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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마데이라 H&H 와인 숨막히는 향과 맛의 반전
포르투갈 마데이라 H&H 와인 숨막히는 향과 맛의 반전
  • 월간리치
  • 승인 2015.09.10 10:41
  • 호수 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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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무역선이 마데이라 와인을 싣고 가다 무더운 적도를 지나느라 변질된 줄 알았더니 오히려 특상품을 빚어내 포르투갈을 대표할 새 와인의 역사가 시작됐다. 열을 가하는 ‘에스투파잼’ 양조법으로 와인 속 당분을 캐러멜로 바꾸는 이상적 변화가 묘미다. 이 한 잔으로 ‘와인의 진실’을 다시 깨닫는 시간과 대면했다.


맑고 밝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서양식 아침식사를 하니 서양 식문화에 젖어가는 느낌을 갖고 주도 푼찰(Funchal)시내에서 50분정도 떨어진 헨리케스 & 헨리케스(Henriques & Henriques; 이하 H&H) 와이너리가 있는 카마라 데 로보스(C?mara de Lobos)해안 마을에 도착하니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는 바닷가, 어촌 그리고 H&H와이너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긴 세월 변함없이 독특한 향

오랜 세월 속에서도 마데이라 와인은 독특한 제조방법으로 변질되지 않고, 다른 와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유의 향을 가지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마데이라 와인 양조법은 17세기에 발견된 것으로 무역선이 마데이라를 싣고 무더운 적도 지역을 지날 때, 변질된 와인의 맛이 더 좋아진 것을 발견하고 아예 열을 가해서 맛을 내는 ‘에스투파젬(estufaagem)’이라는 독특한 양조법으로 만들게 된다. 마데이라 와인은 가열실에서 또는 햇빛에 노출된 채로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와인 속의 당분은 모두 캐러멜로 변하게 되고 이상한 맛이나 향으로 변질되지 않으며 서서히 열로 인해 산화된다. 거의 모든 마데이라는 화이트 와인이지만, 가열과정을 거치면서 담황색을 내기도 하고 알싸한 맛과 향을 내며, 입안에서 오랫동안 그 여운을 느낄 수 있다.


과거·현재·미래 공존하는 와이너리

H&H 와이너리에 도착하여 와이너리의 역사를 들으면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상호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다.
H&H 와이너리는 1850년부터 마데이라 섬 남쪽에 위치한 자신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마데이라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하였으며, 1913년에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로 설립하였다. 1925년에 와인 브랜드를 Henriques & Henriques로 변경하기 전에는 양조한 와인을 모두 와인 중개상들에게 넘겼으나 자신의 브랜드를 만든 후부터는 자신들의 자존심을 걸고 와인을 양조하면서 직접 판매하면서 와인 품질의 향상을 가져왔다. 1938년 조아오 조아큐임 헨리큐스(Joao Joaquim Henriques)는 죽기 전에 아들 그리고 3명의 친구이자 동업자를 와이너리를 넘겼으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자 아들이 와이너리 운영을 하게 되었다.
1990년 H&H 와이너리의 와인전략을 고급화하면서 사업 확장과 더불어 새로운 와이너리 건물을 현대식으로 신축하고 현대적인 양조기술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새로운 현대식 건물에는 사무실, 실험실, 빈티지가 오래된 와인을 저장하는 셀러, 시음 룸, 와인 숍, 통 유리로 만든 와인 숙성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실도 구축하였고, 1995년에는 와이너리 인근의 포도밭 10헥타르를 새롭게 조성하여 소유함으로서 와인생산량을 증대시키기도 하였다.


대서양 근접 가파른 산악 닮아

특히 포도재배 지역은 가파른 산악지형으로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근접한 대서양의 바다, 토양은 현무암으로 된 화산토양으로 대부분 점토질 구조이며 화학적 관점으로 산도, 유기질, 마그네슘과 철분이 풍부하고 칼륨이 부족하며 인은 풍부하여 와인에 반영되고, 독특한 해양성 기후조건 그리고 유일무이한 생산방식이 마데이라 와인의 독특하고 뛰어난 개성에 반영 되어 탄생되고 있었다.
H&H 와인은 마데이라를 대표하는 와인 중 하나가 되었으며, 디켄터 와인잡지에 죽기 전에 마셔야 할 100대 와인에 1862년 H&H 와인이 선정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H&H와인을 수입하고 있어 한번은 마셔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부드러우며 깊은 탄력 물씬

아침부터 14개의 와인을 테이스팅 하였는데 Fine, 5년, 10년 된 베르델류, 부알, 말바시아, 세르시알 와인, 그리고 H&H 와이너리에서 보관중인 가장 오래된 빈티지인 1894년 파운데라(Fouders), 1898년 베르델류(Verdelho)를 테이스팅하면서 100년 이상의 세월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마데이라 와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였다.
마데이라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열대 과일 향, 꿀, 캐러멜 향과 오묘한 단맛으로 5년, 10년, 20년 등의 마데이라의 와인을 통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다양한 경험을 맛보게 해주었다. 그중 1894년 파운데라 와인은 1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간직하면서 숨겨두었던 와인의 향기를 발산 할 때 순간 가슴이 멈추는 느낌을 받았으며, 향수를 연상시켰다. 연한 호박색의 맑고 밝은 루비 컬러가 우아하고 황홀하여 눈부시게 하였으며, 풍부한 열대 과일, 캐러멜 ,꿀 향 등이 세월 속에 그대로 녹아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매력을 넘치게 하였다. 나는 이  한잔의 마데이라 와인으로 와인의 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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