람들의 바램과 애환을 담고 있는 숭앙의 존재. 음의 존재이면서 덕과 절개의 상징성이 응집돼 있는 달은 그러나 화폭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바위 절벽 사이를 타고 내리는 폭포수 물결을 빗어 주고 대나무, 매화, 소나무를 어루 만지듯 품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민족과 공생해온 생명 재조명윤진섭 호남대 교수(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심중월(心中月)’의 민족 고유 정서, 즉 홀로 떠 있기만 하는데 온 세상 여러 갈래 느낌과 생각을 품었던 정서에 흡인되기에 딱 알맞다고 보는 셈이다. “이재삼의 소나무 연작에 대한 아이디어는 흑백으로 사물의 이미지 표현을 제한적으로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나무와 매화, 소나무를 소재로 한 이재삼의 그림들은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전통 문인화에 젖줄을 대고 있다. 매란국죽 소위 사군자와 소나무가 포함된 십장생이 전통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특별히 폭포 흘러내리는 연작에 대해선 박영택 평론가의 시선이 감미롭다.“오묘한 달빛이 수직으로 하강하는 물을 비추고 있다. 달빛이 물의 표면을 애무한다. 음기가 가득하다. 교교하고 스산하며 섬뜩함이 깊고 어우둔 밤 속에서 피어난다. 그는 달과 물이 신기를 접하고 오묘한 기운을 그리고자 했다.”“달빛 머금은 소나무나 대나무, 또는 물보라가 이는 폭포 등을 실제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어느덧 작품 앞에 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과 함께 관객 역시 작가의 작품에 가득 찬 달빛이 온몸을 감싸고 있음을 느낀다.”(임대식 큐레이터)드넒은 호수 위를 한 줄기 선을 지어 가로 질러 날고 있던 새의 비행, 자욱한 물안개의 승천 욕망, 바위섬이 잇고 있는 천년 침묵과 격조 있는 연못을 낀 대가집 뜨락에도 달빛은 어김 없이 내려 앉는 형상들은 언제 봐도 새로운 심상의 파문을 일으킨다.또한 문인화 전통 우리 정서가 배어 있는 산하를 담으면서도 현대적 기법으로 재조명한 점이 높게 평가 받는다. 윤 교수는 “답답할 정도로 치밀한 묘사, 그림의 전면을 덮은 흑백의 콘스라스트 또한 작가의 개성이요 화풍”이라고 했고 외국인의 눈에 한국의 독특한 자연과 예술의 향기가 느껴진다면 성공한 예술임에 틀림 없다고 평했다.무광의 어둠이 있어 드러나는 밝음“그는 목탄을 비벼 면 천 안으로 밀어 넣거나 단호하게 발라간다. 천에 목탄을 수없이 겹쳐 올리며 낸 검은 깊이와 목탄의 물성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미니멀적인 감수성, 그리고 예민한 묘사력이 묘한 폭포수를 재현했다. 겹쳐 그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만의 목탄의 깊이, 검음을 얻는다.”(박영택)무광의 절대적 어둠이 막처럼 펼쳐진 사이로 달빛이 드러나고 있기에 보이지 않아도 온 누리에 가득한 달빛이 실존하는 상황, 자연계의 비의적 순간이 자욱한 긴장을 낳는다고 본다. “달빛이 고루 비추는 자연 현상을 받아들이되 눈에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마음에 투영되는 바의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사람 얼굴에서 시작하여 대나무, 매화, 소나무 그리고 폭포로 이어지는 그의 회화적 행렬이 다음에 머물 곳은 과연 어디가 될 것인가.”한 번 감상한 사람 모두가 품고 있는 궁금증과 기대를 윤 교수가 대신 읊조린 대목이다.

폭포 수가 흘러내리는 산 속이다가 광대한 수면을 채워 오르는 몽환적 안개가 피다가 적막한 연못을 낀 고풍스런 정원에서 멈춰 선다.
6월 10일부터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린 이재삼 개인전을 장식한 주역인 달빛(Dalbit-Moonscape) 연작들이 펼쳐 보이는 새로운 세계다.
누가 봐도 친숙한 우리 산하, 우리 고택의 한 켠인데 볼수록 내밀한 비의(秘意)가 농축과 발산, 빛과 어둠, 가시와 비가시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무의식 속의 감성과 기억, 문화적 코드들을 불러내는 기이한 경험을 촉발시킨다고 할까.


