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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68
고재윤 교수의 와인이야기 68
  • 월간리치
  • 승인 2015.03.11 10:48
  • 호수 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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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아 크하레바 와인(Khareba Wine)코카서스산 동굴 가득 농익는 감동


 수확한 포도를 포도씨와 껍질째 그대로 커다란 항아리에 담아 섭씨 6~7도 온도에 여섯 달 숙성시키는 전통방식이 아직 명맥을 잇고 있는 와인 발상지로 이름난 그루지아. 코카서스 백년설이 녹아든 물 머금은 천혜의 토양에 낮이면 아열대 햇볕까지. 고운빛깔 풍부한 향 가득한 와인에 거듭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은 그루지아 와인이다. 러시아와 그루지아가 2008년에 내전을 치르는 동안 한때 러시아 전역에서 가짜 그루지아 와인이 판을 치면서 더욱 유명해진 와인이다. 그리고 포도주의 원액은 매우 싸지만 산업 기반시설이 없어 와인병과 코르크를 만들지 못하고 수입하기 때문에 와인이 상대적으로 비싼 국가이기도 하다.


코카서스 백년설 수원에 아열대 햇빛

그루지아 포도를 종교적으로 연결시킨 사람인데 바로 성녀 니노(St. Nino)로 포도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머리에 사용하면서 그루지아 정교의 포도나무 장식이 상징화되기도 하였다. 또한 그루지아 국립박물관에 와인에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루지아 선사 유적지에서 발견된 BC 2000~3000년의 유물에는 와인 양조에 사용된 진흙 토기와 잔이 나왔으며, 금, 은, 동으로 만든 그릇에는 포도, 줄기 등이 그려져 있다.
그루지아 남부 아칼시헤(Akhalcikhe)에서 발견된 포도씨를 감정한 결과 이미 8000년 전부터 그루지아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뒷 받침해주고 있으며, 일부 와인학자들은 와인의 어원인 Vino가 그루지아어인 Gvino에서 왔으며, Gvinobistive라는 용어는 ‘10월는 와인의 달’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유기농포도 전통과 현대양조 공존

그루지아는 장수 마을로 유명하며, 해발 5000m 코카서스 산맥의 백년설이 녹아내린 천혜의 미네랄이 풍부한 빙하수가 포도에 머금게 하고, 낮에는 아열대의 뜨거운 햇볕이 땅을 달구고 밤에는 코카서스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으로 인해 일교차가 심해서 포도의 당도가 높고, 토양 역시 푸석푸석한 자갈 성분이 많아서 배수가 빨리 되는 장점이 있다.
그루지아의 천혜적인 포도재배 환경은 유기농방법을 통해 더욱 유명해지고 있으며, 또한 와인의 양조 방식은 세계에서 흔히 찾아볼수 없는 전통발효방법인 크베브리(Kvevri: 우리나라 김장 김치 항아리처럼 항아리 발효법)으로 먼저 수확된 포도는 포도씨와 껍질째로 커다란 와인 항아리 안으로 넣고 6~7℃로 6개월 동안 자연 숙성시키고 있다.
작은 와인 양조장은 10L에서 100L, 큰 양조장은 2000L까지 다양한 항아리들이 있으며, 항아리들은 땅에 묻힌 채로 김치독처럼 항아리 뚜껑만 땅위에 나와 있고, 부패, 위생  방지를 위하여 흙과 재로 그 입구를 단단히 봉하여 숙성시키고 있다.
역사와 전통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의 와인들과 경쟁을 하면서 현대식 양조법이 90% 차지하고, 전통적 양조법이 10%정도라고 하니 경제논리 앞에서는 무색할 정도이다.


크하레바 와이너리 동굴서 감탄 또 감탄

그루지아는 최고 고급 와인이며, 일명‘블랙와인’으로 부르는 크반치카라(Khvanchikara) 와인을 생산하는 품종인 알렉산드로울리(Aleksandrouli) 포도는 당도가 가장 높아 세미 스위트(Semi Sweet)와인을 양조할 때 사용된다.
그리고 레드와인 주 품종으로 사페라비(Saperavi), 화이트 와인 무츠바니(Mtsvane)가 유명하다.
와인 발생지로 유명한 그루지아 최대 와인생산지역인 카헤티(Kakheti)에 있는 카레바 와이너리를 찾아가기 위해 수도 티빌리시(Tbilishi)에서 자동차로 2시간에 걸려 도착하였다.
현대적인 와이너리에 전통적인 와인 양조기법과 현대적인 양조기법을 조합하고, 745헥타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루지아 최고의 와인을 만들고 있다.
대형 크베브리로 장식한 넓은 조각공원은 무더위를 식혀주면서 현대와 전통의 우연한 만남을 표현하고 있으며, 지하동굴에 거대한 와이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관광지를 온 느낌을 주었지만 지하동굴로 들어 가는 순간 감탄사를 쏟아내며, 새로운 지하 와이너리를 체험 할수 있다. 그루지아 유일의 동굴 와이너리이며, 냉전이 한창이었던 구소련 시절 스탈린이 1957~67년에 군사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굴로 총길이 7.5km로 15개 동굴로 구성되어 있으며, 13개의 동굴이 코카서스산과 연결되어 있고, 10톤 크기의 탱크 800대가 들어 갈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하고 동굴의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서 국가에서 와인저장시설로 사용하다가 2005년부터 크하레바 와이너리에서 독점하여 사용하고 있다. 지하 동굴은 하루 25,000병을 생산할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11℃, 67% 습도로 최적의 와인저장고이면서 와인 양조, 박물관, 와인 시음관, 레스토랑, 와인 판매하는 와인 솝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가지 와인을 시음하였는데 그루지아 와인의 특색을 잘 대변해주고 있으며, 그중에 사페라비 2012 (Saperavi2012) 와인은 매우 진한 검붉은색의 석류빛, 확연히 차이를 느낄수 있는 강한 들꽃향, 숙성된 블루베리향, 열대성 과일향, 요거트, 스파이시 등의 향이 있으며, 감미로운 맛과 야간 텁텁한 타닌의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음식과 궁합은 양고기, 쇠고기, 돼지꼬치구이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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