달빛이 자연세계를 품는 법

“농경이 주요 생산활동이었던 예전에 달은 절기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따라서 달은 기울고 차기를 반복하면서 생산활동이 중심에 있었다. 또한 달은 예로부터 밤 하늘 한 가운데 높이 떠 세상을 내려다 보는 존재로서 기복의 대상이었다. 가까이는 가족들의 안위와 행복을 멀게는 떠나간 이들의 평안을 기복하는 대상이었다.” (임대식 큐레이터)
“달은 여성, 음을 상징한다. 유교 이념 속에서 달의 차가운 느낌은 군자의 덕을 상징했으며 맑고 높은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특히 달의 밝은 빛은 정화하는 힘의 상징이었다.” (박영택 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
수많은 사람들의 바램과 애환을 담고 있는 숭앙의 존재. 음의 존재이면서 덕과 절개의 상징성이 응집돼 있는 달은 그러나 화폭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바위 절벽 사이를 타고 내리는 폭포수 물결을 빗어 주고 대나무, 매화, 소나무를 어루 만지듯 품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민족과 공생해온 생명 재조명

윤진섭 호남대 교수(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심중월(心中月)’의 민족 고유 정서, 즉 홀로 떠 있기만 하는데 온 세상 여러 갈래 느낌과 생각을 품었던 정서에 흡인되기에 딱 알맞다고 보는 셈이다.  
“이재삼의 소나무 연작에 대한 아이디어는 흑백으로 사물의 이미지 표현을 제한적으로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대나무와 매화, 소나무를 소재로 한 이재삼의 그림들은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전통 문인화에 젖줄을 대고 있다. 매란국죽 소위 사군자와 소나무가 포함된 십장생이 전통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특별히 폭포 흘러내리는 연작에 대해선 박영택 평론가의 시선이 감미롭다.
“오묘한 달빛이 수직으로 하강하는 물을 비추고 있다. 달빛이 물의 표면을 애무한다. 음기가 가득하다. 교교하고 스산하며 섬뜩함이 깊고 어우둔 밤 속에서 피어난다. 그는 달과 물이 신기를 접하고 오묘한 기운을 그리고자 했다.”
“달빛 머금은 소나무나 대나무, 또는 물보라가 이는 폭포 등을 실제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어느덧 작품 앞에 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과 함께 관객 역시 작가의 작품에 가득 찬 달빛이 온몸을 감싸고 있음을 느낀다.”(임대식 큐레이터)
드넒은 호수 위를 한 줄기 선을 지어 가로 질러 날고 있던 새의 비행, 자욱한 물안개의 승천 욕망, 바위섬이 잇고 있는 천년 침묵과 격조 있는 연못을 낀 대가집 뜨락에도 달빛은 어김 없이 내려 앉는 형상들은 언제 봐도 새로운 심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또한 문인화 전통 우리 정서가 배어 있는 산하를 담으면서도 현대적 기법으로 재조명한 점이 높게 평가 받는다.
윤 교수는 “답답할 정도로 치밀한 묘사, 그림의 전면을 덮은 흑백의 콘스라스트 또한 작가의 개성이요 화풍”이라고 했고 외국인의 눈에 한국의 독특한 자연과 예술의 향기가 느껴진다면 성공한 예술임에 틀림 없다고 평했다.


무광의 어둠이 있어 드러나는 밝음

“그는 목탄을 비벼 면 천 안으로 밀어 넣거나 단호하게 발라간다. 천에 목탄을 수없이 겹쳐 올리며 낸 검은 깊이와 목탄의 물성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미니멀적인 감수성, 그리고 예민한 묘사력이 묘한 폭포수를 재현했다. 겹쳐 그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만의 목탄의 깊이, 검음을 얻는다.”(박영택)
무광의 절대적 어둠이 막처럼 펼쳐진 사이로 달빛이 드러나고 있기에 보이지 않아도 온 누리에 가득한 달빛이 실존하는 상황, 자연계의 비의적 순간이 자욱한 긴장을 낳는다고 본다.
“달빛이 고루 비추는 자연 현상을 받아들이되 눈에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마음에 투영되는 바의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사람 얼굴에서 시작하여 대나무, 매화, 소나무 그리고 폭포로 이어지는 그의 회화적 행렬이 다음에 머물 곳은 과연 어디가 될 것인가.”
한 번 감상한 사람 모두가 품고 있는 궁금증과 기대를 윤 교수가 대신 읊조린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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